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겨울 하늘

BK(우정) 2022. 1. 18. 04:43

삼청동길

 

 

오랜만에 미세 먼지 없는 날

하늘이 파랗다

 

 

들꽃처럼

발 디딜 곳을 가리지 않고

그저 푸른 하늘만을 향하여

높이 피어오르던 시절

그때 그 아이 

 

 

 

언제부터인가

눈앞에 보이는 곳을 향하여

모질게 달려온 세월

길 위에 두고 온

그때 그 아이 

 

 

 

힘겹게 따라오다가

지쳐 주저앉고 말았는지

어디쯤에서

기다리고 있는지

그때 그 아이 

 

 

 

낙엽이 지면

그 모습이 그리워지고

멈추어 서면

멀리서라도 다가올 듯한

그때 그 아이

 

 

 

겨울 하늘

 

겨울날 파란 하늘은

파란 물감을 가득 담고 있죠

산새라도 날아올라서

메아리라도 위로 올라서

쨍하고 깨어지면

파란 물감이 쏟아지겠죠

 

세상은 온통 파란 캔버스

투명한 하늘에서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면

긴 막대기를 들고

하얀 데생을 할 거예요

나무도 길도, 마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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