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 792

또 다른 봄

또 다른 봄 계절에 실려 흘러가면서 지난 겨울을 이야기한다 바람은 아직도 차가운데 또 다른 봄은 오고 있다 가슴에 소설 한 권씩은 품고 살아가는 우리들 책장마다 눈물꽃이 되어 책갈피로 끼워진 사연들 그 사연들을 그러모아 한 폭 수채화로 그릴까 그 사연들을 풀어 헤쳐 한 필 비단으로 엮을까 계절에 실려 흘러가면서 봄꽃을 피울 채비를 한다 땅은 아직도 얼어있는데 또 다른 봄은 오고 있다

동막 생각 (은혜의 땅 아름다운 금성면, 2018년)

동막 생각 우리 어렸을 때 동막만 알았지 산 너머에는 전기가 들어와도 십리길 밖에는 기차가 다녀도 우리 자라면서 세상을 알았지 웃음 너머에는 울음이 있는 것도 걷는 길에는 돌부리가 있는 것도 우리 살아가며 삶에 치여갔지 한숨 너머에는 또 한숨이 있고 힘든 하루 뒤에 또 하루가 있고 우리 이제는 동막을 그리워하지 정든 교정에는 부대가 주둔해도 마을 어귀는 철책으로 가로막혀도

눈 내리던 어느 날

눈 내리던 어느 날 하늘과 땅이 하얀 빛이던 날 자동차도 시간도 더디게 가던 날 마른 안개꽃 위를 눈꽃이 덮던 날 카페에서 하얀 눈을 바라만 보던 날 눈 내리던 어느 날 돌아가고픈 곳도 떠나고픈 곳도 생각나지 않던 날 텅 빈 마음 초점 잃은 눈동자 그렇게 머무르던 날 머물러서 좋았고 바라보아서 좋았던 날 눈 내리던 어느 날

낙엽은 눈물처럼

낙엽은 눈물처럼 살아 온 사연들이 시린 가슴을 메이고 정수리까지 차 올라 맑은 눈에서 뚝뚝 떨어진다 깊은 곳으로부터 수맥을 타고 올라 잎이 되던 날 살아온 상처들은 문신이 되어 비바람을 맞은 잎들에 서리가 앉아 이제는 높고 험한 곳에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날 눈물로 찾은 산골에는 슬픈 사연들이 낙엽이 되어 아래로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나의 카메라는 사막의 별을 담을 수가 없었다

나의 카메라는 사막의 별을 담을 수가 없었다 사막의 별은 슬픔 속에 뜬다 극도의 소멸이 있는 곳 몇몇 존재하는 생명만이 그 거동과 호흡을 극소화하며 가냘픈 생명을 잇는 곳 사막의 별은 희망으로 뜬다 궁핍한 생명들의 희망 그 위로의 빛은 가냘파 도시의 빛에 익숙한 카메라로는 담을 수가 없는 곳 도시의 절망마저 사막에서는 희망이다

글의 너

2020년 상반기, BK의 글 이야기~ 울 학교 공대신문(계간지) 다솔문학 동인지~ 에 참여하였습니다 한국광학회지(계간지), 초대시 코너에 연재됩니다. 내 고향 제천, 환경지, 푸른 제천~ 초대시 코너에ᆢ 그리고 광고입니다. 5호 시집 출간 (지난해, 늦가을) 구입은 아래 도메인에서~ http://m.blog.daum.net/jbkist/3814?category=855155 글의 너/BK 난, 바람을 본 적이 없어 그런데 나를 끊임없이 흔들고 있어 난, 시간에 기댄 적이 없어 그런데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어 넌, 바람과 시간 너로 인해 흔들리고, 너를 따르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