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방랑, 노르망디

BK(우정) 2022. 7. 10. 20:17

 

노르망디~ 방랑

 

 

방랑, 노르망디

 

기억이 나요. 그 날이

앙드레 지드를 찾아

중세의 기사를 보러

파리의 북쪽을 떠돌던 날

바람결에는

시간의 향기가 묻어오고

구름은 높이 떠서

서투른 이방인의 방랑을

관조하였죠

새들은 내게 물었어요

어디에서 왔니

무얼 찾고 있니

햇살은 자꾸 빛과 그늘을 만들며

말을 걸어왔죠

파리의 북쪽

어떠하냐고

 

난 몰라요. 그저

보이는 곳을 보고

들리는 것을 들을 뿐

눈을 찡그리며 대답했어요

햇살에게

먼 곳의 일을,

긴 시간의 사연을

한걸음 두걸음이 어찌 알겠어요

그저 바라볼 뿐이예요

무늬를 바꾸는 구름

기차가 스치는 벽

성채의 고고함을

그저, 들을 뿐이예요

성당의 종소리

카페의 달그락거림

떠나는 기차의 기적

그리고,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그들의 뒷모습

속삭임을

높이 떠도는 구름이 지겨보듯이

떨어진 거리

멀어진 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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