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541

낯선 도시에 서면

낯선 도시에 서면 낯선 도시에 서면 낯선 이를 만나듯, 그렇게 해요 나이를 묻고, 고향을 묻고 나와 친근한 점을 찾으려 하듯 시내 구석구석을 걷죠 도시의 시간,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가요 도시의 시간과 사연 골목길, 담장 밖과 너머의 모습들 예술과 자연은 무엇이고 신은 어디에 계시는지 알아가요 낯선 도시, 아니 이젠 조금은 낯익은 도시에 다시 오면 인연들을 만날 거예요 눈여겨 두었던 카페와 주점 누군가의 화실, 그림들 무명 작가의 터 정겹게 열려있는 문 그들의 문을 두드릴 거예요 인연이 되어 낯선 도시에 서면 새로운 인연을 만나듯, 그렇게 해요

쿠알라룸푸르

쿠알라룸푸르~ 도착한 날 한 잔은 적응의 묘미가 있지 . . 시작하기 전에 뭐든 친해지는 거야 사람도 일도 기쁨도, 심지어 슬픔마저도 어차피 어울려야 할 인연이라면 . . 정오~ 덥다~ 킬케니 한 잔 . . 무리로 있어도 홀로 머물러 보자 밝은 들판 위 홀로 어두운 미루나무 그늘처럼 밝은 세상과 환한 웃음 소리는 한 순간의 파티일 뿐 잠들 곳은 침울하고 외진 쓸쓸한 모퉁이일뿐 어울려 가도 홀로 돌아서 보자 높은 하늘아래 홀로 내려오는 산그림자처럼 ᆞ ᆞ 그를 만났다 그리고, 잘란 알로 야시장 밤을 잊은 이들로 가득하다 낮의 모든 풍경들은 밤의 어떤 풍경들이 되고 낮의 모든 사람들은 밤의 어떤 사람들이 되고 . . 우정 늘 그저 그렇게 늘 변함이 없이 실로 어려운 것 . . 인연,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

코로나 상황에도~ 할 일은 하라시는ᆢ정부 오전 7시?~ 집을 나선다. 비장한 마음으로 . . 대전역 도착, 나가기 전에 창 가의 커피~ 오늘도 블루~ . . 브런치~ 시장 안에서의 비빔국수 ᆞ ᆞ 탄방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올해의 산업포장, 기술대상, 대통령/국무총리/장관 표창 유공기업, 유공자들 선정 회의~ 긴 논의 끝에 16시 종료 ᆞ ᆞ 유성온천까지 한시간여 거리ᆢ 걷는다 큰 교회도 있고 작은 교회도 있고, 하나님은 어디를 더 좋아하실까 . . 중요한 발견, 상담하려다 시간이 맞지 않아서 . . 덥다. 귀여워서 들어간다 컵빙수로 재충전 . . 가을이면 저기에서 커피가 좋겠다 . . 아우라와 노란 자전거 . . 갑천은 흐른다 만년교 위에서 아이의 꿈, 나의 꿈~ 파티의 시간 . . 세꼬시 대전 막..

여행 Q & A

쿠알라룸푸르~ 뒷골목, 외진 곳들을 걸었다 버스, 그리고 뚜벅이의 하루~ .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모던, 부킷 빈탕의 쇼핑 바투 동굴의 종교를 말들하지만, 나는 말레이시안 그 끈적한 삶을 걷고 싶었다 오늘 하루도 시간의 줄에 매달려 흔들리는 일상 . . 그 곳이 여기런가, 그들이 살아온 흔적 겪어온 애환들이 삶의 화석이 되어 딱딱하게 굳어있는 곳 그 곳이 여기런가, 어느 바람 부는 날 힘에 겨운 듯 빨랫줄을 지탱하는 여윈 바지랑대 같은 곳 . . 세상은 변하고 사람들은 바뀌어도 외면하는 그늘 곁으로 가까이 다가서면 축축한 땅의 버섯인 듯 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곳 . . 양철지붕 아래서 . . 밤새 빗물로 두드려봐 천장으로 물 한방울 들어오는지 들어오는 건 산산히 부서지는 소리뿐이야 밤새 꿈으로 다가..

샌프란시스코, 일몰의 항구를 나는

샌프란시스코 일몰의 항구를 나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떠돌았다 갈 곳이 없다~ 는 이유만으로 모두들 떠나던 날 나는 머물렀지 꿈과 희망은 머물러도 기다려도 다가오리라 생각했어 텅 빈 집들에 기억을 들어 앉히고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기억들과 옛이야기를 나누었지 넓은 들판에는 구름과 바람을 초대하였어 긴 강물에는 시간의 배를 띄었어 한껏 뛰며 어울릴 때마다 하늘을 더 파랗게 물들이던 노래소리 웃음소리 덧없이 자라는 잡초들을 의미있는 화초로 가꾸어갔어 꿈과 희망은 살며시 모르는 새에 다가와 나를 흠뻑 채웠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어 노을이 더 붉게 물들던 날 모두들 돌아오고 있었지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 휑한 모습들로 마치 어제 떠난 이들처럼 익숙하게 여장을 풀고 숨어 들어가듯이 텅 비었던 집들을 꼭꼭 채웠..

강남에 있었어, 비가 내렸어

강남에 있었어, 비가 내렸어 강남 삼성로를 걷는 동안 비가 내렸어 콘크리트 궁전이 빗물에 젖고 있었지 우산으로 스카이라인을 가리고 가로수가 많은 풍경을 따라 사진을 찍어 보았어 조금이라도 신작로를 들여 앉히고 싶었지 보도블록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땅속으로 스며들지도 풀잎들의 뿌리에 닿지도 못하고 물 웅덩이를 만들지도 못했지 바닥에서 튀어 오르고, 달리는 자동차에 부딪치고 나서 빠르게 드레인으로 향했어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처럼 비가 그치니 보도블록도 콘크리트 벽도 커다란 유리창도 금방 메마르고 비가 내린 흔적은 사라졌어 강남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였어 느릿느릿 나 홀로만이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보고 있었지 - 강남에는 비/BK ᆞ ᆞ 한강변을 걸었어. 잠수교를 따라 비가 내리면 강은 비에..

비 그친 후에, 예술.. 출장길에는 비

KIAT 업무상 춘천 출장 업무는 늦은 오후, 아침 기차를 탔다 여행을 위하여 춘천행, 경춘선을 탄다 수증기로 천지가 가득 찬 날 흠뻑 젖은 북한강은 다가왔어 강변이 없어졌어 물의 범람, 강은 모두 잠겼어 . . 종착역에 내렸어, 역 뒷쪽 길~ 강변으로 갔어 그래도 참깨꽃들은 곱게 대지를 수 놓고 있지 고소함 물살이 몇번을 쓸고 지나갔을까 강변의 모든 것들은 비에 흠뻑 젖어 있었지 강변에서 서 있었지 강을 넓게 둘러보았어 땅 위로 떨어지는 빗물까지도 의암호 여기에서 북한강과 소양강 두 줄기가 만나서 북한강이 되지. 두물머리까지~ 그리고는 한강 비는 지금도 종일을 내릴듯해 온통 물의 세계, 투명 우산 위의 빗방울들과 하늘 나루터에는 오가는 배가 없고,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 잔뜩 차오른 물결만이 가까이에서 ..

사람도 아니다

1987년 오늘, 우리는 승리하였다 모든 건 변하였다 이한열의 영정을 품에 안고서 눈물을 흘리던 청년 우상호의 순수한 정의마저도 청년 이인영의 열정어린 호소마저도 연세의 우상호는 당의 리더, 고려의 이인영은 통일부 장관이 되었다. 변하는 세월ᆢ ㆍ ㆍ 인사동은 변하지 않는다 오전 갤러리에는 그림들만이 있다 그의 그림인듯, 종일을 비가 내렸다 ㆍ ㆍ 비 내리는 창가, 오래도록 머물렀다 . . 상공회의소~ 에 왔다 6월 29일의 나는~ 변하지 않았다 종일을 일했다 ㆍ ㆍ 늦은 저녁, 곰탕의 맛도 변하지 않았다 사람도 아니다 변하지 않고 싶다고 변하지 않을 수 있다면 잊고 싶다고 잊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