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울 집, 울 동네 685

여운

에스디 홈~ 김포점 향초와 디퓨저, 네스티 단테 비누, 라탄 공예 그리고 포트메리온 등으로ᆢ 들르는 열심히 고르는 중 마테차ᆢ 그리고 기다림 . . 모닝 커피는ᆢ인근의 생태 공원 습지 너머는 한강 구절초들이 예쁘다 . . 꽃과 나무들ᆢ바람~ 걷자ᆢ흙을 밟으며 이정표 풍경과 바람이 좋은ᆢ 저두루미보다도 크다 개구리 세가족ᆢ우리도 셋 까부시는 중 머리 위에ᆢ 나무 한그루씩 네잎 클로버 획득~ 들장미 . . 인근ᆢ 유명하다는 삼계탕집 32가지 약재ᆢ 베스킨 라빈스보다도 하나 더 많은 . . 오는 길ᆢ여전한 카페~ 나인 블럭 야외~ 숲의 테이블 그 날의 소묘 그 날 빛이 더없이 평화롭던 날 빛의 무늬가 물결인 듯 일렁이던 날 우연히 들른 공원, 벤치에 앉아 한없이 풍경을 바라보았다 잎새에 닿아 부서지는 햇살 초..

산책

일요일, 아침 8시~ 부지런하게ᆢ 거리의 브렉퍼스트 한옥 마을을 지나ᆢ진관사로~ 비가 그친 날, 아침의 상쾌함~ 풀꽃 내음ᆢ산 내음이 감싸는ᆢ 꽃들의 단장ᆢ 무슨 소원들을 남겼을까ᆢ 계곡에도 제법ᆢ 물이 흐른다ᆢ 수국ᆢ 왕만두꽃?~ 한 덩어리가ᆢ곱다ᆢ 꽃만큼 곱기를ᆢ더도 덜도 말고~ 쇠채아재비~ 아우라~ 가 있다 쬐끄만 녀석이ᆢ 내리막길을 따라ᆢ산사의 카페로ᆢ조심조심ᆢ 늘ᆢ첫 손님~ 곱다ᆢ안도ᆢ 밖도~ 서울의 초록들ᆢ 쌍화차와 단팥죽ᆢ 편강ᆢ 급한 일은 없다 식솔들 춥기 전 아궁이 불 때는 것 어버이 떠나기 전 섬기기 잘하는 것 두 가지 말고는 ㆍ ㆍ 산책 길가 낮은 풀잎도 산아래 작은 돌맹이도 한웅큼씩 가지고 있지 요모조모 행복들을 눈길이라도 주면 손이라도 내밀면 선뜻 내어줄 알록달록 행복들을 둘ᆢ 셋..

삶의 이유

아침 산책 한옥 마을과 진관사~ 늦잠ᆢ게으름을 떨치고 나왔는데 아침 바람에ᆢ상쾌 진관사쪽으로 터벅터벅 마애 불상께 인사드리고 소나무에 붙어있기 안떨어지니까ᆢ포기 덩달아서 경내ᆢ산사 카페ᆢ오픈과 동시에 도란거리다가 단팥죽ᆢ대추차ᆢ 커피 행복할 때는 함께 웃으며 힘겨울 때는 함께 손 잡고 여기까지 온 길 남은 길에는 어떤 사연들이 펼쳐질까 얼마나 웃을까, 힘겨움도 있을까 예까지 왔듯이, 하루 하루 오손 도손 그렇게 살아가면 의미있는 삶일까 행복할 때는 함께 웃으며 힘겨울 때는 함께 손 잡고 앞으로도 갈 길 ㆍ ㆍ 삶의 이유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최선으로 살았고 최고로 사랑했을 뿐

헤세의 정원, 그리고 북한산 제빵소 4월이 간다. 또 그렇게ᆢ 평일ᆢ혹은 휴일 오전이 좋다 가는 4월ᆢ오고 있는 5월 계절은 내려올까, 올라올까 시간은 흘러가니ᆢ내려가는 것 5월이 다가오면ᆢ4월의 꽃은 진다 꽃의 계절ᆢ 사람의 세월 멈추는 건 없어ᆢ속도를 늦출 뿐ᆢ 그리고, 기억할 뿐ᆢ 바라보는 모습 평화 5월의 향기가 다가오는ᆢ 빛의 무늬 창, 그리고 풍경 풍경들 바람 숲의 휘청임ᆢ 커피ᆢ 휴식ᆢ 함께ᆢ ㆍ ㆍ 너를 만나기 오래 전부터 나는 너에게로 보낼 편지를 써왔는지도 몰라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 표정도 장식도 없는 내 이야기 빼곡하게 담아 써 내려간 편지 낙엽이 떨어지고 있어 슬프다고 눈이 내리고 있어 기쁘다고 그렇게 써 내려간 너를 향한 편지 바람이 불면 바람에 실어 구름이 가면 구름에 ..

그 시절, 우리집의 꽃들

2016년ᆢ이 무렵, 4월, 그 시절 우리집의 꽃들 그 해 겨울에, 우린 집을 두고 떠났지ᆢ ㆍ ㆍ 꽃을 보면 꽃을 보면 꽃처럼 곱게 피고 싶어요 꽃을 보면 꽃처럼 열심히 살고 싶어요 꽃을 보면 꽃처럼 귀하게 지고 싶어요 ㆍ ㆍ 꽃이 지는 날 오래된 사랑도 지고 있다 낡은 셔츠를 걸치고 친구를 만나러 가던 날 꽃잎이 떨어지는 나무 아래로 이별이라는 쪽지가 왔다 친구에게 소주 몇 병을 들고 꽃나무 아래로 오라 했다 낙엽이 아닌 꽃이 지는 날 꽃나무 아래 술잔으로 꽃잎들은 떨어지는데 오래된 기억, 오래된 사랑도 꽃잎들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데 봄이 가듯 사랑도 가고 오늘 하루도 셔츠처럼 낡아만 간다 봄에 내리는 눈은 벚꽃잎들이 되어 바람에 날리고 가을에 내리는 눈은 메밀꽃이 되어 흙 위에 쌓인다 편린이 되어 ..

낙화 곁에서

2016년ᆢ이 무렵, 4월, 그 시절 우리집의 꽃들 그 해 겨울에, 우린 집을 두고 떠났지 ㆍ ㆍ 낙화 곁에서 시드는 꽃을 절절히 본 적이 있는가 곱게만 살아온 설움으로 소명을 다하고 돌아가는 의미로 꽃이 진다 떨어지는 꽃잎을 품에 안는다 꽃으로 피었기에 꽃잎으로 지는 곱고도 슬픈 운명이여 꽃잎이 진다 계절마다 꽃은 피는데 한평생 꽃 한송이 피우지 못한 헛된 소신이여, 삶이여 계절이 진다

넉넉

사랑ᆢ 인간의 전유물ᆢ은 아니다 봄까치꽃이 회양목에 피었고 철쭉꽃도 회양목에ᆢ . . 머위는 사철나무를 안아주고 ㆍ ㆍ 햇빛이 바람인 날 뒤뜰을 거닐다 우연히 마주친 잎새들의 포옹 큰 머위잎 위의 작은 사철나무잎 햇빛도 함께 하고 바람도 함께 한다 알고보니 잎새도 사랑을 한다 뒤뜰 모퉁이의 둘만 아는 사랑 ㆍ ㆍ 주목에 꽃이 피었다 머리 위, 벚나무 덕분에 세상살이, 참 곱다 ㆍ ㆍ 넉넉 가진 거 적어도 줄 건 많아 웃음도 칭찬도 사랑도 얼마든지 나누어줄 수 있어 가진 거 없어도 나는 부자야

휴일의 정오 실로 맛있는 맛은, 사는 맛 가볍게 먹어야지 헤세의 정원을 걷자, 기분 좋게 . . 행복은 늘 곁에 있지. 우리가 바라보기를 기다리며 이 카페는 밖이 좋다 꽃ᆢ이 지기 전에 꽃나무 아래에 서자 시간의 체인에 빛나는 보석 하나를 더 꿰어야지 붉은 벽돌집, 담벼락은 늘 정겹지 시간은 참 곱게도 흘러가고 있어 근육의 힘, 뇌의 지혜, 심장의 열정보다도 실핏줄의 섬세함이 좋은ᆢ오늘 같은 날 꿈같은 하루가 꿈결같이 흐르고 있다 햇살은 화살표가 되어서 즐거움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오늘, 어제의 추억과 내일의 꿈 사이~ 꽃들이ᆢ우르르ᆢ쏟아지기 전에 오래된 나무ᆢ푸른 잎들이 돋고ᆢ 고목은 살아있다 목련에게로ᆢ 떠나기 전에 더 크게 웃어봐, 더 많이 행복하니까 고목의ᆢ마지막?ᆢ한 개 가지에서도ᆢ 장식처럼 너..

소용

바람개비ᆢ 바람을 보는 법~ 중의 하나ᆢ 이젠, 서재에서도 바람을 볼 수 있다 ㆍ ㆍ 바람이 되고 싶은 바람 바람을 보고 싶다 투명한 바람 자유로운 바람 바람이 되고 싶다 ㆍ ㆍ 소용 바람개비는 바람이 앞에서 불어와야 뱅뱅 돌아가고 뒤에서 오는 바람은 소용이 없고 돛단배는 바람이 뒤에서 불어와야 앞으로 가고 앞에서 오는 바람은 소용이 없고 바람개비가 될까 돛단배가 될까 바람으로 불어오는 세상에서, 나는 어떤 소용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