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BK(우정) 2022. 5. 2. 06:12

 

다른 세계에 와서 취하면 또 다른 세계가 되지

결국 우리는 다른 세계만을 찾아 헤매이다가

머물던 곳, 떠나온 곳마저도 아득히 잃어버리고

방랑자가 되어 더욱 더 먼 곳으로 떠나는 거야

 

 

 

LA 다운타운, Arts District에는

사용되지 않는 비어진 공장, 창고들이

시간에 버림받은 채, 방치되어 있고

 

하나 둘, 브루어리와 전시장이 되어가고 있지

 

텅 빈 거리~ 저녁 어스름,

주점을 찾아 길을 나선다

 

 

 

걱정이 되어 찾아왔어

너도 나만큼 아플까봐 - 화해/BK

 

 

 

주점으로 가는 길

 

먼 타향에 저녁 어스름이 오면

마음은 텅 빈 술잔이 되는 시간

 

주점을 찾아 나서는 길가에는

걸어온 흔적들이 낮게 깔려있고

 

바람이라도 불면 선뜻 일어서는데

기억도 꿈도 흔들어 버리는데

 

그런다고 떠나는 날이 멈추어 설까

멈추어 선다고 해도 돌아설까

 

더 걸어갈 곳은 오늘 너머에 있지

이 밤은 잊으면서 머무르는 거야

 

오늘이 지나온 길을 접을 때까지

내일이 떠나갈 길을 펼 때까지

 

 

 

멀고 험한 길을 오래도록 걸어가다가

마주치는 순간의 행복이

 

인생의 참맛이라고 정의를 내려도

이 순간은 통한다

 

 

.

.

 

 

술이 차갑게 넘어갈 때는

혼돈과 울분으로

불길이 활활 타올라

그대로 두면 재가 되어갈 때

 

술이 부드럽게 넘어갈 때는

관용의 부족으로

모서리가 날카로워져

그대로 두면 날이 서 버릴 때

 

술이 뜨겁게 넘어갈 때는

돌이킬 수 없는 회환으로

마음이 차갑게 식어

그대로 두면 얼어버릴 때

 

술이 물처럼 넘어갈 때는

삶의 시달림으로

가슴이 황폐해져

그대로 두면 사막이 되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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