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는다 비에 젖는다 비가 내리면 밤은 비에 젖어 흐른다 키 작은 풀잎도 고개 숙인 가로등도 비에 젖는다 멀리 떠나는 이도 홀로 남는 이도 비에 젖는다 비가 내리면 시간도 비에 젖어 흐른다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21
비 내리는 날의 독백 비 내리는 날의 독백 떨어지는 비는 나뭇결을 타고 내려와 머리맡의 창을 흐르고 빗방울은 심장 속으로 떨어져 혈관을 타고 흐른다 빗 속에 담겨있던 지난 날의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몸 속을 돌고 있다 때론 차갑게 때론 뜨겁게 마음을 어루만진다. 손길이 되어 그네를 밀어주던 아버지..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9
불면 불면 초승달에 옷을 걸고 은하수로 '첨벙'! 그 검고 밝음 속 깊이 자맥질을 하면 별무리만큼이나 많은 사연들 조약돌을 건지듯 하나 둘 집으려 하면 기억의 꼬리를 물고 떨어지는 유성들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8
불금의 파티 불금의 파티 화려한 벗들과 불빛의 난무 그 웃음과 눈부심에 취하려 습관으로 펼치는 불금의 파티 슬플수록 마주하는 웃음 느낄수록 외면하는 울음 오늘만을 느끼는 절정의 순간 언젠가 벗들은 멀어져 가고 어둠 속의 초라함은 다가오고 모든 것은 떠나고 잊혀질 파티 지나간 한 주를 잊..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7
보이지 않는 사랑 보이지 않는 사랑 사랑은 투명하여 보이지 않아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네 웃음으로 눈물로 포옹으로 입맞춤으로 가까이서 오는 숨결로도 멀리서 오는 그리움으로도 사랑은 수줍어하여 나서지 않아 요기조기에 숨어 있네 눈동자에 가슴 속에 동화 속에 낙엽 아래에 가까이 머무는 바람결..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5
베를린 분단의 벽에서 베를린 분단의 벽에서 나라와 나라 사이에만 장벽이 있을까 집단과 집단 사이, 우리와 그들 사이 나와 너의 사이, 혹은 내 마음 속에도 높고 낮고, 넓고 좁은 장벽들이 있다 나라의 장벽은 모두가 함께 넘지만 외면 속에 우리가 넘어야 할 장벽도 너와 나 둘이서, 더러는 나 혼자서 힘겹게 ..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4
백운산에서 백운산에서 산마루가 계곡으로 안개를 내리면 계곡은 산마루로 물소리를 올린다 밤새 내린 비, 빗물로 잎에 맺히고 햇살이 잎을 스쳐 보석으로 빛난다 바람이 산골을 돌아 내게로 오는데 이곳인가, 그토록 닿고 싶었던 곳이 무념무상으로 더 깊은 산길을 간다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3
밤의 기네스 밤의 기네스 도시의 밤은 네온 빛에 출렁이고 유일한 어둠은 기네스 안에 머물고 있다 위로를 찾아 불빛 속을 헤매이지만 안식의 요람은 거리 어디에도 없다 나그네와 방랑자의 헛웃음과 빈 노래일 뿐 불빛으로 부서지는 낡은 사랑의 언약일 뿐 외로움인가 그리움인가 기다리는가 돌아..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1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가고 싶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가고 싶다 바람처럼 경계없이 방향없이 흐르고 이슬처럼 미련없이 흔적없이 가고 싶다 보이는 대로 보고 느끼는 대로 느끼고 마음가는 대로 걷고 시간가는 대로 가고 싶다 나 떠나는 날 네가 너무 슬퍼하지도 않고 너무 절망하지도 않고 잠시 이별이 아쉬워서 ..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10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높은 하늘로 솟은 미루나무가 흔들린다 반짝이는 빛의 조각들이 마루나무 이파리에서 물방울처럼 튀어 오른다 바람이 분다 높은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이 흘러간다 아련한 그 날의 기억들이 흘러가는 구름으로부터 어젯밤 꿈처럼 내게로 온다 언제부터인가 ..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