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이 얼어 있어도 파도는 밀려 왔다
뭍이 얼어 있어도 파도는 밀려 왔다
미련을 두고 간 것인가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인가
밀려왔다 돌아가고
돌아갔다 밀려오고
바다는 뭍을 향하여
끊임없는 헛손질을 하고 있었다
내가 그리한 적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하여
마치 움켜 쥘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손길을 내밀어 왔다
지난 해에는 무엇을 취하려 하였던가
다가올 해에는 무엇을 취하려 할 것인가
바다를 바라보는 이 순간에도
내 손길은 바다가 되어, 파도가 되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나아갈 곳이 없음에도
심지어 돌아올 곳도 없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