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 59

교정의 목련, 목련들

교정의 목련, 목련들 순결하게 피고 순간으로 머무르다가 떠난다 캠퍼스의 아이들처럼 창밖으로 보이는 목련, 옛 기억들ᆢ ㆍ ㆍ 1970년 무렵의 봄 오전 수업만 있는 날 우리는 각각 못 몇 개씩을 필통에 넣고 내를 건너고 고개를 넘어 기차가 지나는 마을로 갔다. 철길에 귀를 대고 가만히 있으면 멀리서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고 못들을 철로 위에 가지런히 놓아두면 기차가 지나고 난 후 못들은 납작하게 눌려 적당히 날이 선 작은 칼들이 된다. 우리는 다가오는 기차에 맘이 설레었고 멀어져 가는 기차의 뒷모습을 보며 가보지 못한 곳을 떠올렸다. 지금도 기차소리가 들리면 괜스레 맘이 설레고 멀어져 가는 기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약간은 슬픈 그리움이 된다. 2014년 봄, 오전 수업을 하는 날 금속의 열팽창 특성을 ..

기록

나의 사진, 부족한 글들은 이렇게 예술이 되어간다 뭔가 행동을 할 때, 의미가 더해진다면 그로 인한 행복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쌤~ 께서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신다 감사하다~ 존경합니다 ㆍ ㆍ 기록 곱게 착하게 살아가는 날들 사진이 글이 되고 글이 그림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소중했던 날들 지워지지 않지요 추억으로 남지요 오늘도 내일도 기록해봐요 원고지에, 스케치북에 우리 맘 속에

한국 디스플레이, 17년 왕관을 내어주나?

대한민국 대표 수출 효자 상품인 디스플레이에 경고등이 켜졌다. 2004년 일본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른 'K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중국에 밀려 이 자리를 내주고 만 것이다. 한국이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이 41.5%를 기록하며 33.2%에 그친 한국을 따돌리고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중국이 연간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은 발 빠른 투자를 통해 한때 전 세계 디스플레이 생산의 5..

휴일의 질문

어느 휴일 가족의 아지트 커피, 창, 그리고 그림들ᆢ 카페에는 커피, 커피향 그리고 창이 있다 그림이 더해진다면ᆢ 반나절을 머물 이유로 족하다 겨울은 가고ᆢ 몇계절은 쉴 수 있는 난로ᆢ . . 커피를 배우다 커피가 반입되는 문ᆢ 햇살ᆢ 선별 공간ᆢ 로스팅 작업실ᆢ 다양한ᆢ그라인더들ᆢ . . 빛의 장식ᆢ 천칭ᆢ또 분쇄기들ᆢ 커피를 만드는 소녀ᆢ 동이를 이고 가는 아낙ᆢ 이디오피아 그림들인 듯ᆢ . . 음악ᆢ재즈?ᆢ 평화롭다 창 안에는ᆢ커피ᆢ 창 밖에는ᆢ철이 지난 꽃 꽃이 지는 날, 만남보다 그리움이 좋은 날 커피 한 잔에 백작이 되는 날 ㆍ ㆍ 휴일의 질문 커피향이 흐르는 공간 갓 내린 커피 빛이 오는 창가 창 밖에는 꽃 눈길을 돌리면 붉은 벽돌의 벽, 그림들 전생에서 나는, 진정 나라를 구하였다는 말인가

소용

바람개비ᆢ 바람을 보는 법~ 중의 하나ᆢ 이젠, 서재에서도 바람을 볼 수 있다 ㆍ ㆍ 바람이 되고 싶은 바람 바람을 보고 싶다 투명한 바람 자유로운 바람 바람이 되고 싶다 ㆍ ㆍ 소용 바람개비는 바람이 앞에서 불어와야 뱅뱅 돌아가고 뒤에서 오는 바람은 소용이 없고 돛단배는 바람이 뒤에서 불어와야 앞으로 가고 앞에서 오는 바람은 소용이 없고 바람개비가 될까 돛단배가 될까 바람으로 불어오는 세상에서, 나는 어떤 소용이 될까

사랑은 커피 같아요

혼자서도~ 잘들 놀아여~ 카메라만 들이대면, 저절로 포즈들이 나오시는ᆢ . . 어디를 가든 공부도 꼼꼼하게 하시고ᆢ 연출과 배우 역할에도 능하시죠들ᆢ . . 오늘, 특별히도 로스팅 시설 견학까지 . . 놀다 지쳐서ᆢ고르는 중ᆢ 지금은 뭘 마실까, 앞으로 2주일 동안ᆢ 뭘 마실까~ . . 핫, 그리고 아이스 브루잉 커피 두 잔에 특별하게도 파나마 게이샤 한 잔ᆢ 벚꽃은 덤 행사 중인 원두, 갓 볶은 과테말라 안티구아 500그램이 일만원 남짓~ 여기까지 오는 기름값을 넉넉히 배려하는~ 사랑은 커피 같아요 향과 맛, 분위기가 평생을 가도 물리지 않고 마주 보고 있으면 맛이 두 배가 되는 사랑은 커피 같아요 커피향으로 채워진 집은 사랑이 넘치는 집 커피의 검은 빛깔 가끔은 속을 감추는 사랑같아요

봄 풍경

울동네, 산책을 해요 북한산 아래, 30여년을 살면서 산에는 아얘 오르지 않지만 산은 바라보는 거예요. 내게는 산 아래 마을을 거닐며 바라보는 거, 이렇게 그래야 산도 내 곁으로 오죠 ㆍ ㆍ 봄 풍경 봄이예요 진달래, 개나리가 손짓하는 봄 농부들은 땅을 일구고 나무들은 겨울, 긴 잠에서 깨어났어요 겨우내 닫혀 있던 방문이 열리고 할머니도 툇마루로 나오셨어요 햇살은 포근하고 그림자는 여유로워요 나무들은 저마다 꽃을 피워요 하얀꽃, 노란꽃, 빨간꽃, 연분홍꽂들이 줄에 걸린 빨래들과 어울려 산들거려요 어딘가로 가야만 하는데 걷다가 자꾸 걸음을 멈추네요 꽃이 풍성한 나무 결에서 꽃그늘 아래에서 눈을 더 크게 뜨고 싶어도 꿈에서 깨일까 멀리서 오는 모습, 누구일까 설렘에 눈을 감는 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