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끝은 없어요, 시절의 정지

BK(우정) 2022. 7. 12. 21:25

2020년 7월 17일

 

여튼 아침이다

커피 내리는 소리ᆢ커피향~

 

미러샷~ 새벽의 자태는 훌륭하고

걷는 길마다 파도가 부딪는 소리~ 

아침을 깨우고 있다

새로운 꿈으로 기상, 

아침은 늘 희망이다

 

서두르자~

업무 시간이 다가오기 전에~

출장지까지는ᆢ8키로 정도ᆢ

천천히 걷기~ 세시간 예상

숙소 앞은 바다ᆢ바다 소리~

 

 

목포해양대학교,

1950년 6-25 직전에 세워졌다

목포수산상선학교ᆢ

고등학교ᆢ전문학교를 거쳐

1994년, 지금의 이름으로~

여기에~ 시의 길~ 이 있다

 

바다의 시~ 

수십여개의 석조 작품들이 늘어서 있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은ᆢ나도 좋아한다

상징탑을 지나고, 계속 이어지는 길

 

 

보수 공사 중인 건물들ᆢ

잔해 속에서도 미러샷~

바다와 섬, 바다는 섬이 있어 외롭지 않다

먼 여행도 글이 있어 적막하지 않듯이

 

 

 

나는 시를 쓴다

 

소설은 각색

수필은 기교가 필요하지만

시는

느낌과 진실만으로도 충분하기에

 

시는

순간으로, 어디에서나 쓸 수 있기에

 

나는 시를 쓴다

 

침묵과 간결한 표현

길게 말하고 늘이기는 꺼려서

 

맘을 숨길 공간

넉넉히도 마련이 되어서

 

나는 시를 쓴다

 

기록의 가치

지나온 사진과 추억을 품으려고

 

어느 은둔의 날이 오면

나를 위해

시집을 펼치려고

 

나는 시를 쓴다

 

시답지 않은 말들은 버리고

시다운 말들은 담으면서

 

오늘도 여행

그렇게 떠나려고

 

 

학교의 상징 너머로~

실습선들과 바다

배는 떠나고

그들의 교가

.

.

 

 

학교 뒷문으로는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들르고픈 마을이 있다

찾아가는 길, 만만찮다.

넓게 좁게ᆢ끝없이 이어지는 길

 

 

끝은 없어요

 

걸을수록

세상은 더 커지고

기억할수록,

생각은 더 많아져요

 

멈출수록

세상은 더 작아지고

잊을수록

생각은 더 줄어들어요

 

존재의 끝은 제로

사유의 끝은 무한

제로는 알 수 없고

무한은 이를 수 없죠

 

끝은 없어요

.

.

 

 

목포항 쪽으로 가는 길에ᆢ

덕산 마을

밋밋한?~ 마을,

굳이 왜 둘러서 지나느냐고 묻거든

길 위에서는 길손의 마음이라고

어쩌나, 옛 기억이 곱고 사라질 듯 하여

아쉬운 것을

어린 시절,

이런 골목에서 놀았고

방과 후를 보냈고,

그 기억들이 지금은 명화~가 되는 것을

 

 

좁아질수록 더 들어가고픈 마음

낮아질수록 더 내려가고픈 마음

갈 길은 줄어들고, 

돌아볼 길은 길어지는데

그렇게 옛날을 그리워한다

 

햇살과 그림자, 

멀리 지나는 고가도로까지

낯선 곳이 낯설지 않게 보이는, 

어린 날의 풍경들이여

 

이런 저런 생각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데ᆢ

돌아갈 수 없음이 그리움~

 

.

.

 

 

항구에 왔다.

더 멀리 떠나고 돌아오는 곳

항구의 표정과 소리를 담다

가까이 보이는 신안,

신안 앞바다 소식들은 다양하다

좀 더 가까운 항구의 표정

 

 

저 언덕을 넘으면

오늘의 출장지이다

 

시절의 정지

 

허공은 비어있지 않아요

햇살도 지나가고 바람도 흐르죠

보이지 않는다고

닿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니죠

 

보아요

저기 꽃그늘 아래

누이가 고무줄 놀이를 해요

골목길에는

열두살 내가

자전거를 타고 내려와요

 

지나간 시간은 비어있지 않아요

어딘가에서 멈추어

여전히

그 날이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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