2022/08 53

키타미를 떠났다. 삿포로를 향하여

훗카이도에 있었다 키타미를 떠났다. 삿포로를 향하여 해발 1050미터, 세키호쿠 토게 일본에서 가장 높다는 고개~ 여긴 벌써 겨울 날씨이다 차를 세우고, 더 올랐다. 오르는 길, 자작나무 하늘이 구름 사이로 파랗다 낮은 관목들 위로, 자작나무 길이 이어진다 숨이 가쁘다 . . 산의 고개는 올라갈 때 힘이 더 들고 노력도 더 들여야 하지만 삶의 고개는 내려올 때 힘이 더 들고 노력도 더 들여야 하는 것을 - 알게 되었다/BK 고개 아래가 아득하다. 2천미터의 다이세쓰산 천미터를 올랐으니, 내 삶의 높이만큼일까 내려가자 ᆞ ᆞ 다가오는 병을 맞이하느라 병상에 누우면 일상의 번거로움은 잊혀져 가고 지나간 날들의 생채기가 다시 도진다 쓸쓸히 떠나간 이의 뒷모습과 사랑하는 이들이 겪은 아픔이 가슴을 누르고 이렇듯..

삿포로를 뒤로 하고 멀리 동북쪽, 기타미까지 가야한다

훗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내렸다 삿포로를 뒤로 하고 멀리 동북쪽, 기타미까지 가야한다 . . 차를 빌렸다. 먼저, 유바리까지 가는 길 늦가을은 고왔다. 서두르느라 잠시 멈추고, 오래 달렸다 잠시 멈춤에서 만난, 그저 그렇게 예쁜 풍경들 지도는 잊고, 물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을산은 북쪽으로 향할수록 점점 붉어졌다 . . 어디쯤인지도 몰랐던 그 곳, 그 느낌 왜 이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까 - 기억/BK ᆞ ᆞ 그러다가, 작은 다리를 만났다 어디를 연결할까, 어디로 이어질까 짙은 갈색으로 녹이 슬어가고 있는, 늦가을로 가는 빛깔들 철골 구조물 사이로 강을 보았다 강물의 소리, 다리의 울림 . . 얼마나 많은 사연들을 이어주었을까 강은 깊어지고 몸체는 점점 녹이 슬어가도 벼랑 사이로 누워..

삼성전자 플래그쉽 폰, 중국산 OLED 패널 곁눈질

삼성전자가 중국 BOE, CSOT(차이나스타)가 만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워치6(가칭)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산 OLED 패널 적용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간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해 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중국 패널 검토는 자칫 국내 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전자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갤럭시워치 6용 OLED 패널 견적요청서(RFQ·Request For Quotation)를 중국 BOE와 CSOT,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보냈다. 견적요청서에는 ..

샌프란시스코, 일몰의 항구를 나는

샌프란시스코 일몰의 항구를 나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떠돌았다 갈 곳이 없다~ 는 이유만으로 모두들 떠나던 날 나는 머물렀지 꿈과 희망은 머물러도 기다려도 다가오리라 생각했어 텅 빈 집들에 기억을 들어 앉히고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기억들과 옛이야기를 나누었지 넓은 들판에는 구름과 바람을 초대하였어 긴 강물에는 시간의 배를 띄었어 한껏 뛰며 어울릴 때마다 하늘을 더 파랗게 물들이던 노래소리 웃음소리 덧없이 자라는 잡초들을 의미있는 화초로 가꾸어갔어 꿈과 희망은 살며시 모르는 새에 다가와 나를 흠뻑 채웠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어 노을이 더 붉게 물들던 날 모두들 돌아오고 있었지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 휑한 모습들로 마치 어제 떠난 이들처럼 익숙하게 여장을 풀고 숨어 들어가듯이 텅 비었던 집들을 꼭꼭 채웠..

강남에 있었어, 비가 내렸어

강남에 있었어, 비가 내렸어 강남 삼성로를 걷는 동안 비가 내렸어 콘크리트 궁전이 빗물에 젖고 있었지 우산으로 스카이라인을 가리고 가로수가 많은 풍경을 따라 사진을 찍어 보았어 조금이라도 신작로를 들여 앉히고 싶었지 보도블록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땅속으로 스며들지도 풀잎들의 뿌리에 닿지도 못하고 물 웅덩이를 만들지도 못했지 바닥에서 튀어 오르고, 달리는 자동차에 부딪치고 나서 빠르게 드레인으로 향했어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처럼 비가 그치니 보도블록도 콘크리트 벽도 커다란 유리창도 금방 메마르고 비가 내린 흔적은 사라졌어 강남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였어 느릿느릿 나 홀로만이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보고 있었지 - 강남에는 비/BK ᆞ ᆞ 한강변을 걸었어. 잠수교를 따라 비가 내리면 강은 비에..

눈사람

할슈타트에서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는 길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가 잠시, 길을 잃었어요 세상은 모두 눈이었고, 눈 덮인 들판을 즐겁게 헤매었죠 낡은 예배당을 만났고, 한참을 앉아있었죠 행복했어요. 평온이 해가 더 기울지만 않았더라면, 떠나지 않았을 터인데 ᆞ ᆞ 눈사람 눈밭에서는 눈사람이 되고 싶다 하얗게 살다가 투명하게 가고 싶다

샐러리맨

오전 7시, 지하철 역 앞 홍루이젠 24시에서 브렉퍼스트 나노사업단 업무 시작 오늘 만날 이들 중에서 1호부터 5호까지의 스테디 독자 그에게 선물하기 위한~ 보르도 와인 지하철 3호선 북쪽, 경의선으로 갈아타는 곳, 대곡역 오전 9시 문산역 도착, 다음 정거장은 임진강역, 도라산역 일단, 여기서 끊겼다. 다음 역으로 가려면 수속이 필요 문산의 경계에서의 산책 . . 그리고 기다린다, 카페 이디야에서 미러 샷 . . 오전 9시 40분, 하얀색 밴이 도착한다 공단 방문~ . . 오전 11시, 회의를 마치고, 런치 샌드위치와 커피는 들고 오후 1시, 서울역발 평택행 무궁화 기차 오후 2시, 평택역 도착 지하철로 갈아타고 두 정거장, 직산역으로 아무도 없다. 오후 2시 20분, 직산역 도착 . . 차에 오르기까..

오갱끼데스까

나는 오타루에 왔다. 기차를 타고 달을 보러 왔다 기차 창가, 바다가 좋은 곳 달이 예쁘게 뜨는 곳 하오,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다 어둡도록 걸었다 역시, 달은 있다 ᆞ ᆞ 나는 오타루로 가네요 기차를 타면 차창밖으로 지나는 바다를 보면서 가요 그 날, 우리는 이렇게 차창에 기대어 서서 창밖, 바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며 오타루로 갔지요 이제, 이야기는 떠나고 바다만 남아있어요 나는 오타루에 왔어요 달을 보러요 달은 서울에도 삿포로에도 있는데 오타루에 와서 보네요 그 날, 우리는 여기서 동그란 달을 보며 우리의 꿈도 동그랗다며 웃었어요 이제, 꿈은 떠나고 달만 남아있어요 ᆞ ᆞ 오타루 운하 일몰의 전과 후 어둠은 왔고, 조각 구름들은 떠났다 빛이 고마운 이유 있으면 드러내어주고 없으면 가리워주니까 . . ..

OLED on Si,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되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글라스용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 마이크로 OLED는 기존 유리 기판 대신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OLED 소자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실리콘을 기판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OLEDoS (OLED on Silicon·올레도스)라는 이름도 갖고 있으며, 일본 소니와 중국 BOE 등이 마이크로 OLED를 소량 생산하고 있다. 3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마이크로 OLED 생산라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8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마이크로 OLED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디..

비 그친 후에, 예술.. 출장길에는 비

KIAT 업무상 춘천 출장 업무는 늦은 오후, 아침 기차를 탔다 여행을 위하여 춘천행, 경춘선을 탄다 수증기로 천지가 가득 찬 날 흠뻑 젖은 북한강은 다가왔어 강변이 없어졌어 물의 범람, 강은 모두 잠겼어 . . 종착역에 내렸어, 역 뒷쪽 길~ 강변으로 갔어 그래도 참깨꽃들은 곱게 대지를 수 놓고 있지 고소함 물살이 몇번을 쓸고 지나갔을까 강변의 모든 것들은 비에 흠뻑 젖어 있었지 강변에서 서 있었지 강을 넓게 둘러보았어 땅 위로 떨어지는 빗물까지도 의암호 여기에서 북한강과 소양강 두 줄기가 만나서 북한강이 되지. 두물머리까지~ 그리고는 한강 비는 지금도 종일을 내릴듯해 온통 물의 세계, 투명 우산 위의 빗방울들과 하늘 나루터에는 오가는 배가 없고,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 잔뜩 차오른 물결만이 가까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