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 954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다른 세계에 와서 취하면 또 다른 세계가 되지 결국 우리는 다른 세계만을 찾아 헤매이다가 머물던 곳, 떠나온 곳마저도 아득히 잃어버리고 방랑자가 되어 더욱 더 먼 곳으로 떠나는 거야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사용되지 않는 비어진 공장, 창고들이 시간에 버림받은 채, 방치되어 있고 하나 둘, 브루어리와 전시장이 되어가고 있지 텅 빈 거리~ 저녁 어스름, 주점을 찾아 길을 나선다 걱정이 되어 찾아왔어 너도 나만큼 아플까봐 - 화해/BK 주점으로 가는 길 먼 타향에 저녁 어스름이 오면 마음은 텅 빈 술잔이 되는 시간 주점을 찾아 나서는 길가에는 걸어온 흔적들이 낮게 깔려있고 바람이라도 불면 선뜻 일어서는데 기억도 꿈도 흔들어 버리는데 그런다고 떠나는 날이 멈추어 설까 멈추어 선다고 해도 돌..

지체없이 밴프로 떠났다

밴쿠버 출장 뒤에 얻은 나흘간의 휴가 지체없이 밴프로 떠났다 덴버보다 포근한 로키, 벤프에 왔다 첫날은 드라이빙으로 요기조기 둘째날은 트래킹~ 언덕을 올랐다 캐나디안 로키의 정수~ 밴프의 산맥 그리고 보우강ᆢ '가을의 전설', '닥터 지바고', '브로크백 마운틴', '흐르는 강물처럼', 그리고, 마릴린 먼로, 로버트 미첨의 '돌아오지 않는 강'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떨리는~ 숱한 영화들의 배경이 되었던 곳 ㆍ ㆍ 여왕의 산ᆢ빅토리아는 그의 딸ᆢ루이스를 품고 있다 빅토리아산 아래, 레이크 루이스~ 세계 10대 절경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걷는다 사람없는 시간을 찾아ᆢ깊고 또 깊게 듣는다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곡, 'Lake Louise' https://youtu.be/-7TpXDSnt5Y . . 다음 날은 하루..

밴프, 캐나디안 로키를 향하여

밴프, 캐나디안 로키를 향하여~ 밴쿠버에서 밴프, 800여키로를 나는, 사흘에 걸쳐ᆢ천천히ᆢ느리게 그리고, 자꾸 멈추며~ 드라이브하였다 밴프의 로키~ 만큼이나, 밴프로 가는 길도 좋았다 밴프로 가는 길 결과보다는 과정이야, 꿈을 이루면 꿈을 없어지니 하늘이 넓게 열리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이 풀잎을 돌아 부드러이 흐르고 채 익지 않은 열매들이 희망으로 산들거리는 평화로운 날 지금의 작은 행복이 축복이 되고 지나간 기억들이 추억이 되고 떠나간 이들이 그리워서 좋은 날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마을길을 걸었다 먼 산은 다가오고 냇물은 흘러가고 다가오면 떠나고 흘러가면 돌아오니ᆢ 근데ᆢ너는 누구니? 냇물은 푸르게 흐르고, 햇살은 어디나 머무르고 꽃향기는 바람으로 지나는데 홀로 길을 잃고, 수채화 속을 헤매인다 ..

모스크바에서

모스크바를 걸었다 메트로폴 호텔ᆢ 로스토프 백작ᆢ 붉은 광장과 모스크바 강 톨스토이, 안톤 체홉, 푸쉬킨ᆢ 그리고 빅토르 최 1차ᆢ2차ᆢ컬러가 흑백이 될 무렵 모스크바의 신사ᆢ로스토프 백작에게로ᆢ ㆍ ㆍ 모스크바에서 방해와 배척이 시간의 속도를 늦추기도 하지 그런 도시, 그런 역사에서는 오늘처럼 어제를 만나고, 내일이 오지 않을 듯 정지하지 떠나간 이들도 채 떠나지 않고 있으며 떠나야할 나도 영영 떠나지 않을 듯 나그네임을 잊고 있지 술잔은 술로 채워져야 하는데 마음은 왜 자꾸 비워야만 할까 술잔은 비우기 위해 채워지고 마음은 채우기 위해 비워지는데 한낮의 거리와 방황 밤의 술 무심하여도 기가 막히게 틀에 맞는다

도하의 요모조모

계획도, 생각도 없이~ 하루를 걸었다 뚜벅이가 바라본~ 도하의 요모조모~ '무엇이 다른가' 만큼이나 '무엇이 같은가' 도 흥미롭지 더워서 모두들ᆢ안에 있는데ᆢ 요트들은 언제, 움직일까 . . 노란 옷을 입기를 잘했어ᆢ 위장과 매복 . . 좋다 방향을 잃어서, 일정이 없어서ᆢ . . 이제, 주점을 찾아야 하는 시간ᆢ . . 다음 날은 폐허 쪽으로ᆢ 갔다 가지 말라고 해서ᆢ더 갔다 도하는 건설 중~ 거대한 빌딩들은 우후죽순으로 건축되고 그 자리를 지키던 정물들은 폐허가 된다 건축과 폐허 사이에 서면 미래와 과거의 교차가 혼돈스럽다 전쟁 중인 도시인 듯‥ 너무 빠르다 위험은 커녕ᆢ사람 사는 정감만 뚝뚝ᆢ 호텔 카펫 버릴까ᆢ가지 말라고 한 듯ᆢ 초현대식 건물에만 눈길을 둘까 폐허는 앞으로도 영영 만날 수 없겠지..

두바이,사막의 땅 열사의 땅

두바이, 사막의 땅, 열사의 땅 우연히, 예기치 않게 그렇게 만나고 싶었어 부와 번영의 상징 첨단의 마천루들로 채워지고 있는 곳 . . 두바이에는 채 떠나지 못한 옛모습들이 있다 시간의 멋을 아는 여행자라면 들러야 할 빛이 있어야 그늘이 있는 법 고층 빌딩 아래 낮게 놓인 곳 오래된 흔적들이 힘겹게 버티는 곳 비켜난 사람들이 끈적하게 사는 곳 흙 내음, 사람 내음 풀풀 나는 곳 그늘이 있어야 빛이 있는 법 . . 1천 미터에 육박하는 버즈 할리파 그리고 하늘로 높이 오르는 마천루들 바벨의 탑인가? 알라를 향함인가? 밤의 불기둥들 높이 높이 보려니 내려놓고 싶다 어디까지 오르려나 언제쯤 내려오려나 오르내리는 갈등 풀리지 않는 문제 어디까지 나아가려나 언제쯤 돌아서려나 가고 오는 갈등 풀릴 수 없는 문제 높..

두바이,그리고 카타르의 도하

두바이, 그리고 카타르의 도하~ 일하고~ 쉬고~ 1주일이 빠르게 지나갔다 낮은~ 모래 빛깔, 금빛, 밤은~ 완전한 어둠 요 것만 기억하자~ 풍경을 처음 보거나 사람을 처음 만날 때 한가지 매력에 빠져버리면 나머지들은 묻어서 가더라구 그렇게 사랑하는 거야 한가지 매력이 열가지 부족함을 덮을 수 있도록 풍경도, 사람도 세상 어느 것도 다른 곳에 살고 다른 말을 써도 교집합이 있으면 친구가 된다 먼 곳에서 와서 낯선 곳에 모여 나누는 이야기들 기쁨이 된다

추암에서 정동진, 경포까지

추암에서 정동진, 경포까지, 60여키로 하루의 여유, 일출부터 일몰, 그리고 어둠 지루하지 않게 시간은 흘렀다 어디로 가는가, 끝이 보이지 않는 길 무엇을 향하는가, 이루지 못할 꿈? 그래도 떠남이 인생이다 어디에서 오는가, 시작이 보이지 않는 길 누구를 기다리는가, 오지 않을 인연? 그래도 기다림이 인생이다 추암에 오면 해가 아닌, 등불이 오른다 . . 7번 국도를 달리면 시간은 오늘을 지나고, 추억을 넘어 내일로 흐른다 공간은 마을을 지나고, 산을 넘어 바다로 흐른다 마주치는 인연들, 오고가는 풍경들 꿈인듯 스친다 . . 그리고, 정동진 정동진에서는 시간이 보인다 꿈은 기억으로, 기억은 꿈으로 하염없이 밀려오는 시간의 물결들 모래알로 부서지는 꿈과 기억들 정동진에서는 시간을 돌린다 기억은 꿈으로,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