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성당 성북동 성당 붉은 벽돌의 성북동 성당을 찾는다 젊은 날, 성북동 마을을 찾았을 때 북악산과 더불어 마음을 끌었던 곳 20여년 북악산 자락에 살아오면서 힘들 때 남 모를 의지가 되었던 곳 여름이 오는 무렵, 발길이 닿는다 아름다운 마을에서 살아 온 시간이 사연과 더불어 계절로 흘러갔..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2.05
서러워 좋은 날 서러워 좋은 날 인생은 서러운 것이라고 어릴 적 숱하게 들려오던 어르신들의 슬픈 혼잣말 이제사 나이가 들어보니 인생은 서러운 것이었네 돌아보는 마음 한구석에 고향의 옛집이 다가오고 할머니의 마른 눈물 자국 할아버지의 잎담배 연기 먼 산기슭 아래에 보이네 서러워 좋은 날, 바..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2.04
삶 삶 삶은 행복과 불행이 어우러지는 것 불행이 행복을 덮는 날이 오더라도 그 위를 또 다른 행복으로 덮으며 잊은 채 살아가는 것 완전한 행복을 바라지 말자 영원한 생명을 구하는 것과 그 무모함이 다름 없을지니 다만 외롭고 힘겨운 날이 오더라도 묵묵히 참고 견디어가면 또 다른 행복..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2.02
산보 산보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날 백운산 중턱, 노닐다가 거닐다가 우연이 마주친 환한 들꽃들 무리 물이 멈춘 계곡을 들꽃이 채운다 꽃이 되어 잡은 포즈는 어색한데 저기 먼 산들도 예를 보고 있을까 불어오는 바람이 숲의 웃음인 듯 한 걸음 더 가는 길, 꽃이 또 핀다 즐거운 이 봄..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30
사직동 가는 길 사직동 가는 길 독립문과 광화문을 잇는 사직터널 과거의 경건함과 시대의 중심이지만 사직터널 위의 비껴선 오솔길에는 아직도 과거를 살아가는 풍경이 있다 시속 80km의 터널을 발아래에 두고 시속 3km로 오솔길을 걸어 오르면 시간이 외로이 방황하고 있는 모습 시간과 더불어 멈춘 가..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8
사막의 꽃 사막의 꽃 황혼의 사막을 거닐다 나는 보았네. 한 떨기 꽃을 모래에 알알이 부서진 빛이 작은 꽃잎에 닿아 형언할 수 없는 빛깔을 뿜고 있었네 길도 없고 관객도 없는 이 멀고 황량한 무대에서 춤을 추듯이 꽃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네 밤이 오면 별들이 맞아줄까 이토록 외로운 율동을 ..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7
사랑의 흔적 사랑의 흔적 우리의 사랑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어떤 흔적으로 남아 있을까 따뜻했던 웃음도 가슴 아팠던 눈물도 어떤 유물이 되어 전시될까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기억을 넘어 세월의 뒤안길로 흐른 날 그 날 우리 사랑의 흔적 빛나는 장식일까 빛바랜 자취일까 세월이 지나는 벽그 틈으..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5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 나이 30대 정지원의 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읽었을 때 그 시를 좋아할 수는 있었지만 그 시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 꽃을 가장 사랑하였던 나는 내 나이 40대 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들었을 때 그 노래를 좋아할 수는 있었지만 그 노래를 믿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꽃을 더 사랑하였던 나는 내 나이 50대 세월이 빚은 얼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시와 그 노래를 인정하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오늘 같은 날에, 나는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4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비가 내리는 날, 당신이 오셨기에 이별 인사인 줄로 알았습니다 응접실 창가에 앉아 방금 내린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비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빗방울은 닿는 곳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고 양철 지붕 위로 내리는 소리 풀잎에 떨어지는 소리 처마 밑으로 흐르는 소리 ..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3
비 오는 거리 비 오는 거리 비 오는 거리에 서면 온통 마음이 젖는 이들 맘 속에 묻힌 응어리들이 빗물에 젖어 쓸려 나오는 그 쓸쓸한 표정들에서 닮은 표정을 찾고 있는데 차가운 비는 더욱 더 내려 왜소한 이들의 마음을 밑바닥까지 헤집어 내고 나 또한 다를 바 없이 콘크리트 지붕 아래 그 쓸쓸함을..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