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일상의 지식 257

뜨거운 물이 빨리 언다... 음펨바 효과

10대 소년 시절에 중요한 발견을 한 이들은 대부분 훗날 뛰어난 수학자나 과학자가 되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과학자가 아닌 평범한 학생도 놀라운 발견을 한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음펨바 효과(Mpemba Effect)’이다. 음펨바 효과란 같은 냉각 조건에서 높은 온도의 물이 낮은 온도의 물보다 빨리 어는 현상을 지칭한다. 일반 사람들의 상식과는 다른 과학적 사실이라 예전에는 다소 생소하게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대중매체 등에서 자주 등장하면서 대중들에게도 비교적 알려지게 되었다. 즉 텔레비전의 과학 관련 프로그램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도 매우 추운 극지방 등에서 뜨거운 물을 공중에 흩뿌려서 곧바로 얼음으로 변하게 만드는 음펨바 효과 실험 장면이 등장하곤 한다. 음펨바..

인공 염료, 대단한 10대~ 퍼킨

수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10대 시절에 중요한 발견을 한 이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로서 인공 염료를 처음 발견한 화학자 퍼킨(William H. Perkin, 1838-1907)이 있다. 그는 천재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는 않았으나, 어릴 적부터 화학에 심취하여 열심히 매진한 끝에 일찌감치 큰 업적을 남겼다. 퍼킨은 영국 런던에서 부유한 토목 업자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퍼킨의 부모는 그가 화학을 공부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굳은 의지를 지니고 있었던 그는 15세의 나이에 왕립화학학교에 입학하였고, 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는데 행운도 그의 편이었다. 즉 그는 학교에 입학한 지 2년 후에 독일 출신인 호프만(August W. Hofmann, 1818-1892) 교수의 조수로 일하..

허블 망원경, 서른살...

가장 영향력 있는 망원경으로 꼽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난 24일로 발사 30주년을 맞이했다. 주거울 지름 2.5m, 총 길이 13m, 무게 12.2t의 허블 망원경은 지상 약 600㎞ 궤도에 위치해 지상 관측소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우주 현상을 연구할 수 있다. 우주방사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허블 망원경이 30년간이나 버틸 수 있었던 까닭은 우주비행사의 주기적인 방문 및 수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허블 망원경의 결함이 처음으로 발견된 건 발사된 바로 그해 5월 20일 첫 사진을 보내왔을 때다. 이미지가 일그러져 주거울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미 항공우주국(NASA)은 3년 후인 1993년에야 우주비행사를 보내 허블 망원경을 수리했다. 이를 포함해 허블 망원경은..

데이비와 리터, 자가 실험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는 1778년 영국에서 태어나 과학자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며 영광스러운 왕립학회장까지 지냈다. 가장 잘 알려진 업적은 화학에 관한 것인데, 마침 새로운 원소들이 잇따라 발견되던 시절이 그의 전성기였던 덕분에, 데이비는 1807년에 칼륨과 나트륨을 발견하고 이듬해에 칼슘, 스트론튬, 바륨, 마그네슘, 붕소를 발견했다. 실생활에서도 ‘데이비 램프’라는 그의 발명품이 유명했다. 당시의 탄광에서는 조명등의 불꽃이 갱도에 들어찬 가연성 기체들에 옮겨붙어 일어나는 폭발사고가 빈번했는데, 데이비램프는 그런 폭발의 위험을 대폭 감소시킨 새로운 안전등이었다. 원리는 등의 심지 주위를 촘촘한 철망으로 감싸 심지에 붙은 불꽃이 철망 바깥으로 삐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원..

전자기 이야기

19세기 초반 조선의 한 가정집. 유리공 모양의 신기한 장치에 많은 구경꾼이 몰려들었다. 이윽고 누군가 이를 돌려서 불꽃을 만들자 많은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짜릿짜릿한 느낌을 전달시킨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집필한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오는 진풍경이다. 뇌법기(雷法器)라는 이름의 장치는 바로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기계로서, 17~18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과학실험이 일본을 거쳐 서울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역사 속 전자기학 이야기를 전달하는 강의가 지난 21일 진행됐다. 사이언스 클래스 세 번째 시간인 ‘어서와, 과학사는 처음이지?’다. 강의를 맡은 임경순 포항공대 교수는 수 천 년에 달하는 전기와 자기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고도 흥미롭게 전달해 과학사의 권..

QLED vs. OLED, 시장 점유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국 화웨이의 합류 선언에 따라 OLED TV 진영은 글로벌 19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반면 프리미엄 TV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QLED TV 제조사는 4개로 정체된 상황이다. 그러나 Q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선전에 따라 QLED의 점유율은 오히려 커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8일 자사의 첫 OLED TV 'X65'를 공개했다. X65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으로, 1.2㎜의 베젤로 몰입감을 극대화 했다. 두께도 24.9㎜에 불과하다. 화웨이는 2만4999위안(약 430만원)의 가격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의 합류로 OLED TV 진영은 총 19개 제조사가 ..

산소의 발견, 그리고 라부아지에

과학의 역사는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누가 무엇을 언제 발견했다는 기록이다. 언뜻 생각하기엔 여기에 뭐가 어렵고 복잡한 게 있을까 싶다.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고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것처럼 모든 게 명쾌해 보인다.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한 경우가 많다. 과학적 발견의 경우 발견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 기체를 발견했다는 건 어떤 기준으로 정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은 특정 기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해냈는가 여부이다. 둘째는 그 기체의 화학적 성질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는 그 기체의 화학적 정체성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셋째 기준은 그 기체를 발견자가 새로운 기체로 규정하는가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발..

어니스트 로렌스, 높은 에너지의 물리학

1919년 영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질소 원자의 핵에 알파선으로 충격을 가하고 헬륨 핵을 흡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물리학의 새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에는 한계가 있었다. 핵반응에 사용되는 헬륨을 자연의 방사성 원소에서만 얻어야 했기에 그 양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실험을 진행하는 데 충분한 원자 입자가 필요했던 러더퍼드는 결국 1927년에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에게 고에너지 입자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고에너지 입자를 생산할 수 있는 장치가 고안됐다. 미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로렌스가 발명한 사이클로트론이 바로 그것. 사이클로트론은 자기장과 교류전압을 이용해 입자를 가속시켜 새로운 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