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들/인생! 사연들

망각

BK(우정) 2022. 3. 3. 20:43

2019년, 설날에

 

 

가능한 건강하고, 말끔히 보여야하는데ᆢ

셀카를 한번 보고, 부모님께로 들어선다

집안에는 먼저 온 식구들이 있다

 

 

부친께서, 큰 수술 후에 회복 중이신지라

근처 식당으로 인솔, 염소고기,

수육과 전골을 대접한다

 

 

여동생과 의림지까지 산책, 세시간여

2월 햇빛에 녹아가는 얼음 조형물

썰매를 타는 이들,

공어 낚시를 하는 이들을 본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

하루해가 들녘 너머로 지고 있다

 

.

.

 

 

1960년대 내가 자란 마을은

충북 제천군 금성면 동막리 노황

금성면에서,

역사와 전통을 담은 기념책자를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쯤, 편집국에서 연락이 와서

고향에 관한 시, 몇점을 보냈더니

화가이신 아버지의 소개와 함께 실렸다

가족들과 함께 책장을 넘긴다

 

.

.

 

 

내가 자란 마을,

이제는 군부대가 들어서있는 동막

고향의 작가~ 로 소개되시는 부친,

화가 겸

동막국민학교 주상근 교감선생님

 

아버지와 읍내 장터에 다녀오던 느낌

멀리 떨어진 철길로 벗들과 놀러다니던 기억

국민학교 교정, 그리고 서울로 떠나던 날

다소 유치한 글귀들에 가슴이 짠~ 하다

 

 

어머니는 생신 선물로 드린 시화~

주례 후에 받은 작은 선물을

벽에 걸어놓으셨다

 

12시 기차를 타러 제천역 가는 길

외삼촌을 잠시 보고, 플랫폼에 선다

가능한 건강하고, 말끔히 보여야하는데ᆢ

셀카를 한번 보고, 4호차로 들어선다

 

 

기차가 치악산 자락을 지나고 있다

 

망각

 

시간이 밀려오면

추억은 섬이 되어가고

시간 아래로 깊이

언젠가는 잠겨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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