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 와서 취하면 또 다른 세계가 되지
결국 우리는 다른 세계만을 찾아 헤매이다가
머물던 곳, 떠나온 곳마저도 아득히 잃어버리고
방랑자가 되어 더욱 더 먼 곳으로 떠나는 거야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사용되지 않는 비어진 공장, 창고들이
시간에 버림받은 채, 방치되어 있고
하나 둘, 브루어리와 전시장이 되어가고 있지
텅 빈 거리~ 저녁 어스름,
주점을 찾아 길을 나선다
걱정이 되어 찾아왔어
너도 나만큼 아플까봐 - 화해/BK
주점으로 가는 길
먼 타향에 저녁 어스름이 오면
마음은 텅 빈 술잔이 되는 시간
주점을 찾아 나서는 길가에는
걸어온 흔적들이 낮게 깔려있고
바람이라도 불면 선뜻 일어서는데
기억도 꿈도 흔들어 버리는데
그런다고 떠나는 날이 멈추어 설까
멈추어 선다고 해도 돌아설까
더 걸어갈 곳은 오늘 너머에 있지
이 밤은 잊으면서 머무르는 거야
오늘이 지나온 길을 접을 때까지
내일이 떠나갈 길을 펼 때까지
멀고 험한 길을 오래도록 걸어가다가
마주치는 순간의 행복이
인생의 참맛이라고 정의를 내려도
이 순간은 통한다
.
.
술이 차갑게 넘어갈 때는
혼돈과 울분으로
불길이 활활 타올라
그대로 두면 재가 되어갈 때
술이 부드럽게 넘어갈 때는
관용의 부족으로
모서리가 날카로워져
그대로 두면 날이 서 버릴 때
술이 뜨겁게 넘어갈 때는
돌이킬 수 없는 회환으로
마음이 차갑게 식어
그대로 두면 얼어버릴 때
술이 물처럼 넘어갈 때는
삶의 시달림으로
가슴이 황폐해져
그대로 두면 사막이 되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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