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 1595

망각

2019년, 설날에 가능한 건강하고, 말끔히 보여야하는데ᆢ 셀카를 한번 보고, 부모님께로 들어선다 집안에는 먼저 온 식구들이 있다 부친께서, 큰 수술 후에 회복 중이신지라 근처 식당으로 인솔, 염소고기, 수육과 전골을 대접한다 여동생과 의림지까지 산책, 세시간여 2월 햇빛에 녹아가는 얼음 조형물 썰매를 타는 이들, 공어 낚시를 하는 이들을 본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 하루해가 들녘 너머로 지고 있다 . . 1960년대 내가 자란 마을은 충북 제천군 금성면 동막리 노황 금성면에서, 역사와 전통을 담은 기념책자를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쯤, 편집국에서 연락이 와서 고향에 관한 시, 몇점을 보냈더니 화가이신 아버지의 소개와 함께 실렸다 가족들과 함께 책장을 넘긴다 . . 내가 자란 마을, ..

한결같음

2022년 1월의 끝무렵의 업무들 편지가 왔다 5제곱미터 크기의 간판은 허가없이 설치가 가능하다 . . 자산 태그들 부착, 목록 정리 . . 디피 바꾸고, 글쓰기 토론 준비 . . 드레인 보수 창간호 토론, 수정과 보완~ . . 작업실 커튼 설치 준비, 빙초산 분무 준비~ 담 주에 한결같음 우린 늘 똑같고 한결같아요 일상과 세상은 조금씩 때로는 크게 변해가고 우리는 우리대로 적응하며 살아갈 뿐 우리가 달라지는 건 없죠 늘 여기에 이렇게 있어요 예순에서 (daum.net) 예순에서 2021년 12월 26일 항금리에서 아침을 맞이하다 아침과 저녁ᆢ 하루에 두번 오는 버스가 언덕을 오른다 항금리를 떠나다 커피를 마시다 예순에서 낙엽은 떨어질 때를 철새는 떠날 때를 알고 있습니 blog.daum.net

평창동 집ᆢ이야기들

평창동 집ᆢ이야기들ᆢ 4계절ᆢ ㆍ ㆍ 거울 대문 한 켠에 대문만큼 큰 거울을 놓았다 집을 떠날 때 하루를 살아갈 모습 집으로 돌아올 때 하루를 살아온 모습 그 모습을 보려 거울을 놓았다 얼굴만이 아닌 멋을 볼 수 있도록 외모의 멋만이 아닌 마음의 멋을 볼 수 있도록 머리에 품는 꿈 가슴에 담는 추억 아침의 떠나는 길 꿈을 품은 모습을 보며 밤의 돌아오는 길 추억을 담은 모습을 기원하며 오늘도 대문을 나선다 . . 목련이 지는 날 목련이 지는 날에는 목로주점에서 술을 마시자 하얀 꽃잎들이 검은 빛깔로 떨어지는 날 검은 뒷모습으로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자 잎보다 먼저 피는 꽃 철들기 전에 온 사랑이었다 봄을 먼저 알리는 꽃 사랑보다 먼저 너는 왔다 사계절을 기다려 짧게 피는 꽃 긴 기다림, 사랑은 짧았다 빛..

전달

출판사~ 자산 관리 시작~ 스티커 태그부터 만든다 을지로 방문~ 최소 수량 천매, 3만원 자산 천개의 대기업?~ 을 향하여 . . 일단 1번과 2번 전달 분교 수준의 국민학교 시절 반장 겸 총무이던 나와 엄마 같으시던 담임 선생님 새로 들어온 풍금에 자산관리표를 붙이며 따뜻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지 '이름표를 달아주면 정물도 생명을 갖지' 지금껏 앞으로도 그 말을 믿으며 딸아이에게도 말하고 있다 따뜻한 표정으로 '마음을 주면 정물도 생명을 갖지'

우린, 늘

2020년 2월 22일 2의 날인데ᆢ셋이 늦가을 풍경을 찾아서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껏 11월 ᆢ여기는 산책 물을 건너, 산으로 이어지고 우리의 걷는 코스 철길 놀이, 나는 심판 아내의 포즈가 더 안정적인 듯 징검다리를 건너고 실내로~ 서로를 찍어주기에 바쁘신ᆢ 밖의 빛은 여전히 곱다 안으로 들어오는 빛 서로 다른 곳에서 간섭, 반사, 회절, 흡수되면서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오래된 장식들에도 빛은 내려앉는다 소리도 없이 커피와 장미 꽃잎차 깊고 향긋한 맛 계절에 어울리도록 인근, 기산 호수의 산책 하루는 지나가고 ㆍ ㆍ 우린, 늘 어딘가를 향하지 그 곳이 어딘지는 몰라도 시선은 같아

소멸

눈 같은 눈이 내렸습니다 이런 날 우리 가족은, 양주 카페 오랑주리~ 에 가는 날입니다 마장 호수, 호반으로 그림같은 설경이 펼쳐집니다 언덕을 그대로 두고 철제 빔과 유리, 온실 구조를 설치하였죠 눈 내리는 거리 가볍게 눈이 내리는 날 카페에서 거리를 보며 눈처럼 가벼운 아메리카노 한 페이지 넘어가는 책장 목젖이 보이는 웃음도 눈시울이 젖는 울음도 눈송이로 날리는 추억 이렇게 흘러도 좋은 시간 너무 멀리 떠나지도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는 적당한 시야 적당한 거리 이렇게 흘러도 좋은 하루 그리움 속에 묻힌 슬픔 기쁨 속에 담긴 두려움 이별만큼 이어지는 재회 이렇게 흘러도 좋은 인생 통나무 난로들의 은은한 열기 풍성한 열대 수림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열대 숲에서 창밖, 설경을 바라봅니다 짙은 거피맛은 더 짙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