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가을, 피정에서

BK(우정) 2019. 6. 30. 19:45

 

 

까리따스 수녀회의 한국 첫 본원이었던 곳

예상대로, 평일 낮,

이 시간 즈음에는 방문객이 없다

이 좋은 한옥, 뜰, 전시실, 

그리고 피정의 방에서

적어도 두세시간은 머무를 수 있겠다

 

 

 

 

 

 

 

 

밖에서는 격하게, 쉴 틈 없이 살다가도

이렇게 자리를 하면, 많은 일들이 멀어져간다

고요와 여유가 오는 순간이다

 

 

 

 

 

 

 

 

 

 

 

 

 

가을, 피정에서

 

생각의 자유를 찾는다

미루고픈 생각은 미루고

잊고픈 생각은 잊고

텅 비어진 뇌의 공간에

가을 바람, 햇빛을 들인다

 

문 밖, 창가의 가을이

안으로 성큼 들어온다

가을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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