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따라 954

회의 많은 날의 회의

대전에서의 아침인데ᆢ청주 해장국 연구재단 가는 길~ 버스 창밖의 하늘이 높다 정거장에서 내려, 걷는 길~ 가을의 느낌 배롱 나무꽃이 한창이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대전역 앞 골목 오래된 국수집, 4천원의 맛~ 수서행 ktx~ 판교, 반도체 협회~ 회의 또 회의~ 저녁은 사양하고~ 집으로~ 밥 먹으러 간다~ 한국인들, 넘 열심히 살아여 ㆍ ㆍ 회의 많은 날의 회의 오늘 하루도 일 그리고 또 일 일만 하다가 하루가 가네 언젠가 일을 멈추는 날 오늘 하루가 그리울까? 부러울까?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가는데 화살은 과연, 과녁을 향하고 있을까?

황홀

Bistro Bij ons, 암스테르담 아ᆢ 발음은 모르겠다~ 탭 비어, 더치 푸드도 좋지만~ 운하 옆, 테이블이 더 좋다 황홀 어느 날, 한 순간은 영원같아요 어젯밤 꿈은 여전히 남아있고 내일은 모두 오늘로 온 듯 해요 아지랑이처럼 어지러워져서 사방으로 피어오르죠 마음도 몸도 추스릴 수가 없어요 이런 날은 누가 날 좀 잡아주세요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될 듯 해요 한줄기 바람으로 흩어질 듯 해요

타지에서

전주발 서대전행 무궁화 열차는 ~ 삼례~ 익산~ 함열~ 강경~ 논산~ 계룡~ 을 지난다 서대전역 도착, 하루 묵을 곳을 찾고ᆢ 가볍게? 한잔~ 하루가 또 이렇게 간다 타지에서/BK 차창가에 머무는 동안 풍경들은 빠르게 지나갔어요 늦은 밤 기차역에 내리니 어지러운 불빛들이 너무 밝아요 눈을 감아도 길은 보이죠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할 뿐 그저 남겨질 뿐이예요 한때는 모르는 길을 헤매었지만 이제는 아는 길도 방황을 하죠 어디쯤 서 있을까요 오래도록 머물 곳은 어딘가요 기차가 더 먼 곳으로 가듯이 그림자만 앞서 사라지고 있어요 그저 혼자일 뿐이예요

산책

암스테르담, 두 시간 산책 보고픈 이들을 먼저 찍는다 고흐와 안네~ 둘을 지나는 경로~ ㆍ ㆍ 산책/BK 하루를 나서며 어디를 들를까, 누구를 만날까 멈칫거릴 여유가 있었더라면 더 즐거웠을 걸 오래 전부터 정해진 볼일과 업무, 정해진대로 가네 정해진대로 왔네 반펑생 이르기까지 오늘도 정해진대로 가네 바람길을 들를까, 구름을 만날까 여유조차 여유로 멈칫거리니 더 즐거울 듯하네

맺음하며

함부르크~ 암스테르담 연결 비행기를 타지 못하여서~ 경유지였던 암스테르담이 여행지가 되었다 함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오스나브뤼크역에서 갈아타고 도착한 암스테르담 중앙역, 두시간 반 여유~ 짐부터 맡기고 반 고흐 미술관~ 얼굴만 보고ᆢ 안네의 집, 사진만 찍고 운하 옆 노상 카페에서~ 맥주와 슈니첼~ 로 초스피드 마무리~ 드디어 뱅기 탄다~ ㆍ ㆍ 맺음하며/BK 마무리는 화끈하여야지 내 뜻대로 시작하지 못하였다면 마무리는 뜻대로 해야지 언젠가 한 세월이 지난 후에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화려한 날들이었다고 돌이킬 수 있도록, 그렇게 오늘을 살고, 내일도 살아가야지 겸허하면서도 용기가 있게 느리면서도 정확하게 오늘 하루를 또 넘겨야지 높이 떠도는 구름 하루를 넘어가는 태양처럼 여유로운 정열로 사라져가야지

자조

모스크바 2박 후 비행기로 노르웨이 오슬로 도착 렌터카로 내려간다 스웨덴 국경은 차로 덴마크 국경은 배, 페리로 독일 국경은 기차로 네덜란드 국경은 비행기를 못타서 다시 기차로 네 개 국경을 한 나라처럼 지났다 부럽다 자조/BK 구름도 바람도 유유히 지날 수 있고 새도 토끼도 맘껏 넘을 수 있는데 사람에게만 꽉 막힌 한심한 장벽이 한반도에는 있다오. 부끄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