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여행 Q & A

BK(우정) 2022. 8. 7. 09:09

 

쿠알라룸푸르~ 뒷골목,

외진 곳들을 걸었다

버스, 그리고 뚜벅이의 하루~

.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모던,

부킷 빈탕의 쇼핑

바투 동굴의 종교를 말들하지만,

나는 말레이시안

그 끈적한 삶을 걷고 싶었다

 

오늘 하루도 시간의 줄에 매달려

흔들리는 일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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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이 여기런가,

그들이 살아온 흔적

겪어온 애환들이 삶의 화석이 되어

딱딱하게 굳어있는 곳

 

그 곳이 여기런가, 

어느 바람 부는 날

힘에 겨운 듯 빨랫줄을 지탱하는

여윈 바지랑대 같은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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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은 바뀌어도

외면하는 그늘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면

축축한 땅의 버섯인 듯

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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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아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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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빗물로 두드려봐

천장으로 물 한방울 들어오는지

들어오는 건

산산히 부서지는 소리뿐이야

 

밤새 꿈으로 다가와봐

얼굴로 눈물 한방울 떨어지는지

떨어지는 건

와르르 무너지는 가슴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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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로~ 더 멀리로 갔다

쿠알라룸푸르 외곽~

 

오손도손 모여사는 마을들

사람사는 내음이 풀풀~

 

 

꽃길에서는 꽃내음이 오듯

마을길에서는 사람내음이 오네

 

한바탕 웃음과 허허로운 푸념

끈끈한 땀과 맘 깊은 눈물까지

오랜 세월 섞이고 버무려진

비릿하고도 정겨운 내음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강너머로는 물소리가 오듯

담너머로는 사람소리가 오네

 

 

여행 Q&A/BK

 

왜냐구요?

이국의 정취, 화려함을 뒤로 하고

외진 골목

끈적거리는 생활이 얽힌

햇살 아래의 그늘, 긴 그림자를

왜 찾느냐구요?

 

삶이잖아요

보여주는 화장이 아닌

살아가는 표정이잖아요

화려함은 어디에서나 반짝이죠

눈물은 숨어서 반짝여요

 

나도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내 나라에서

반짝이는 눈물

서글픈 웃음으로, 그렇게

하루를 넘기잖아요

여기, 그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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