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사람과 예술 189

시인 허영자

빛나는 삶의 편린을 다중적 다의적 의미로 에 담아 감미로운 선율로 읊었던 허영자 시인의 시편들은 깊은 내면의식을, 드러냄이 아닌 감춤에서 오는 내밀한 향기로 ‘보다 천천히’ 라는 ‘미끄러짐의 미학’ 을 교시하고 있다.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 묻은 냄새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생선비린내가 난다.’ 는 표현처럼 선생님과의 만남은, 한 순간의 격정이나 분노도 잠재워 마음에 평정을 안겨주는 변화의 힘을 지니고 있어 행복하다 지난해 8월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 심사위원장으로 강릉을 다녀가신 후 어느덧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을 맞아 쌍마문학회(회장 최흥집)와 강원시사랑회(회장 이부녀)가 공동 주최하는 송년 문학 행사에 “현대시와 모성 이미지” 라는 주제의 문학 특강이 있어 다시 천년의 시향(詩鄕) 강릉을 찾..

종교 개혁에 관하여

[종교개혁 500년-종교개혁의 현장을 가다] (상)-마르틴 루터 이전에 얀 후스가 있었다 그 무렵은 새벽이었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기치를 올린 게 1517년. 그로부터 꼭 98년 전이다.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을 때였다. 독일 남부의 도시 콘스탄스에서 화형식이 열렸다. 종교개혁을 알리는 새벽닭의 죽음, 주인공은 얀 후스(1369~1415)다. 체코의 저명한 신학자이자 가톨릭 사제였다. 프라하 대학의 신학부 교수와 총장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당대의 명망가였다. 그런 후스를 화형에 처한 이는 다름 아닌 로마 가톨릭이었다. 올해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최근 종교개혁지 순례차 독일 콘스탄스를 찾아갔다. 거대한 호수를 낀 채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무척 아름다운 휴양도시였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