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에, 나 는 구두미 마을 태기산을 넘으며 그 날인 듯 구두미 마을에 들렀네 마을은 고요하고 바람만이 지나고 있었네 들국화 무리가 일렁이던 들에는 하얀 눈이 펼쳐 있었네 봄 꽃이 예쁘던 고목은 쓸쓸이 겨울을 넘기고 있었네 멀리 처마너머, 봄을 기다리는 집이 겨울 산 아래에 쉬고 있었네 겨울 산, 겨울 나무들은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었네 그 때 그 모습은 여전했고 그 때 그 모습은 변해갔네 태기산을 넘으며 그 때 그 날인 듯 구두미 마을에 들렀네 회상 아득한 날 하늘 푸르던 그 날 웃음과 애환이 있던 곳 이제는 모두가 없는 시간에 쓸려간 폐허가 되어 저무는 회상으로 머물러 있다 멀리 떠나간 인연 홀로 낡아간 흔적 먼지가 되어버린 사연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이 되어 찾지 않는 곳 한 켠에 머물러 있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