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 954

사람도 아니다

1987년 오늘, 우리는 승리하였다 모든 건 변하였다 이한열의 영정을 품에 안고서 눈물을 흘리던 청년 우상호의 순수한 정의마저도 청년 이인영의 열정어린 호소마저도 연세의 우상호는 당의 리더, 고려의 이인영은 통일부 장관이 되었다. 변하는 세월ᆢ ㆍ ㆍ 인사동은 변하지 않는다 오전 갤러리에는 그림들만이 있다 그의 그림인듯, 종일을 비가 내렸다 ㆍ ㆍ 비 내리는 창가, 오래도록 머물렀다 . . 상공회의소~ 에 왔다 6월 29일의 나는~ 변하지 않았다 종일을 일했다 ㆍ ㆍ 늦은 저녁, 곰탕의 맛도 변하지 않았다 사람도 아니다 변하지 않고 싶다고 변하지 않을 수 있다면 잊고 싶다고 잊을 수 있다면

Chinchon, 친촌,친~하고 촌~스러운~

어느 무료한 날의 마드리드, 시외 버스를 탔다 행선지도 모르고 목적지도 없이 한시간여쯤 지나는데 창 밖, 밋밋한 풍경 사람들이 많지 않을 듯하다는 이유만으로~ 구불구불 기어가는 버스를 내렸다 . . Chinchon, 친촌, 친~하고 촌~스러운~ 이름?의 마을 언덕 아래에 광장을 중심으로, 기슭을 두르고 있다 커피잔을 기울이며 언뜻 간판을 보는데, 창 밖, 마을 풍경의 스케치네~ 공간의 얼개를 따라 선을 이어가면 풍경 스케치는 그려지지만 아직은 미완성인 그림 시간의 얼개를 따라 선을 이어가면 세월 스케치는 그려지지만 아직은 미완성인 인생 - 스케치/BK . . 누구를 만날까, 무얼 볼까~ 느릿한 산책을 시작하는데 마을 높은 곳에 쉽게 다다르면 평일의 오후, 이 한적함, la siesta 시간인 듯~ 모두는..

바르셀로 나ᆢ바른생활 나~

마드리드발 사라고사행 기차는 안으로 들어가고 사라고사발 바르셀로나행 기차는 밖으로 나오네 밖!~ 그 당당함과 화려함 속에 옛이야기도 숨어 있네 . . 이틀간 빡쎄게 일하고, 이틀이 주어졌다 서둘러, 가우디~ 와 재회부터 하고~ 이제, 휴가는 시작된다 바르셀로 나ᆢ바른생활 나~ . . 일단, 높이 오르자. 공간을 볼 수 있도록 모던 속의 고전, 고전 속의 모던~ 바르셀로~ 나! 지중해 연안의 항구 도시, 에스파니아 최대의 산업 도시, 천년이 넘은 고대 도시의 구력이 드러난다 또, 높이 오르자. 시간을 볼 수 있도록 . . 가끔은 오르는 것이 필요하다 넓지만 작게 보이는 세상, 그 아래에서 나 자신이 얼마나 작게 머무르고 있는지 얼마나 작은 것들에 연연해하고 있는지 가끔은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조금은 더 여..

마드리드, 사라고사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어서, 여전히 기억이 나는 하루 비행기는 마드리드 도착, 새벽이었어, 기차역으로 갔지 차가운 공기는 폐 깊숙이로 들어왔어 사라고사행, 당일 기차표는 없었어, 하루를 묵기로ᆢ 예측 못한 하루가 주어진 거야, 역 가까운 호텔을 잡았지 . . 갑자기 온 하루, 종일을 마요르 광장에서 기다렸어 뭔가를, 누군가를ᆢ어떤 일들을ᆢ 이상한? 사람들만 자꾸 다가오더군 멀쩡한 사람을 만나거나, 멋진 일을 기대하며 참았지 상그리아를 몇 잔, 기울였어, 그래도 조금씩 취해갔지 게으른 나는, 늘 기다리지 누군가 와서, 무언가 저질러지기를ᆢ . . 책 한권, 글 몇 줄에 겨울밤은 금새 다가왔어 아무 인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나는, 호텔까지 걸으며 마지막 희망을 가졌지 집으로 가는? 이들은 서두르고들 있었어...

진주에서

새벽 5시 40분, ktx로 진주행이다 맥도날드도 참 부지런하다 새벽에도 비~ 종일을 비 비 내리는 호남선~ 이 움직여간다 ᆞ ᆞ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업무를 마치고 진주성으로 향한다 충무공 김시민 장군, 진주대첩 성 아래로 흘러가는 남강 촉석루를 찾아가는 길 능소화가 고개를 내민다 담장 너머로 ᆞ ᆞ 슬픈 꽃 능소화가 기와 담장 너머로 힘없이 고개를 내민다 구중궁궐 님을 기다리다 꽃이 된 슬픈 궁녀의 한 그래서 능소화는 한옥 담장 너머로 슬픈 듯 피어야 제격이다 사모에 높고 낮음이 있으랴 멀고 가까움이 있으랴 비 내리는 밤 기다리는 마음이 빗물 흐르는 들창을 넘는다 ᆞ ᆞ 담장 안으로 보이는 촉석루 내 할머니, 朱논개~ 께서는 여기에서 낙화, 순국하셨다 논개는 관기가 아니었다. 장수 현감..

끝은 없어요, 시절의 정지

여튼 아침이다 커피 내리는 소리ᆢ커피향~ 미러샷~ 새벽의 자태는 훌륭하고 걷는 길마다 파도가 부딪는 소리~ 아침을 깨우고 있다 새로운 꿈으로 기상, 아침은 늘 희망이다 서두르자~ 업무 시간이 다가오기 전에~ 출장지까지는ᆢ8키로 정도ᆢ 천천히 걷기~ 세시간 예상 숙소 앞은 바다ᆢ바다 소리~ 목포해양대학교, 1950년 6-25 직전에 세워졌다 목포수산상선학교ᆢ 고등학교ᆢ전문학교를 거쳐 1994년, 지금의 이름으로~ 여기에~ 시의 길~ 이 있다 바다의 시~ 수십여개의 석조 작품들이 늘어서 있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은ᆢ나도 좋아한다 상징탑을 지나고, 계속 이어지는 길 보수 공사 중인 건물들ᆢ 잔해 속에서도 미러샷~ 바다와 섬, 바다는 섬이 있어 외롭지 않다 먼 여행도 글이 있어 적막하지 않듯이 나는 시를 쓴다 소..

석양에서

목포의 해변 솔로의 저녁 식사 후 들렀다 유달산 케이블카들은 주렁주렁~ 조선내화 옛 목포공장 문화재 됐다 (naver.com) 조선내화 옛 목포공장 문화재 됐다 문화재청 근대산업유산 등록 한국 산업 발전사 가치 인정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대한민국 근대기 산업사적 가치가 높은 조선내화 옛 목포공장이 문화재(근대산업유산)로 등록됐다. 6일 n.news.naver.com 정확한 명칭은~ 조선내화주식회사 구 목포공장 일제 강점기의 건축물, 1938년에 세워졌다 목표는 한반도 수탈ᆢ 철강 및 물자 생산용ᆢ 내화물 원료 보급과 유입, 저장, 분쇄, 성형, 건조, 소성ᆢ 일련의 과정들이 조선인들의 노동으로 이루어지던 곳 해방 후 1947년, 미군정이 민간에 이양하였고 조선내화로 역할을 이어오다가, 이전, 방..

길손

신안비치호텔, 809호실 시설과 조망이 좋은 곳 감사하다 여장을 풀고, 셀피~ 도착을 신고?하고~ 내일 오전까지는 자유~ 솔로, 홀로, 술로? 어울린다 . . 걷는 바닷가, 길이 좋다 여인? 누군가를 기다리는가 해는 점점 더 수평선을 향하고 물결을 따라 햇살이 길게 다가온다 일몰의 근처ᆢ금빛 세상, 이런 시간은 황금같다 둘러본다~ 바닷 물결ᆢ파도의 소리 바닷가를 걸으며 바다에게 물어봅니다 삶이 무언지 사랑이 무언지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파도랍니다 잔잔할 때도 높이 오를 때도 있답니다 밀물 그리고 썰물이랍니다 왔다가 가고 갔다가 오는 것이랍니다 수평선이랍니다 끝인 듯 보이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답니다 ᆞ ᆞ 호텔에서 귀띔해준 식당, 도착하였다 (naver.com) 송홧가루가 날리는 철이다. 도시에서는 세워..

방랑, 노르망디

노르망디~ 방랑 방랑, 노르망디 기억이 나요. 그 날이 앙드레 지드를 찾아 중세의 기사를 보러 파리의 북쪽을 떠돌던 날 바람결에는 시간의 향기가 묻어오고 구름은 높이 떠서 서투른 이방인의 방랑을 관조하였죠 새들은 내게 물었어요 어디에서 왔니 무얼 찾고 있니 햇살은 자꾸 빛과 그늘을 만들며 말을 걸어왔죠 파리의 북쪽 어떠하냐고 난 몰라요. 그저 보이는 곳을 보고 들리는 것을 들을 뿐 눈을 찡그리며 대답했어요 햇살에게 먼 곳의 일을, 긴 시간의 사연을 한걸음 두걸음이 어찌 알겠어요 그저 바라볼 뿐이예요 무늬를 바꾸는 구름 기차가 스치는 벽 성채의 고고함을 그저, 들을 뿐이예요 성당의 종소리 카페의 달그락거림 떠나는 기차의 기적 그리고,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그들의 뒷모습 속삭임을 높이 떠도는 구름이 지겨보..

더불어 걸으며

광주, 광산업진흥회 출장 후, 다음 날 목포, 세라믹산업단지~ 출장인데 상경 후 다시 내려오려다 늦은 오후, 광주발 목포행 기차 목포역에 내렸다. 더 늦은 오후 신안비치호텔로 걸어가는 길 대반동 골목길 케이블카 아래로, 향토색이 짙은 케이블카들이 높이 지나는 마을 산동네라서 멀리 보이는 바다 터벅터벅 내려가는 길 골목길~ 제멋대로?,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옛집들 파란 하늘과 꽃들은 쉽게 어우러지고 햇살과 그림자만 움직여가는 그런 마을 바다는 멀리 보여도, 바다 내음은 밀려오고 산등성이에는 풀꽃들과 농작물이 함께 자라고 고움과 수고로움으로 어우러지는 자연, 그 자체 내려가다가 슬쩍, 뒤를 돌아보면 유달산이 넉넉히도 품어주는 마을 사람들은 산의 품, 바다의 등에서 살고 나 혼자 길손이 되어 기웃거리고 명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