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울 집, 울 동네

봄 풍경

BK(우정) 2022. 4. 14. 04:58

 

울동네, 산책을 해요

 

북한산 아래, 30여년을 살면서

산에는 아얘 오르지 않지만

 

산은 바라보는 거예요. 내게는

산 아래 마을을 거닐며

바라보는 거, 이렇게

 

 

 

그래야 산도 내 곁으로 오죠

 

 

 

봄 풍경

 

봄이예요

진달래, 개나리가 손짓하는 봄

농부들은 땅을 일구고

나무들은

겨울, 긴 잠에서 깨어났어요

 

겨우내 닫혀 있던

방문이 열리고

할머니도 툇마루로 나오셨어요

햇살은 포근하고

그림자는 여유로워요

 

나무들은 저마다

꽃을 피워요

하얀꽃, 노란꽃, 빨간꽃,

연분홍꽂들이

줄에 걸린 빨래들과 어울려

산들거려요

 

어딘가로 가야만 하는데

걷다가 자꾸

걸음을 멈추네요

꽃이 풍성한 나무 결에서

꽃그늘 아래에서

 

눈을 더 크게 뜨고 싶어도

꿈에서 깨일까

멀리서 오는 모습, 누구일까

설렘에 눈을 감는

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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