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사람과 예술 189

김우중 회장...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지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 간 투병 생활을 했으며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경영 신화'의 몰락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지내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했으며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 만에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사재를 출연해 세운 아주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입원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받다 외환위기 직후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추락하..

스카버러의 시장, 사이먼 & 가펑클

번안곡의 제목이나 노랫말은 원곡과 꽤 동떨어진 경우가 있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정서가 다르고 사물에 대한 표현이나 서사가 다르니 그럴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번안곡으로 알게 된 노래는 원곡의 내용이나 표현과 무관한 것일 때도 적지 않다. 1970년대를 전후하여 꽤 높은 인기를 누렸던 트윈폴리오의 노래 ‘웨딩 케이크(Wedding Cake)’나 조영남이 번안해 부른 노래 ‘프라우드 메리(Proud Mary)’ 같은 노래가 그 좋은 예다. 코니 프랜시스가 부른 원곡 '웨딩 케잌'에는 ‘사랑의 상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10년 차 주부가 ‘결혼과 결혼 후의 삶’을 담담히 고백하고 있을 뿐이다. 조영남이 부른 번안곡 ‘물레방아 인생’은 ‘세상만사 둥글둥글, 호박 같은 세상’을 정처 없이 ..

루벤스, 시몬과 페로

지난 3월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뜬금없이 명화 이름이 등장했다. 바로 루벤스의 . 임 전 차장은 이 작품을 두고 “얼핏 보면 포르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사형(굶겨 죽이기)을 받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모유를 먹이는 딸의 효성을 담은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겉보기로 이 그림을 판단하는 것이 잘못됐듯이, 검찰이 내세운 피상적 증거로는 사건의 진실을 판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루벤스는 자신의 그림이 사법농단 재판 피고인의 자기변호에 쓰이게 될지 예상이나 했을까? 그림 속 이야기는 로마의 역사학자 발레리우스 막시무스의 책 에 나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몬이라는 이름의 노인이 죄를 지어 아사형을 받게 되었다. 아버지를 그냥 굶길 수 없었던 시몬의 딸 페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