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서
빛을 좋아한다 빛은 창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창을 좋아한다 창, 창가의 글들 . . 가을의 들창 가을 들창가에는 늘 붉은 낙엽이 쌓입니다 예쁘기도 처절하기도 한 이맘때면 내 마음도 붉습니다 봄과 녹음을 겪어 온 상흔 그리움과 쓸쓸함 그 상처를 안고 긴 동면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며 붉은 눈으로 붉은 낙엽을 바라봅니다 마음을 겪고 다쳐서 흐르는 선혈마냥 가을 들창가에는 늘 붉은 상흔이 쌓여갑니다 . . 창 밖을 보며 공학관 2층 204호 처음 그 문을 열었을 때 창 밖 풍경이 다가왔습니다 정겨운 동료들은 4층과 5층에 모여 있지만 창 밖, 그 풍경에 멈칫 마음을 빼았겼고 15년째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창가에 서면 어설프게 높이 오르려던 젊은 날의 모래탑 세월에 굳은 중년의 석상 그리고 먼 훗날의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