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53

헛발질

헛발질 시작하는 그대가 화려하게 말했을 때, 나는 모든 게 바뀔 줄로만 알았다 조금 지나서 그대가 여전히 힘주어 말할 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줄로 알았다 중간쯤에서 그대가 변함이 없다고 할 때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었다 막바지에 그대가 초심을 강조할 때, 나는 뭔가 한가지라도 있는 줄로만 알았다 끝까지 그대가 같은 주장을 할 때, 나는 이제 믿을 건 나뿐이라고 나를 위로하였다 정치하시는 그대에게 (daum.net) 정치하시는 그대에게 지난 주 요번 주~ +35도에서 -15도로‥ 냉탕 온탕은 사우나에만 있는 줄 알았네~ 담금질‥로‥ 머리가 띵~ 이른 아침 서울역 지나는 길 이런 날에도 지하도에 누운 사람들 아이들도 보이네 안타까 blog.daum.net

낯선 도시에 서면

낯선 도시에 서면 낯선 도시에 서면 낯선 이를 만나듯, 그렇게 해요 나이를 묻고, 고향을 묻고 나와 친근한 점을 찾으려 하듯 시내 구석구석을 걷죠 도시의 시간,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가요 도시의 시간과 사연 골목길, 담장 밖과 너머의 모습들 예술과 자연은 무엇이고 신은 어디에 계시는지 알아가요 낯선 도시, 아니 이젠 조금은 낯익은 도시에 다시 오면 인연들을 만날 거예요 눈여겨 두었던 카페와 주점 누군가의 화실, 그림들 무명 작가의 터 정겹게 열려있는 문 그들의 문을 두드릴 거예요 인연이 되어 낯선 도시에 서면 새로운 인연을 만나듯, 그렇게 해요

기차 (시와 수상문학, 초대 시)

기차 어머니, 나는 오늘 11시 기차를 타네요 대전행이예요 간이역은 지나고 어떤 역에서는 멈추며 기차는 목적지를 향하겠죠 우리,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간이역을 스쳤을까요 멈추었더라도 진정 '멈춤'을 알았을까요 기차는 철길 위로 가죠 삶도 이리저리 변하지만 지나고 보면 길 위에 있었어요 내가 길을 벗어날 때마다 가슴을 졸이셨죠 기차가 기적을 울리듯이 나를 향하던 기도 모를 리가요 아버지 한해에 한번, 간이역이 있다면 아흔번째 역을 지나시는 우리 사이에는 서른개의 간이역이 있네요 기차가 멈추는 날 알게 되겠죠 역마다 새겨놓으신 아버지의 글귀를 앞을 볼 때는 모르던 돌아보아야 보이는 그 편지들을 우린, 같은 길을 가면서 같은 길인 줄 모르죠 언젠가 멈추는 날 돌아보면 그제서야 알 거예요 너무도 늦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