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무겁도록 깊은 사색과 함께

BK(우정) 2022. 2. 25. 05:12


무겁도록 깊은 사색과 함께 마실 주점은

런던에 있고

자존심으로 홀로 꿋꿋이 마실 술은

런던 프라이드이다

런던 공습에서도 살아남은

런던 프라이드(바위취)처럼

 

 

 

런던 프라이드

 

비내리는 밤

보스톤에서는 사무엘 아담스

프라하에서는 필스너 우르켈

런던에서는 런던 프라이드이다

 

런던에서는

런더너가 되어야하고

런더너는

런던 프라이드를 마셔야 한다

 

페일 에일의 캐스크 비터 비어

적갈색의 무겁고 순한 맛

차갑지만은 않은 온도

신속한 거품의 소멸

 

런던에서는

프라이드를 가져야 한다

홀로 세운 프라이드로

런던 프라이드를 마셔야 한다

 

비내리는 밤

적갈색의 가로등 불빛

적갈색으로 데코된 펍의 창가에서

적갈색 캐스크 비어를 마셔야 한다

.

.

 

그리고

글을 쓴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외롭거늘

그 외로움을

이떤 이는 가슴에 묻고

어떤 이는 술로 잊으려 하고

어떤 이는 벗을 찾아 나선다

부질없는 짓

Soul mate란 없다

홀로 드러내고 곱씹을 일이다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라

어찌하여도 외롭거늘

그 외로움을

모르는 음악을 듣고

작가 미상의 글을 읽고

일관성없는 낙서로 옮겨라

힘겨운 날개짓

Soul mate란 자신밖에 없다

홀로 외로움의 바닥까지

내려갈 일이다

 

외로울 때는 길을 떠나라

긴 한숨 차가운 눈물과 함께

먼 길을 걸으며

곁을 스치는 이들

헛웃음짓는 가슴마다

납덩이로 흔들리고 있는

남모를 한숨과 눈물을 느껴라

누구나 외롭다

잊으려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