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공장이다. 국화빵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 번 그 투입구에 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 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소리와 함께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 년 간 하루 십 킬로의 로드웍과 섀도 복싱 등 피눈물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버스타 스탤론이나 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면 세 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 장군의 아들 중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악세사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 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버 헤어스타일로 무장할 것. 그걸로 끝나나? 천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