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망각 그 곳에는 항상 바람이 있었다 바람에 씻기우려, 묻어버리려 가슴 속 응어리들을 안고 산에 오른다. 물줄기에 검은 몸을 맡겨버린 광부처럼 손을 펴지 못해, 떨치지 못해 아무 것도 놓지 못하고, 묻지 못한다 돌이키고, 아쉬워하고, 그리워만 한다 그 곳에는 항상 바람이 있었다. 품..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7
인터뷰 - 대한민국 디스플레이, 산학 협력 정책 등... 간담회에 가면... 간단하고 명료하되, 현장에서 실제로 느끼는 내용을 전하려고 한다... 지난 번 장관 간담회에도 그렇고... 회의 석상에서는 공감하고 나름... 반응도 좋은데... 추후에 어떻게 반영이 되었는지... 이어지는 피드 백은 있는 건지... 한 때는 의욕과 패기로 이야기하.. 우정의 글/BK의 단상 2019.06.06
마포에서 마포에서 마포는 오랜만이다 학창시절 굴다리 옆 주점에서 소금구이와 껍데기 요리 막걸리에 소주를 부어 마시던 곳 전봇대 아래 오버이트하던 친구의 등을 두드려 주던 곳 그 곳에서 그 친구는 고깃집을 한다 길이 뚫리고 아파트는 솟아 있어도 그 시절 그 흔적은 곳곳에 짙게 배어 있..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6
등나무 등나무 제 몸하나 가누지 못하는 휘청이는 줄기를 다칠새라 조심히 심었다 프레임 매듭을 이어 그 가녀린 몸 기댈 곳을 마련하였는데 이제는 철제 프레임의 끝을 올라 하늘을 향하려 한다 휘청이며 한껏 살아오지 못한 지난 세월의 되갚음인 냥 그렇다 해도 지난 날의 아픔인 듯 슬픈 연..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5
들꽃 들꽃 장미는 한 송이로도 아름답지만 들꽃은 흐트러져야 아름답다 들에서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려 헝클어져서 아름다운 꽃 시련을 겪어 그 흉터로 아름다운 꽃 기쁨도 슬픔도 외로움도 두려워 마라 희로애락이 섞여 흐트러지고 헝클어질 때 인생은 들꽃으로 아름다울 테니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4
돌아온 거리 돌아온 거리 밤열차에서 내린 나는 제천 역사에서 청전동으로 향한다 찬 바람과 함께 떠나는 겨울은 밤의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고 어둠 속에서 돌아온 나는 인적 없는 거리를 따라 어린 시절로 간다 어린 시절 부친의 손을 잡고 걷던 이 거리를 교복을 입을 무렵부터는 혼자 걸었고 이제..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3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은 고독이다 이 서글픈 아름다움은 영혼이 누릴 수 있는 값진 선물이다 반짝이는 나뭇결과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가 밖으로 펼쳐진 자연이라면 검은 산길을 홀로 돌아오는 고독은 안으로 길게 펼쳐지는 자연이다 밖으로의 길을 떠나서 안으로의 길로 돌아오는 여..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2
도시인 도시인 넥타이는 가을 바람에 날리고 검은색 구두 위로 낙엽이 지나는데 곁을 볼 여유가 없어 앞만 보고 있다 일렬로 선 자동차들과 나란히 사람들은 정물이 되어 흘러가고 반쯤 연 차창에 걸친 손끝에서는 담배 연기가 포연이 되어 흐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회전도어를 열고 들어서..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6.01
덕수궁의 가을 덕수궁의 가을 덕수궁의 가을은 일상 한가운데에 있다 덕수궁의 가을 밖으로 헤어짐의 전설을 안고 돌담길이 흐르고 돌담길 너머 넓은 차선은 매연으로 가득하다 덕수궁의 가을은 조각이 되어 넓게 펼쳐진다 함녕전 앞 작은 연못에도 광해군의 눈물에 젖은 석어당 뜰에도 가슴 속까지 ..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5.31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멀리 하얀 곳에서 하얀 눈들이 내려온다 고향 반딧불이가 되어 잿빛 어두운 도시의 거리 곳곳에 하얀 등불을 밝힌다 태고적 어디에서 시작된 누구의 눈빛 그 숨결들이 억겁을 흘러와 보도블럭에, 내 가슴에 쌓이고 있을까 하안 눈들은 하얗게 하얗게 쌓여 슬픈 이는 슬픈 가..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1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