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541

가을, 피정에서

까리따스 수녀회의 한국 첫 본원이었던 곳 예상대로, 평일 낮, 이 시간 즈음에는 방문객이 없다 이 좋은 한옥, 뜰, 전시실, 그리고 피정의 방에서 적어도 두세시간은 머무를 수 있겠다 밖에서는 격하게, 쉴 틈 없이 살다가도 이렇게 자리를 하면, 많은 일들이 멀어져간다 고요와 여유가 오는 순간이다 가을, 피정에서 생각의 자유를 찾는다 미루고픈 생각은 미루고 잊고픈 생각은 잊고 텅 비어진 뇌의 공간에 가을 바람, 햇빛을 들인다 문 밖, 창가의 가을이 안으로 성큼 들어온다 가을 풍경이 된다

홀로 걷다

나주목 문화관; '나주목(牧)’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조형물과 사진,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즉, 나주는 고려 성종(983) 때부터 1895년까지 나주목(羅州牧)이 유지된 ‘천년고도 목사고을’이다 ‘목(牧)’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지방행정단위, '목사(牧使)'는 목(牧)을 다스린 정3품 문관이다 . . 인근의 '나주시장관사'는 현시장의 배려로 개방되고 있다 관사, 다육이 테이블에서한 컷~ . . 그리고 교동마을; 교동은 주로 향교가 있는 마을이다 나주향교는 입구에 공사가 진행 중이라 건너뛰고, 나주읍성(羅州邑城) 유적지를 잠시 배회한다 . . 10여분 거리에는 '나주성당'과 '순교성지'가 있다 3인의 순교자를 의한 기념 경당에 들렀다가 성당을 향하는 오솔길을 걷는다. 가을이 ..

옛터에서

나주의 문화재는 나주목의 관아와 연관된다 관아의 문인 정수루, 궁실, 즉 객사인 금성관, 그리고 내동헌, 관사인 목사내아 등이 남아있다 정수루; 나주목 관아의 관문으로, 1,600년대 초에 건립되었다 금성관; 나주목의 객사 건물로 국왕에 대한 예를 올리고 외국 사신이나 정부 고관의 행차가 있을 때 연회를 열었던 곳이다 목사내아; 나주목사의 관저, 살림집으로 상류주택의 안채와 같은 평면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물 구조는 전통 양식인 한옥 'ㄷ'자형이다 ㆍ ㆍ 옛터에서/BK 저기 누각 위에 고운 단청 아래에, 늙은 팽나무 곁에 그 때의 그들이 머무르고 있다 다가가서 말을 걸고 그 시절, 그 날들을 물어보면 나름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 때의 그 이야기, 지금의 이야기 흘러온 시간만큼이나 길게 이어지는데 햇..

소유의 모순

나주역에 내렸다 나주 하루 투어는~ 학생독립운동기념관~ 에서 시작한다 나주학생독립운동; 일제강점기, 1913년에 호남선이 개통되면서 학생들은 나주역에서 광주역으로 통학을 하게 되었다 한국 학생과 일본 학생은 서로 다른 칸을 이용하였는데 같은 칸을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충돌이 일어나곤 했다 1929년 10월 30일, 광주에서 나주역에 열차가 도착하자 일본 학생이 한국 여학생의 댕기를 당기며 희롱하였다 여학생의 사촌동생인 학생이 일본 학생을 나무라자 일본인 학생이 조선인 학생이라고 멸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싸움이 벌어졌고, 대규모 항일 시위로 이어지면서 그 해 11월 3일 독립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나주학생독립운동은 3.1 만세운동, 6.10 만세운동과 함께일제강점기에 일어난 3대 독립운동의 하나로..

유달산 목포~ 하면, 삼학도, 영산강, 유달산 그리고 항구이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 연리지, 이난영 노래비~ 까지 오른다 이 쯤만 해도, 내려다 뵈는 풍경이 좋다 ㆍ ㆍ 산/BK 산으로 가는 이유는 높이 오르기보다 멀리 내려다 보기 위해서예요 작고 희미한 풍경들을 보며 나에게, 혹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단함, 속상함, 아픔, 어려움들도 작은 일이구나, 희미하게 지나가는 일이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어서예요

목포에 왔다

오랜만에ᆢ 두 번째 온 식당 삼학도 초입에 있다 아침 손님이 썩 반갑지만은 않을 터인데 방실씨?~ 혹은 방실이의 어머니는 열개의 찬을 내어주신다 김치찌개 백반에도~ 식후, 커피 한잔 하라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목포의 인심은 늘 넉넉하다 (목포, 방실이네 기사식당) ㆍ ㆍ 목포에 왔다/BK 반도의 끝자락 하늘은 출렁이고 바람은 비린 곳 알게 모르게 눈물이 있는 곳 뭔지 모를 헛웃음이 있는 곳 그래서, 사람 사는 내음 풀풀 나는 곳 잊혀진 타인이 되어 웅크린 자아가 되어 목포에 왔다

이 길은 오전 9시는 넘어서 와야할 듯 하다 걷는 길에, 문예역사관, 자연사박물관, 생활도자박물관, 문화예술회관, 목포문학관, 옥공예전시관~ 등이 주루룩~ 있는데ᆢ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들르지를 못하였네~ 대신에, 바다 풍경, 조각배와 큰 배들, 개항선언상징탑, 모닝 커피(자판기), 그리고 가수 이난영 백주년기념비~ 등을 만나고 간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의 가수, 김씨스터즈의 어머니, 이난영~ 은 좀 더 따라가 본다 ㆍ ㆍ 길/BK 길에는 가로수가 있다 길을 지나는 사연들, 묵묵히 바라보는 길에는 시간이 있다 길은 지나는 사연들의 자취, 여전히 남아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