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541

경외

2022년 5월의 네째주 바다 노을 . . 바다 아침 ㆍ ㆍ 십년 안쪽 차이가 나는 제자를 셋 만났다 그 중의 막내, 아홉살 차이 제자는 우리 여행을 위해 포항에서부터 차를 가지고 왔단다 짧은 여행 원산도~ 안면대교~ 안면도~ 남당항으로 . . 남당항에는 들러야할 곳이 있다~ 몰카 중 지인의 동생 . . . . 광천역 용산행 기차를 탄다 경외 아름답다 세상은 늘 피어있는 꽃 인연의 꽃 사연의 꽃 때가 되면 피는 꽃 자연의 꽃

프라하의 기억

필스너의 고향 체코, 프라하의 뒷골목 차운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나그네의 발길은 선술집으로 향하고 브레첼 꾸러미와 콜레뇨를 안주삼아 필스너 우르켈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멀리 떠나온 곳에 비는 내리고 어둠이 오는 골목에 비는 내리고 가로등 주점 창가에 비는 내리고 기울이는 술잔에 비는 내리고 비가 그치면 비를 그리워할까 비가 그치면 돌아갈 수 있을까 비가 그치면 눈부신 빛이 올까 비는 술잔에 떨어져 술이 되고 술은 심장으로 흘러 타인이 되어 멀어지는 기억과 다가오는 꿈을 못내 외면하고 있다 . . 캐슬 프라하, 서울 들어서면 작은 프라하가 있다 아는 이가 와인은 눕혀 보관하란다. 와인은 코르크가 마르면 생명을 다한다고 와인을 길게 누이며 곁에 누워 보고픈 마음이 든다. 삶의 대부분을 발은 땅을 딛고..

앤젤 시티~ 아츠 디스트릭트~ 아이언 트라이앵글

아츠 디스트릭트에는 크레프트 비어의 진수가 있다 앤젤 시티~ 아츠 디스트릭트~ 아이언 트라이앵글 해가 질 무렵부터, 별이 뜰 무렵까지 순회하였다 먼저, 천사의 도시로ᆢ LA이니까 그리움에 찾아가면 반가웁고 아쉬움에 돌아서면 그리웁고 봄의 꽃향기만큼이나 좋은 사람 살아가는 내음, 소곤거림들 떨어져ᆢ 바라볼 수 있어서ᆢ좋다 지루하지 않은 풍경ᆢ 들어오는 햇살 모습과 표정들ᆢ 비어를 빛에 놓으면ᆢ익어가고 들이키기 전에ᆢ바라보게 한다 술잔을 들고ᆢ여기저기 테이블도 옮겨보고 . . 두 번째, 아츠 디스트릭트에 있는 아츠 디스트릭트로ᆢ 윙윙ᆢ기계가 돌아가는 소리ᆢ 소음은 아니다 둘러본다ᆢ 만들어지는 과정 점점 더 가까이 오고ᆢ 이렇게 잔에 채워진다 하나ᆢ 둘ᆢ . . 아이언 트라이앵글, 철의 삼각지대 텅 빈 거리~..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다른 세계에 와서 취하면 또 다른 세계가 되지 결국 우리는 다른 세계만을 찾아 헤매이다가 머물던 곳, 떠나온 곳마저도 아득히 잃어버리고 방랑자가 되어 더욱 더 먼 곳으로 떠나는 거야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사용되지 않는 비어진 공장, 창고들이 시간에 버림받은 채, 방치되어 있고 하나 둘, 브루어리와 전시장이 되어가고 있지 텅 빈 거리~ 저녁 어스름, 주점을 찾아 길을 나선다 걱정이 되어 찾아왔어 너도 나만큼 아플까봐 - 화해/BK 주점으로 가는 길 먼 타향에 저녁 어스름이 오면 마음은 텅 빈 술잔이 되는 시간 주점을 찾아 나서는 길가에는 걸어온 흔적들이 낮게 깔려있고 바람이라도 불면 선뜻 일어서는데 기억도 꿈도 흔들어 버리는데 그런다고 떠나는 날이 멈추어 설까 멈추어 선다고 해도 돌..

작센 스위스의 마을

쾨니히슈타인 역에 내려서 걷다 높은 산, 깊은 요새를 내려오면 엘베강이 두르는 작은 마을이 있어 평범한 풍경, 일상의 마을이라서 어제처럼 마실을 나온 듯 했어 뒤안길에 웅크린 세월이 손목을 끌면 못 이기는 척 순순히 동행을 하는데 비린 내음, 축축한 모습, 마주치는 길 어디쯤일까, 어디까지 왔을까 시간은 물길인 듯 유유히 흘러서 가고 희미하게 아득하게 오가는 모습들 도란거리는 옛 생각에 뒤를 돌아보면 꽃잎 아래에 앉은 나와 눈이 마주치네 어디런가, 그 때 그 곳이 언제이던가, 그 때 그 날들이 시간은 물길처럼 골목길을 흐르고 나그네는 정물처럼 길을 멈추네 가끔은 일상인 듯 머무르고 싶어 한 계절쯤, 들꽃으로 피고 싶듯이 - 행복한 여행/BK

터벅터벅, 파리에서의 사흘~

터벅터벅, 파리에서의 사흘~ 방향이 없이 홀로 떠돌면 도시의 속살을 만나게 되지 소박한 그 모습들~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들렀다 세느강은 그대로 흐르고‥ 특히 이번에는 길게 줄을 서서라도 오르세 미술관은 제대로 챙기려 한다.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반에 이르는 전시물을 모두 볼 수는 없어도, 19세기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는 섭렵할 각오이다. 그리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노틀담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들도 꼼꼼히 살피고 싶고, 소르본 대학가도 거닐고 싶다. 대학생들이 입는 캐쥬얼도 한 벌 사고, 먹자 골목에서 간식도 맛보고 싶다. 세느강변의 헌책과 오래된 잡지를 파는 가판대들도 느긋하게 기웃거리고, 안개비가 내리는 길모퉁이 노천카페에서 커피와 케익 몇조각으로 끼니도 때우고 싶다. 비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