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느낌과 감상 89

'하마다'에서

요론섬, 요로지마 시간도 통신도 사라진다는~ 영화 '안경'의 무대이다 영화의 끝무렵 떠나는 길, 타에코는 차창 밖으로 떨어진 안경을 줍지 않는다 내가, 30여년을 쓰던 안경을 벗은 이유와 같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쉼'이 있는 영화 진정한 휴식~ 이다 ㆍ ㆍ '하마다'에서/BK 묻지 않는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왜 사는지, 그리고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지니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답하지 않는다 잔잔한 일상이 소중할 뿐

정의

메종 드 히미코, 히미코의 집 나름 보증수표, 이누도 잇신~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 외로움,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 삶을 마무리하며~ 정치, 종교, 그리고 철학 이야기처럼 답이 나올 수 없는, 사람마다 다른 관점, 생각들이다 그런 이슈는, 혼자 느끼고 정리해가야 한다는, 그렇지만 함께 품고는 가야 한다는 생각~ 여튼, 섬세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영화 ㆍ ㆍ 정의/BK 과거를 기억하는 미래 빈곤을 경험하는 풍요 소수를 품고 가는 다수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닷가 마을 가마쿠라에 살고 있는 ‘사치’, ‘요시노’, ‘치카’ 그리고 늦게 합류한 '스즈' 네 자매의 살아가는 이야기 나쁜 사람, 자극적인 장면, 심지어 클라이막스~ 도 없다 그래도, 잔잔한 감동과 즐거움이 있고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다 ㆍ ㆍ 바닷마을 다이어리/BK 인생살이는 뜨게질 같아 같은 실뭉치라도 서로 다르게 엮어가지 하루하루를 한땀씩 이으며 언제가, 어떤 옷을 입게 될까 생각하고, 기다려지지 뜨게질 옷이라면 맞지 않거나, 되물릴 이유는 없지 일상은 같아 보여도 하루의 색깔은 조금씩 달라 일상은 그저 그래도 인생의 색깔은 다양하지 너무 꼭 맞지도, 헐렁하지도 밋밋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고운 이들의 다이어리 바닷가 마을에서 엮어지고 있지

좀머씨

좀머씨 이야기, '콘트라베이스'와 '향수'의 파트리크 쥐스킨트 철저한 은둔형 작가, 그가 신비로워 그의 글을 읽는다 사실, 나도 은둔형~ 이고 싶은데ᆢ '좀머씨 이야기'는 중편 소설이라지만 햇살이 먼지 낀 유리창을, 겨우 비집고 들어오는~ 한가로운 하오의 산책, 두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좀머씨보다는 소년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산책하듯이 읽고 나면, 소외된 좀머씨만 기억에 남고 결국은 다시, 파트리크 쥐스킨트~ 만 궁금해진다 ㆍ ㆍ 좀머씨/BK 우리는 모두 좀머씨이지만 이를 부정하기 위해, 오늘도 산다 오늘을 살며, 그를 잊지만 언젠가, 우리는 모두 좀머씨가 된다

사랑, 혼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사랑은 이기적이지만, 이별은 더 이기적이다? 아니다. 장애인의 동정, 특별한 사랑이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랑이었을 뿐 이 영화는 두터운 옷을 입었을 뿐 초록 잎새들, 밝은 햇살이 등장하고 흰눈은 커녕, 겨울 풍경은 거의 보이지를 않는데 나는 왜, 늘 겨울 영화라~ 생각하는 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시려서, 더 따뜻해지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그리고 나는, 해피 엔딩~ 으로 정의한다 ㆍ ㆍ 사랑, 혼돈/BK 사랑의 의미는 하나 유효 기간은 영원, 과연 그럴까? 사랑은 동정에서도 오고 공감, 동경, 신비에서도 올 수 있다 사랑의 의미는 여럿 유효 기간은 사랑마다 다르다 사랑에, '옳고 그름'은 없다 과정도 진실, 이별도 진실이라면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황혼의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 은 40년 동안 서로를 의지하고 배려하며 이해해 온 노부부에게서 결혼에 대한 판타지나 극적인 로맨스를 억지로 끌어내기보다는, 눈빛만으로 서로의 생각을 읽고 배려하는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낸 드라마작품이다. 영화 제작진은 속 뉴욕 브루클린이 기존 영화에서 화려하게만 보였던 이미지와는 달리 일상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공간으로 그려져 국내 관객에게 가슴 따뜻하고 친근한 브루클린의 매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알렉스(모건 프리먼)’의 작업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뉴욕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잇는 윌리엄스버그 다리, ‘루스(다이안 키튼)’와 ‘알렉스’가 투닥거리며 걷는 모습 뒤로는 보이는 뉴욕의 거리, 애견 ‘도로시’와 ‘알렉스’가 산책하는 뒤로 보이는 그라피티 등 평범한 브루클린의 모습이 영화 속에는 오롯이 담겨있..

순리

그들도 우리처럼 1990년도에 만들어진 영화 실제 배경은 80년대 초반, 나의 대학 시절이다 탄광촌으로 도피한 운동권 학생과 그 곳에서 형성된, 작은 권력들의 생태계 어느 곳에서나 가진자와 못가진자 한쪽편으로만 기우는 사람들 저항, 그리고 사랑 이야기들은 비빔밥의 밥과 나물들처럼, 조화 또는 부조화로 엉키고 반죽이 되어있다 30여년이 훌쩍 넘은 그 끈적거리면서도 서글프고 한편으로는 고왔던 감정들이 기지개를 켠다 문성근, 심혜진, 박중훈~ 80년대의 노동운동, 탄광촌, 그리고 사랑 우리 젊은 날의 영화, 세번째?~ 또 열심히 보았다 문성근이 주연을 한 영화 중에서는 최고로 생각되는데~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도 눈을 뜨고 있는 이유 - 사랑/BK 순리 지나고 나면 기억은 추억이 되고 상처는 흉터로 남고 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