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벅터벅, 파리에서의 사흘~
방향이 없이 홀로 떠돌면
도시의 속살을 만나게 되지
소박한 그 모습들~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들렀다
세느강은 그대로 흐르고‥
특히 이번에는 길게 줄을 서서라도
오르세 미술관은 제대로 챙기려 한다.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반에 이르는
전시물을 모두 볼 수는 없어도,
19세기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는 섭렵할 각오이다.
그리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노틀담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들도
꼼꼼히 살피고 싶고,
소르본 대학가도 거닐고 싶다.
대학생들이 입는 캐쥬얼도 한 벌 사고,
먹자 골목에서 간식도 맛보고 싶다.
세느강변의 헌책과 오래된 잡지를 파는
가판대들도 느긋하게 기웃거리고,
안개비가 내리는 길모퉁이
노천카페에서
커피와 케익 몇조각으로
끼니도 때우고 싶다.
비가 내린다
잠시 그쳤다가ᆢ또 내린다 ᆢ
카페의 처마 아래에서
다시 비는 그쳤다ᆢ
관광객들을 따라 걸어볼까
세느강변을 따라 오르세 미술관
콰지모도의 순애보, 노틀담 성당
다빈치 코드, 루브르 박물관
샹젤리제 거리의 개선문,
그리고 돌아오는 길
혼자 놀아야지
나무의 그늘
음악가의 연주
멈추신 아저씨
걷잡을 수 없는 슬픔
돌이킬 수 없는 절망이 올 때
시와 고전을 읽는다
그들의 감성
그들의 경험과 용기를 배운다
깊은 숲을 걷는다
바람과 햇살에 머무르고
그 아래에서
순응하며 자라는 나무를 본다
멀리 시공의 여행을 간다
잊혀졌던 이들을 만나고
강변을 걷는다
글을 쓰고, 술잔을 기울인다
삶의 거친 세파가
밀물이 되어 밀려올 때
하염없이 썰물을 기다리지 마라
모든 건 호수처럼 머물지 않고
강처럼 흘러서 간다
- 홀로 선 그대에게/BK
에펠탑은 슬픈 노란색으로 빛나고
세느강 너머로 노을은 펼쳐집니다
여전히 머무르고 있는 희망을 위하여
ᆞ
ᆞ
어린 날
빛을 향하여 걸었네
밝은 곳에는
무언가 즐거운 일이
있는 줄로 알았네
젊은 날
먼 곳을 향하여 걸었네
모르는 곳에는
무언가 새로운 일이
있는 줄로 알았네
살아가면서
길이 있는 곳만 걸었네
모두가 다니는 곳
넘어질 일이
없는 줄로 알았네
빛이 있는 곳에도
슬픔이 있었고
먼 곳에도
새로운 일은 없었네
길 위를 걸어도
무수히 넘어졌으며
모두가 다닌 길도
돌아보니 나만의 길이었네
나이가 드니
오늘만 걸어가고 있네
어제의 추억도
내일의 꿈도
잊어버리고 있네
- 길 위에서의 자조/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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