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 719

어떻게 살아야 할까? - 과학은 답을 줄 수 있을까?

요즘처럼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하며 살았던 적이 별로 없다. 마스크를 쓰라 하면 마스크를 쓰고 사람 많은 데 가지 말라 하니 웬만하면 안 가려고 한다. 팬데믹이라는 위기상황이니만큼 나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라도 마땅히 그리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정부의 부탁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입이 쉬질 않는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으니 투자를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에 대해서는 어떤가? 누가 어디에 아파트를 샀는데 얼마가 올랐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심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이것이나 저것이나 정부의 권고는 모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그 권고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몹시 모순적이다. 하나는 목숨이 오락가락 할 수 있는 일이니 시키는 대로 따라야 옳고, 다..

원자, 원자들

19세기는 과학의 역사에서 풍요와 완성의 시대였다. 아마 서구 열강에게는 모든 면에서 그랬을 듯싶다. 영국은 눈부신 빅토리아 시대를 맞아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만들었고 대륙의 프랑스는 ‘벨 에포크’의 시대를 열었다. 서구의 풍요가 식민지 개척으로 가능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슬픈 역사로 다가온다. 우리의 19세기는 1800년 정조대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시작해서 세도정치와 이양선과 두 번의 양요와 쇄국정책, 그리고 결국엔 망국으로 이어졌다. 이런 트라우마 때문인지 우리에겐 과학기술-산업혁명-부국강병 이렇게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한국에서 유독 ‘4차 산업혁명’에 민감한 이유도 나는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나왔던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라는 ..

수학자들의 묘비

역사적 위인이나 저명한 인물들의 묘비에는 간략한 소개나 업적, 좌우명 등이 쓰여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학자나 과학자들 역시 생전의 업적과 관련된 것이 묘비에 새겨진 이들이 있는데, 도형이나 수식 등의 형태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묘비를 주목할만한 최초의 수학자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 부르는 부력의 법칙 등 숱한 업적을 남긴 그는 또한 사상 최초로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의 원주율 값을 계산해 낸 수학자이기도 하다. π = 3.14…라는 근삿값은 오늘날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 값을 바탕으로, 얇은 원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원기둥 및 구의 부피를 구하였다. 이것은 오늘날의 적분 개념, 특히 구분구적법과 같은 원리..

코로나, 우리 스스로가 이긴다... 항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미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있다. 기도(氣道) 윗부분에 바이러스가 감염된 경우로 고열과 기침 증세로 인한 두통(headache), 결막염(conjunctivitis) 같은 가벼운 증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재택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을 말한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그동안 스트라스부르 대학병원과 협력해 미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서 항체가 형성되고 있는지 항체 검사를 실시해왔다. 그리고 거의 모든 환자들에게서 항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성된 항체들 4주간 맹렬한 활동 지속 파스퇴르연구소의 이번 연구 결과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해 인체 내에서 끊임없이 항체가 생성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미미한 증상이나 ..

LCD에서 OLED로, 부품, 장비 회사들의 변신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제조업체들은 LCD 라인을 축소하고 OLED 라인 확장에 나섰다. 국내 디스플레이 사업의 주축은 LCD에서 OLED로 바뀌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변화는 공급 체인망의 일대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 브라운관이나 PDP패널이 LCD패널로 변화되면서 부품 소재 생태계가 일대 변화를 겪었듯이 또 한차례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부품 소재 사업별로 변화를 체감하는 강도는 다르다. 필름 등 OLED 패널에도 계속 쓰이는 사업분야는 일부 변화를 통해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장비회사들 일부도 기존 공급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OLED 패널에 사용하지 않는 LCD 백라이트유닛(BLU) 관련 업체처럼 본업을 포기해야 하는 ..

해바라기의 비밀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노란색을 유달리 좋아했다. 노란 햇살이 가득한 아를로 이사를 간 그는 노란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노란 집에 노란색 해바라기를 화실 가득 두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꽃인 해바라기를 연작으로 여러 작품 그려내기도 했다. 해바라기에는 미학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황금비가 곳곳에 숨어 있다. 황금비는 기하학의 창시자 유클리드가 기원전 300년경에 정의한 것으로서 약 1.618의 근삿값을 지닌다. 해바라기 꽃에 촘촘히 박힌 씨앗들은 시계반향과 반시계방향의 나선이 있는데, 이 배열은 매우 엄격해서 한쪽 방향으로는 233개, 다른 방향으로는 144개의 씨앗이 있다. 그런데 이 두 수의 비가 바로 황금비다. 더구나 황금비를 각도로 변환했을 때의 각인 약 137.5도 역시 해바라기..

블루라이트, 과연 망막을 공격할까?

2018년 미국 톨레도대 연구팀은 청색광(블루라이트)이 망막세포를 변성시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당시 미국안과학회(AAO)는 해당 실험이 사람이 아닌 쥐의 망막세포로 진행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연구 결과를 조목조목 비판했지만, 언론을 통해 양측의 입장이 보도되면서 청색광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후 청색광을 차단한다는 제품이 대거 등장했고, 국내외에서 그 효과를 체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3월 28일 과학동아 사이언스 보드 팩트체크 코너에는 이런 제목으로 팩트체크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청색광이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안경점에 갔다가 청색광 차단 제품을 사용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청색광과 눈..

아메리카 이야기

1298년에 마르코 폴로(Marco Polo, 1254~1324) 일행이 2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열렬한 금의환향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펼쳐 놓은 이야기보따리에 사람들은 놀랐다. 그들은 아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중국에 가 원나라 쿠빌라이 칸의 신하로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중국이 이탈리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제국으로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누리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같으면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다른 행성에서 살다가 돌아왔다는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었다. 믿을 수 없는 헛소리로 치부될 일이었다. 하지만 폴로 일행이 가져온 진귀한 동양의 금은보화를 본 이상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후 사람들은 금은보화 가득하고 귀한 향료가 넘치는 인도와 향료제도로 가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곳으로 ..

과학의 대중화... 과학자들

코로나19의 창궐로 국내외가 어수선하던 지난 2월 28일 물리학계의 세계적인 거장이었던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 1923-2020)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6세의 나이로 타계한 그는 영국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로서 여러 과학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지만, 다채로운 이력과 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즉 다이슨은 과학기술의 발전 및 미래 사회에 대한 통찰 등을 주제로 한 수많은 과학도서를 저술하고, 강연 활동 등을 통하여 과학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1923년 영국 버크셔에서 출생한 그는 윈체스터 칼리지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였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 공군에서 분석 업무를 수행하였다. 전쟁 후인 1947년 미국 코넬 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물리학을 연구하였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