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541

어느 날

여행의 끝날은 온전히 비워두었다 해변에 머무르기 위하여~ 걷다가, 앉았다가 책을 읽다가, 글을 쓰다가 그렇게 온전한 하루가 갔다. 바다에서~ ㆍ ㆍ 어느 날/BK 바닷가에 머물렀어요 타향의 나그네가 되어 삶의 누름이 너무 커서 아주 작은 몸집으로 삶의 어둠이 너무 깊어 보이지 않는 눈으로 바다에 머물렀어요 심해의 물고기가 되어

흔적에서

광주제일고등학교, 광주일고 100년이 다 되어가는 전통의 명문이다 야구 선수들로는 선동열, 이종범 등이 배출되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일제강점기 시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광주일고 한켠에는 기념탑이 있고 옆에는 기념역사관이 있다 경건, 존경의 마음으로 참관한다 ㆍ ㆍ 흔적에서/BK 꿈과 용기가 작아졌다고 느낄 때 정의로운 이들의 자취를 찾는다 뒤를 돌아보면, 앞의 방향이 보이며 지식은 앞에, 지혜는 뒤에 있다

나그네

청춘발산마을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지역으로 걸어 내려간다 옛집들, 이런저런 벽화들~ 군사정권의 잔재~ 등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학생운동을 생각하며 점심 요기는 2,800원 짜장면으로 때운다 ㆍ ㆍ 나그네/BK 앞선 위인들이 내 나이에는 어떤 생각, 행동을 하였을까 인생의 목적은 '의미'에 있다는 당연한 생각은 늘 진리이다 그래도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삶의 한줄기 의미는 갖고 싶어 내가 필요한 일, 옳은 생각 바르게 세우려 한껏 애쓴다 더러는 혼돈과 어긋남에 지치기도 하고 한숨도 쉬지만 그래도 갈 길은 가야할 길 오늘도 빛과 그늘을 걷는다

청춘

발산마을 광주의 옛 달동네 중의 하나 70년대, 인근 방직 공장의 근로자들로 북적이던 마을 90년대, 방직 산업의 쇠퇴, 도심 공동화로 노인들의 마을, 빈집이 늘어가는 마을이었다 청년들에 의해, '청춘발산마을'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데 그들의 꿈, 그 가치들을 두고 볼일이다 ㆍ ㆍ 청춘/BK 청춘, 푸른 봄날 십대에서 이십대 정도의 나이 그런데 나는, 그 나이에도 가을이고 싶었다 청춘, 빛나는 날 봄의 가치는 가을에 빛이 난다 봄빛이 고운 이유는 가을을 비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면

'나주'는 고려태조 왕건이 지어준 이름, 그만큼 나주에는 오래된 시간이 있다 저기 단청과 비석 아래에도 이렇게 걷는 신작로, 골목길에도~ 낯설지만 낯설지만은 않는 마을 터벅터벅 걷는다. 그리고 기차를 탄다~ 여기에 오면 가까운 길도 멀리 돌아서 가고 싶어요 아는 길도 온전히 잃어버리고 싶어요 힘들지 않아도 털썩 앉고 싶어요 갈곳을 잊어도 무작정 걷고 싶어요 햇빛이 그늘을 만드는 소리 나뭇잎이 물들어가는 소리, 들려요 바람이 길을 잃고 두리번거리는 모습 가을이 걸터앉아 쉬는 모습, 보여요

옛포구에서

영산포; 나주 옛시가지에서 5키로쯤의 거리 영산강 건너편, 남안에 있었던 하항(河港)이다 영산포쪽이 주요 포구가 된 것은 목포가 개항되고 일본인 미곡상들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1900년대초, 동력선의 출항으로 운항시간이 단축되었고 영산포는 크게 번영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 철도, 도로 등 교통의 발달과 토사 퇴적의 증가로 영산포는 하항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옛 영산포 선창에서 정미소 거리까지 1키로 남짓 당시의 시가지 모습과 일본식 가옥, 상가 등이 남아있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장군의 아들', 70년대 시골을 무대로 한 드라마 '죽도록 사랑해' 등이 이 곳에서 촬영되었다 한편 주변은 홍어로도 유명하다 신안이나 목포 등에서 실은 홍어가 영산포에 이를 때쯤 맛이 제일이라 이곳에 홍어집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