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 954

코로나 상황에도~ 할 일은 하라시는ᆢ정부 오전 7시?~ 집을 나선다. 비장한 마음으로 . . 대전역 도착, 나가기 전에 창 가의 커피~ 오늘도 블루~ . . 브런치~ 시장 안에서의 비빔국수 ᆞ ᆞ 탄방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올해의 산업포장, 기술대상, 대통령/국무총리/장관 표창 유공기업, 유공자들 선정 회의~ 긴 논의 끝에 16시 종료 ᆞ ᆞ 유성온천까지 한시간여 거리ᆢ 걷는다 큰 교회도 있고 작은 교회도 있고, 하나님은 어디를 더 좋아하실까 . . 중요한 발견, 상담하려다 시간이 맞지 않아서 . . 덥다. 귀여워서 들어간다 컵빙수로 재충전 . . 가을이면 저기에서 커피가 좋겠다 . . 아우라와 노란 자전거 . . 갑천은 흐른다 만년교 위에서 아이의 꿈, 나의 꿈~ 파티의 시간 . . 세꼬시 대전 막..

여행 Q & A

쿠알라룸푸르~ 뒷골목, 외진 곳들을 걸었다 버스, 그리고 뚜벅이의 하루~ .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모던, 부킷 빈탕의 쇼핑 바투 동굴의 종교를 말들하지만, 나는 말레이시안 그 끈적한 삶을 걷고 싶었다 오늘 하루도 시간의 줄에 매달려 흔들리는 일상 . . 그 곳이 여기런가, 그들이 살아온 흔적 겪어온 애환들이 삶의 화석이 되어 딱딱하게 굳어있는 곳 그 곳이 여기런가, 어느 바람 부는 날 힘에 겨운 듯 빨랫줄을 지탱하는 여윈 바지랑대 같은 곳 . .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은 바뀌어도 외면하는 그늘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면 축축한 땅의 버섯인 듯 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곳 . . 양철지붕 아래서 . . 밤새 빗물로 두드려봐 천장으로 물 한방울 들어오는지 들어오는 건 산산히 부서지는 소리뿐이야 밤새 꿈으로 다가..

소노라, 이 작은 도시

캘리포니아 리노에서 요세미티 산맥을 넘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 고개 넘는 길 석양의 호수~ 한참을 보고 있었네 이제 그만 내려가라고 하네 . . 홀로 걷는 길손이여 멈추어야 멀리 보네 멀리 보아야 넓게 볼 수 있고 넓게 보아야 길을 알 수 있다네 소노라, 이 작은 도시, 골드러시는 끝나고 150년 나이만 푹푹 들어가는 잊혀진 마을에, 나는 여장을 풀었다 그 아름다운 마을 소살리토를 넘기고 조금 더 갈 수도 있었지만 . . 소노라의 소노라 호텔 맥시코 풍인가 빛과 그늘이 조화롭네 . . 햇살도 그늘도 있어야 세상 풍경이 조화롭고 웃음도 눈물도 있어야 삶의 무늬가 그려지고 무조건 잤다 피로가 베낭 다섯개만큼은 되기에 그리고 아침, 상쾌하다 모닝 커피를 서둘러 내렸다 . . 언제부터인가, 모닝 스모킹을 대신..

키타미를 떠났다. 삿포로를 향하여

훗카이도에 있었다 키타미를 떠났다. 삿포로를 향하여 해발 1050미터, 세키호쿠 토게 일본에서 가장 높다는 고개~ 여긴 벌써 겨울 날씨이다 차를 세우고, 더 올랐다. 오르는 길, 자작나무 하늘이 구름 사이로 파랗다 낮은 관목들 위로, 자작나무 길이 이어진다 숨이 가쁘다 . . 산의 고개는 올라갈 때 힘이 더 들고 노력도 더 들여야 하지만 삶의 고개는 내려올 때 힘이 더 들고 노력도 더 들여야 하는 것을 - 알게 되었다/BK 고개 아래가 아득하다. 2천미터의 다이세쓰산 천미터를 올랐으니, 내 삶의 높이만큼일까 내려가자 ᆞ ᆞ 다가오는 병을 맞이하느라 병상에 누우면 일상의 번거로움은 잊혀져 가고 지나간 날들의 생채기가 다시 도진다 쓸쓸히 떠나간 이의 뒷모습과 사랑하는 이들이 겪은 아픔이 가슴을 누르고 이렇듯..

삿포로를 뒤로 하고 멀리 동북쪽, 기타미까지 가야한다

훗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내렸다 삿포로를 뒤로 하고 멀리 동북쪽, 기타미까지 가야한다 . . 차를 빌렸다. 먼저, 유바리까지 가는 길 늦가을은 고왔다. 서두르느라 잠시 멈추고, 오래 달렸다 잠시 멈춤에서 만난, 그저 그렇게 예쁜 풍경들 지도는 잊고, 물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을산은 북쪽으로 향할수록 점점 붉어졌다 . . 어디쯤인지도 몰랐던 그 곳, 그 느낌 왜 이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까 - 기억/BK ᆞ ᆞ 그러다가, 작은 다리를 만났다 어디를 연결할까, 어디로 이어질까 짙은 갈색으로 녹이 슬어가고 있는, 늦가을로 가는 빛깔들 철골 구조물 사이로 강을 보았다 강물의 소리, 다리의 울림 . . 얼마나 많은 사연들을 이어주었을까 강은 깊어지고 몸체는 점점 녹이 슬어가도 벼랑 사이로 누워..

샌프란시스코, 일몰의 항구를 나는

샌프란시스코 일몰의 항구를 나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떠돌았다 갈 곳이 없다~ 는 이유만으로 모두들 떠나던 날 나는 머물렀지 꿈과 희망은 머물러도 기다려도 다가오리라 생각했어 텅 빈 집들에 기억을 들어 앉히고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기억들과 옛이야기를 나누었지 넓은 들판에는 구름과 바람을 초대하였어 긴 강물에는 시간의 배를 띄었어 한껏 뛰며 어울릴 때마다 하늘을 더 파랗게 물들이던 노래소리 웃음소리 덧없이 자라는 잡초들을 의미있는 화초로 가꾸어갔어 꿈과 희망은 살며시 모르는 새에 다가와 나를 흠뻑 채웠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어 노을이 더 붉게 물들던 날 모두들 돌아오고 있었지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 휑한 모습들로 마치 어제 떠난 이들처럼 익숙하게 여장을 풀고 숨어 들어가듯이 텅 비었던 집들을 꼭꼭 채웠..

강남에 있었어, 비가 내렸어

강남에 있었어, 비가 내렸어 강남 삼성로를 걷는 동안 비가 내렸어 콘크리트 궁전이 빗물에 젖고 있었지 우산으로 스카이라인을 가리고 가로수가 많은 풍경을 따라 사진을 찍어 보았어 조금이라도 신작로를 들여 앉히고 싶었지 보도블록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땅속으로 스며들지도 풀잎들의 뿌리에 닿지도 못하고 물 웅덩이를 만들지도 못했지 바닥에서 튀어 오르고, 달리는 자동차에 부딪치고 나서 빠르게 드레인으로 향했어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처럼 비가 그치니 보도블록도 콘크리트 벽도 커다란 유리창도 금방 메마르고 비가 내린 흔적은 사라졌어 강남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였어 느릿느릿 나 홀로만이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보고 있었지 - 강남에는 비/BK ᆞ ᆞ 한강변을 걸었어. 잠수교를 따라 비가 내리면 강은 비에..

눈사람

할슈타트에서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는 길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가 잠시, 길을 잃었어요 세상은 모두 눈이었고, 눈 덮인 들판을 즐겁게 헤매었죠 낡은 예배당을 만났고, 한참을 앉아있었죠 행복했어요. 평온이 해가 더 기울지만 않았더라면, 떠나지 않았을 터인데 ᆞ ᆞ 눈사람 눈밭에서는 눈사람이 되고 싶다 하얗게 살다가 투명하게 가고 싶다

오갱끼데스까

나는 오타루에 왔다. 기차를 타고 달을 보러 왔다 기차 창가, 바다가 좋은 곳 달이 예쁘게 뜨는 곳 하오,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다 어둡도록 걸었다 역시, 달은 있다 ᆞ ᆞ 나는 오타루로 가네요 기차를 타면 차창밖으로 지나는 바다를 보면서 가요 그 날, 우리는 이렇게 차창에 기대어 서서 창밖, 바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며 오타루로 갔지요 이제, 이야기는 떠나고 바다만 남아있어요 나는 오타루에 왔어요 달을 보러요 달은 서울에도 삿포로에도 있는데 오타루에 와서 보네요 그 날, 우리는 여기서 동그란 달을 보며 우리의 꿈도 동그랗다며 웃었어요 이제, 꿈은 떠나고 달만 남아있어요 ᆞ ᆞ 오타루 운하 일몰의 전과 후 어둠은 왔고, 조각 구름들은 떠났다 빛이 고마운 이유 있으면 드러내어주고 없으면 가리워주니까 . . ..

비 그친 후에, 예술.. 출장길에는 비

KIAT 업무상 춘천 출장 업무는 늦은 오후, 아침 기차를 탔다 여행을 위하여 춘천행, 경춘선을 탄다 수증기로 천지가 가득 찬 날 흠뻑 젖은 북한강은 다가왔어 강변이 없어졌어 물의 범람, 강은 모두 잠겼어 . . 종착역에 내렸어, 역 뒷쪽 길~ 강변으로 갔어 그래도 참깨꽃들은 곱게 대지를 수 놓고 있지 고소함 물살이 몇번을 쓸고 지나갔을까 강변의 모든 것들은 비에 흠뻑 젖어 있었지 강변에서 서 있었지 강을 넓게 둘러보았어 땅 위로 떨어지는 빗물까지도 의암호 여기에서 북한강과 소양강 두 줄기가 만나서 북한강이 되지. 두물머리까지~ 그리고는 한강 비는 지금도 종일을 내릴듯해 온통 물의 세계, 투명 우산 위의 빗방울들과 하늘 나루터에는 오가는 배가 없고,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 잔뜩 차오른 물결만이 가까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