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망각

BK(우정) 2019. 6. 7. 04:47




망각

 

그 곳에는 항상 바람이 있었다

 

바람에 씻기우려, 묻어버리려

가슴 속 응어리들을 안고 산에 오른다.

물줄기에 검은 몸을 맡겨버린 광부처럼

 

손을 펴지 못해, 떨치지 못해

아무 것도 놓지 못하고, 묻지 못한다

돌이키고, 아쉬워하고, 그리워만 한다

 

그 곳에는 항상 바람이 있었다.

 

품고 살아라. 더 살아라. 나를 밀어낸다

출가한 딸년의 등을 떠미는 어미 손길처럼

세상살이가 그렇다고, 인생이 다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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