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 954

작센 스위스의 마을

쾨니히슈타인 역에 내려서 걷다 높은 산, 깊은 요새를 내려오면 엘베강이 두르는 작은 마을이 있어 평범한 풍경, 일상의 마을이라서 어제처럼 마실을 나온 듯 했어 뒤안길에 웅크린 세월이 손목을 끌면 못 이기는 척 순순히 동행을 하는데 비린 내음, 축축한 모습, 마주치는 길 어디쯤일까, 어디까지 왔을까 시간은 물길인 듯 유유히 흘러서 가고 희미하게 아득하게 오가는 모습들 도란거리는 옛 생각에 뒤를 돌아보면 꽃잎 아래에 앉은 나와 눈이 마주치네 어디런가, 그 때 그 곳이 언제이던가, 그 때 그 날들이 시간은 물길처럼 골목길을 흐르고 나그네는 정물처럼 길을 멈추네 가끔은 일상인 듯 머무르고 싶어 한 계절쯤, 들꽃으로 피고 싶듯이 - 행복한 여행/BK

드레스덴 근교, 작센 스위스

드레스덴 근교ᆢ 하루는 저물어가고 쾨니히슈타인의 요새 바스타이의 작센 스위스 중세의 흔적, 고전과 자연 반성 나의 요새는 너무도 견고하여서 나 조차도 들어갈 수가 없었네 . . 엘베강은 흘러간다 . . 엘베 강변에서의 (유)학생들과의 파티 오늘 하루, 우리는 잘 살아왔을까? 낮의 일상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흐르고 해가 저물면, 하루도 저무는 듯 모여 앉아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의 꿈을 그려보지만 꿈이 다가오면 우리의 내일은 행복할까 그렇게 하루들은 돌탑이 되어 쌓여가고 많은 시간이 흐르면, 삶도 저무는 듯 홀로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이별 채비를 하지만 이별이 다가오면 우리의 생은 행복할까 ᆞ ᆞ 그리고, 떠난다 결국, 기차는~ 쾨니히슈타인역으로 들어섰고 기차에 올라, 프랑크푸르트를 향하였다 괴테, 베르테르..

드레스덴‥ 독일의 피렌체

드레스덴‥ 독일의 피렌체, 바로크 문화 히틀러가 가장 사랑했던 도시 그래서 무참히도 폭격을 당한 도시 지금도, 폭격의 상흔을 남겨두고 그 날의 아픔, 교훈을 되새기는 도시 . . 이별의 상흔은 너무 커서 다시는 사랑할 수 없게 하기도, 혹은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게도 하지 올드 타운, 츠빙거 궁전, 브륄의 테라스에서의 풍경 슈탈호프 외벽의 벽화, 군주의 행렬 시간은 슬픈 사연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바꿔버리지 . . 드레스덴 공대, 명문이다 과거의 상처, 흔적 위에서, 미래를 건설해가는 순간 창가에 서면 보이는ᆢ시간의 흐름 . . 그리고 쉐퍼호퍼 헤페바이젠~ 비어있는 풍경은, 채울 수 있어서 좋다 . . 엘베강 . . 밤이 깊을수록 불빛은 밝고 어둠과 불빛의 광장ᆢ 추스리고 정리할 시간~ . . 내 안으로의 ..

터벅터벅, 파리에서의 사흘~

터벅터벅, 파리에서의 사흘~ 방향이 없이 홀로 떠돌면 도시의 속살을 만나게 되지 소박한 그 모습들~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들렀다 세느강은 그대로 흐르고‥ 특히 이번에는 길게 줄을 서서라도 오르세 미술관은 제대로 챙기려 한다.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반에 이르는 전시물을 모두 볼 수는 없어도, 19세기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는 섭렵할 각오이다. 그리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노틀담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들도 꼼꼼히 살피고 싶고, 소르본 대학가도 거닐고 싶다. 대학생들이 입는 캐쥬얼도 한 벌 사고, 먹자 골목에서 간식도 맛보고 싶다. 세느강변의 헌책과 오래된 잡지를 파는 가판대들도 느긋하게 기웃거리고, 안개비가 내리는 길모퉁이 노천카페에서 커피와 케익 몇조각으로 끼니도 때우고 싶다. 비가 내..

반나절의 베른

떠나는 길, 반나절의 베른 베른은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스위스의 수도이다 분수의 도시 올드타운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중세 건축물의 집합이다 역에서 기차를 내려 U자로 흘러가는 아레강을 향하는 길, 감옥탑, 시계탑, 대성당, 장미공원, 그리고 다양한 조각 분수들... 중세의 기사가 말을 타고 지나던 길 아레강변에서 커피를 마시면, 맑고 깊은 바람이 불어온다 파리행 기차에 오른다. 흔적으로 남긴다 흔적 (daum.net) 흔적 흔적 옛것들을 찾아 거닐 때 서두를 이유가 없다 그들은 긴 세월,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을 터 거기에 시간을 셈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랴 터벅터벅 걸어야 한다 드러나지 않게 멈추 blog.daum.net

여행에서는

약속도 없이 떠났던 여행 히피처럼 떠돌았던 여행 늦여름의 하오 (daum.net) 늦여름의 하오 스위스의 제네바, 뇌샤텔, 인터라켄, 베른에서 파리로 이어지던 여행길 뇌샤텔에서의 사흘은 그저 쉼과 멈춤 이었습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 민박같은 숙소에 머물며 동네 마실을 다니 blog.daum.net 취리히~ 뉴사텔~ 베른~ 인터라켄~ 그리고 파리로 가는 기차를 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맨발이었다 살다보면 우연이 인연보다 반갑고 우정이 사랑보다 고맙고 눈물이 웃음보다 편하고 그리움이 만남보다 좋은 날이 있지 ㆍ ㆍ 지나는 길에 들렀다ᆢ취리히에서는~ . . 취리히에서는 취리히 역에 내리면 페스탈로찌 공원에서 그의 자취를 찾고 린덴호프 언덕에 올라 옛시가지를 보세요 성 피터 성당과 그로스민스터를 들르고 성..

겨 울 에, 나 는

겨 울 에, 나 는 구두미 마을 태기산을 넘으며 그 날인 듯 구두미 마을에 들렀네 마을은 고요하고 바람만이 지나고 있었네 들국화 무리가 일렁이던 들에는 하얀 눈이 펼쳐 있었네 봄 꽃이 예쁘던 고목은 쓸쓸이 겨울을 넘기고 있었네 멀리 처마너머, 봄을 기다리는 집이 겨울 산 아래에 쉬고 있었네 겨울 산, 겨울 나무들은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었네 그 때 그 모습은 여전했고 그 때 그 모습은 변해갔네 태기산을 넘으며 그 때 그 날인 듯 구두미 마을에 들렀네 회상 아득한 날 하늘 푸르던 그 날 웃음과 애환이 있던 곳 이제는 모두가 없는 시간에 쓸려간 폐허가 되어 저무는 회상으로 머물러 있다 멀리 떠나간 인연 홀로 낡아간 흔적 먼지가 되어버린 사연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이 되어 찾지 않는 곳 한 켠에 머물러 있다 그 ..

추웠던 날, 북한강으로 갔다

추웠던 날, 나는 북한강으로 갔다 북한강을 향할 때는 시우리를 지난다 시우, 時雨 때를 맞추어서 내리는 비 이 곳은 늘 젖어 있다 이 곳에 오면 마음도 늘 젖어 든다 고향을 닮은 마을 그 높이의 산이 있고 그 깊이의 개울이 있고 긴 밭이랑이 있고 산 아래 옛 집들이 있고 스치듯 지나는 마을에 서서 먼 곳 어딘가를 본다 잊었던 무언가를 본다 시우리에서 보이는 고향은 그리움으로 젖어 있다 . . 그리고, 겨울강에 이른다 겨울의 강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 그 곳에는 8 계조의 흑백 풍경만 있었다 바람이 멈추고 새가 날지 않는 순간 모든 것은 정지 되었다 나는 그 곳에서 시간마저 정지된 공간을 보았다 멀리서 오는 빛도 가까이서 흐르는 물도 고요의 혼돈 속에서 멈칫거리고 있었다 자연인가, 장식인가 풍경들은 ..

남한강, 그리고 제주 올레 8코스

남한강ᆢ 그리고, 제주 올레 ㆍ ㆍ 남한강 겨울, 남한강은 모두가 떠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모든 이야기들이 잊혀진 풍경이다 겨울, 남한강은 다시 오지 않을 사람 다시 안지 못할 인연 다시 기억나지 않을 이야기가 흘러간다 . . . . 올레 8코스 하늘은 바다와 땅을 하나로 이으려는 듯 햇살과 눈, 그리고 바람을 그 길에 한껏 뿌리고 있었다 대평포구에서 논짓물을 지나 예래에 이르는 바닷길을 간다 다가올 날을 안식하는 고깃배들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검은 석상들, 그리고 등대 계절을 잊은 흔들림, 유채꽃 무리 슬픈 바람에 서걱이는 억새의 울음 잊고 향하고픈 광야를 본다

함마메트, 튀니지

함마메트, 튀니지 투니스에서 80km, 기차로는 한시간 거리.. 아프리카 기차는 예고도 없이 한시간을 늦고, 더디게 달려 시간 가늠이 어렵다 좌석번호도 그냥 무시되고.. 사람 내음 풀풀나는 곳 해변은 아름답고, 하늘이 높은 곳 풀도 꽃도 자연도 나도 그저 배경일 뿐, 드러나지 않는 곳 기분 좋게 잊혀져 간다~ 시간과 공간의 프레임, 밖으로 가자 오지 않는 기차 흐르지 않는 구름 흔들리지 않는 나무 일렁이지 않는 그림자 마주치지 않는 눈동자 물결 오르지 않는 바다 다가오지 않는 문명 그리고 멈칫거리는 시간 사람없는 길 방향없는 곳 그리고 나는 걷는다 고요ᆢ그리고 고요 기차는 이미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영영 떠나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은 인생이고 숙명이기에 늘 기다리고 만나고 이별하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