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뚜벅이의 하루

쿠알라룸푸르

BK(우정) 2022. 8. 7. 20:09

5년전

 

쿠알라룸푸르~

 

 

도착한 날 한 잔은

적응의 묘미가 있지

.

.

 

시작하기 전에 뭐든 친해지는 거야

사람도 일도 기쁨도, 심지어 슬픔마저도

 

어차피 어울려야 할 인연이라면

.

.

 

 

정오~ 덥다~

킬케니 한 잔

.

.

 

무리로 있어도

홀로 머물러 보자

밝은 들판 위

홀로 어두운 미루나무 그늘처럼

 

밝은 세상과 환한 웃음 소리는

한 순간의 파티일 뿐

잠들 곳은 침울하고 외진

쓸쓸한 모퉁이일뿐

 

어울려 가도

홀로 돌아서 보자

높은 하늘아래

홀로 내려오는 산그림자처럼

 

 

 

그를 만났다

 

그리고,

잘란 알로 야시장

밤을 잊은 이들로 가득하다

 

 

낮의 모든 풍경들은

밤의 어떤 풍경들이 되고

 

낮의 모든 사람들은

밤의 어떤 사람들이 되고

 

.

.

 

 

우정

늘 그저 그렇게 늘 변함이 없이

실로 어려운 것

.

.

 

 

인연,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

어느 한 포인트에서

분명히 함께 있었다

.

.

 

그들을 찾아, 더 깊숙이로 들어갔다

 

가끔은 그들의 흉내를 내어보자

그들이 될 수는 없겠지마는

그들의 겉모습이 되어보자

서울에서는 진로에 취하지만

전북과 전남에서는 보배와 보해

경남에서는 무학 소주가 좋듯이

그 곳에 가면 그들이 되어보자

혹시라도 나도 모르는 내가

나도 모르는 새에 다가와

지워지지 않는 반점이 될지

드러나지 않았던 모습이 될지

그 곳에 가면 변장을 하여보자

.

.

 

 

일은 일이다.

수고한 스텦들~

.

.

 

중국인들?~

 

 

굳이 구분할 이유는 없잖아

일하는 것과 노는 것

어차피 융합의 시대인데

노는 마음으로 일하고

일하는 마음으로 놀고

뭐든 즐거운 마음이면 되고

뭐든 싫으면 안하면 되니

티끌이 모여 태산이고

오늘이 모여 인생이니

오늘을 희생할 이유는 없잖아

.

.

 

  

혼돈이 정리가 되는 건

순간이야

먼저 다른 생각들을

다 놓는다면

 

 

뱅기 타기 전, 하오의 이별주

.

.

 

웃음 한 장, 이야기 한 장

책장은 또 넘어가네

 

언젠가, 햇빛 좋은 날 오후

커피향 오르는 뜨락에서

여윈 손가락으로 책장을 열면

 

빛바랜 웃음들, 희미한 이야기들

깨어진 유리 조각들로 반짝이겠지

눈물 방울들로 반짝이겠지

 

-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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