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여행, 어디론가 365

향수

싱가포르에는 이슬람 거리가 있다 술탄 모스크(마지드 술탄)를 중심으로 하지 래인, 바그다드 거리, 칸다하르 거리, 부소라 거리, 그리고 무스카트 거리 향수,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들만의 추억, 향수가 있다 ㆍ ㆍ 향수/BK 검게 떨어진 목련이 다시 피고 꺾인 갈대가 일어서는 마음이 있다 힘에 겨워서 털썩 주저앉더라도 웃음이 스치는 옛모습이 있다 나 지금, 노쇠하고 초라하여도 생각만으로 반짝이는 고향이 있다 언젠가 떠나는 날, 어딘가에서 떠올리며 눈감을 수 있는 향수가 있다

투니스의 메디나는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

낯설음 그리고 피로와 어느 정도의 무기력ᆢ 그날은 룸에 머물고 싶었다 그러나, 멀리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소리들 자꾸 나를 끌어당긴다. 일어서자 투니스의 메디나, 튀니지 그 뒷골목, 속살 깊숙이로 들어간다 이슬람 국가에는 어디나 구시가지, 메디나가 있지만ᆢ 투니스의 메디나는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들이 되어 하염없이 걸었고 지친 발걸음이 향한 뒷골목의 카페 허브를 띄운 그들의 커피에서는 시간의 향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부르기바 대로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의 중심 프랑스 상제리제 거리를 모방한 길 이 길의 끝, 프랑스문 뒤에는 프랑스 뒤의 중세 아랍이 공존한다 중세 유럽을 뒤로 하고 아랍으로의 길 전통시장인 수크를 따라 오르면 중세 아랍의 구시가지 메디나, 그 뒷골목들을 만난다 투니스를 찾는 사람들은 프랑..

Smolenice Castle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60km쯤 떨어진 작은 도시 트르나바 산 중턱에는 Castle Europe이 선정한 '100개의 아름다운 성', '스몰레니스 캐슬'이 있다. ㆍ ㆍ 스몰레니스성을 오르는 길 (daum.net) 스몰레니스성을 오르는 길 해질 무렵이 아름답다는 성 그 성을 가기 위하여 브라티슬라바에서 트르나바, 트르나바에서 스몰레니스로 기차와 버스, 그리고 도보로 찾아가는 만만치 않은 여정 늦은 하오, 성이 보이는 지점 blog.daum.net 스몰레니스성을 오르는 길 (daum.net) 스몰레니스성을 오르는 길 해질 무렵이 아름답다는 성 그 성을 가기 위하여 브라티슬라바에서 트르나바, 트르나바에서 스몰레니스로 기차와 버스, 그리고 도보로 찾아가는 만만치 않은 여정 늦은 하오, 성이 보이..

2월의 끝무렵, 교토 다이가쿠 ~

5년전, 2월의 끝무렵, 교토 다이가쿠, 겨울 방학의 방문 출장을 마치고ᆢ얻은 3일의 휴가ᆢ 남은 옷으로 사흘을 떼우고 남은 돈은 다 썼다ᆢ 교토, 나라, 그리고 오사카를 하루씩 걸었다~ 느리게 꼼꼼하게ᆢ 교토에 오면 고전이 있다. 절, 신사, 전통 주택 모두가 역사이고 전통이다. 경주같다 교토에 오면 시간을 걷는다 천년의 고도, 그 시간을 지나면 깊고 오랜 맛, 그리운 과거 교토에 오면 공간을 옮긴다 천년의 고도, 그 공간을 지나면 깊고 오랜 맛, 그리운 경주 이자카야는 매일을ᆢ갔다ᆢ ㆍ ㆍ '나라'에서는 절과 사슴이 명품이다 잘 정돈된 고전과 자연, 걷다가 앉았다가 생각없이 일정없이 무작정 걷고 싶은 어느 날 오후 지나간 시간의 그림자를 찾아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을 찾아 빛이 가는 곳으로, 바람이 ..

늦가을, 시나이아에서 ~

몇해전ᆢ늦가을 나는 가장 늦가을다운 곳에 있었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북으로ᆢ150여키로를 올라가면 순결을 지켜온 알프스가 있다~ 소박한 역에서 새벽 기차를 내리면 아침 해와 함께 수채화가 되는 마을 카르파티아의 진주 시나이아가 있다 알프스 풍의 트란실바니아 고전중의 고전 시나이아 수도원 그림 엽서속의 펠레슈성 이들이 있어서만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 마을 그대로가 알프스이고 고전이고 그림 엽서가 된다 사파이어빛 하늘 아래 황금빛 산과 수정빛 물결 금빛 루비빛 단풍들 그 빛깔로 채색된 양철지붕들 깃대처럼 솟은 첨탑들 정지된 것들 뿐만이 아니다 낮게 흐르는 구름 안개 산이 움직이는 듯 하다 바람과 안개비와 해는 무지개를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을 곳곳에 옮겨 심는다 트란실바니아 알프스 부채지산을 본다 ..

이스탄불을 걷다

종일을 걸었다 365일을 걷는다고 콘스탄티노플, 그 넓고 깊은 캔버스 위 한 점이라도 될까 한 시대의 화려함 그리고 시간, 그림자의 전설이여ᆢ ㆍ ㆍ 오랫동안 칩거하였던 그 문을 나섰을 때 햇살에 눈이 부셨고 바람은 싱그러웠다 들판을 거리를 자유로이 떠돌았고 아지랑이와 멀리 나르는 민들레 홀씨 짙다 못해 검어진 녹음을 보았다 그리고 젊고 잘생기고 수려하게 늙어가는 아름다운 이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었다 이제 씨앗을 떠나 보낸 민들레는 시들고 짙은 녹음은 땅 위로 낙엽들을 뿌린다 아름다운 이들의 눈은 총기를 잃어가고 들판을 지나 지친 몸으로 돌아온 나는 칩거하였던 곳으로 돌아가려 한다 햇살을 만났던 그 오래된 문을 연다 곁의 사람들은 각자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그 곳을 걷고 또 걸었다. 누구에게나 그 곳은..

몽마르뜨 언덕에서는 반나절쯤 머물만하다~

어느, 비가 그친 날, 오후 여유가 있다면, 몽마르뜨 언덕에서는 반나절쯤 머물만하다 먼저, 시크레쾨르 대성당에서의 기도 낮의 일상들 그리고, 밤의 아경까지~ 기다리고 머물러야 하는 스토리 때문이다 언덕 위에 있는 성당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일까 피조물들을 품에 안고 싶어서일까 ㆍ ㆍ 몽마르뜨~는~ 몇번을~ 목마르도~록~ 올랐지만 삼위일체가 되면, 더할 나위가 없는 축복이다 짧은 비가 내린 후, 깨끗하고 맑은 날, 기~인 가시거리 여전한 화가들의 그림 그리고 아이들의 합창, 셋 모두를 만난 날이다 몽마르뜨 언덕 위, 사크레 쾨르 성당 천사들의 합창을 듣는다 높고 성스러운 곳에서 밝고 깨끗한 음성들이 멀리로 울려 퍼진다 그들을 바라보며 영혼을 씻기우는 순간 하늘에서 빛이 내린다 ㆍ ㆍ 밤의 몽마르..

가을, 늦가을~ 훗카이도

가을, 늦가을~ 훗카이도 오비히로에서 시호로~ 를 향하는 길 끝도 없이 펼쳐지는 해바라기들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 오마 샤리프의 닥터 지바고 안토니오나 지바고라도 된 듯ᆢ 해바라기와 섰다 가슴으로 안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담는 곁에 머무르지 못하고 멀리서 그리워하는 덧없이 홀로 기다리다 외로이 사라져가는 해바라기 사랑 BK ᆞ ᆞ 그리고, 시호로~ 자작나무들, 헤세의 '자작나무'ᆢ 모두가 아는 후라노, 비에이~ 를 건너뛸 만큼 아무도 모르는 시호로, 자작나무 들판으로 오고 싶었다 시호로ᆢ 자작나무 들판을 걷다. 자작나무ᆢ백양나무ᆢ 은사시나무ᆢ 비슷하면서도 다른 나무이지만, 나는 모두 자작나무로 칭한다ᆢ 구별이 어려워서ᆢ 그리고 모두에게ᆢ'자작'ᆢ의 칭호를 주고 싶어서ᆢ 비오는 밤, 자작나무가 되리 어둠 ..

혼돈

2년전, 오슬로에서 나는, 바닷가로 떠났다 오슬로도 해안 도시이지만 더 먼 바다를 향하고 싶었다 노르웨이의 항구 도시 모스에서도 한뼘을 더 들어가는~ 마치 내륙과 이어지는 섬 같은 곳 Resfsnes, 나는 여전히 마을 이름의 발음을 모른다 바다쪽으로 걸었다 자작나무가 반짝이는 하늘 덤불 안으로 작은 벤치가 보였다 앉아본다. 카메라를 더 가까이로~ 조금 더 들어갔다 바람이 적당히 불어오는 곳, 바다 내음이 점점 짙어진다 물놀이, 행복하고 소중한 가족의 모습 옆길로 걸어 더 바다쪽으로~ 더 다가선다. 카메라 앞으로~ 안녕, 바다여 파도 소리는 멀어지는데 예테보리로 가야하나~ 커다란 나무 아래의 벤치, 앉았다. 사진에 어울리는 풍경, 한 컷 혼돈 먼 곳을 보네 오랜 이야기만큼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옛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