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 719

키네틱 아트, 아서 갠슨

안무(按舞, choreography는 그리스어의 choros(춤)와 grapho(쓴다)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춤이나 무용 작품을 구상하고 창작하는 활동을 말한다. 안무는 문학 작품이나 음악을 시각화하여 움직임과 동작으로 설계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안무가는 뮤지컬, 오페라, 발레, 무용, 영화, 패션쇼,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피겨 스케이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미국의 현대 키네틱 아티스트 아서 갠슨(Arthur Ganson)은 뉴햄프셔 대학교(University of New Hampshire)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1977년 무렵부터 키네틱 조각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로서, 단순한 기계운동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특한 예술적 시선으로 ‘기계공학과 안무의 교차점’을 탐구하고 있는 작가이다. 아..

케모테라피, 파울 에를리히

‘항암치료’ 즉,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크게 암(癌腫)을 직접 도려내는 외과 수술법(surgery), 방사선을 쪼여 태워 죽이는 방사선요법(radiotherapy), 그리고 약물을 주사하여 독살하는 화학요법(chemotherapy)으로 나눈다. 하지만 흔히 ‘항암치료’라면 이 셋 중 화학요법을 말한다. ‘케모테라피’로도 불리는 화학요법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뜻밖에도 염색광(染色狂)이었던 독일 의사 파울 에를리히(Paul Erlich, 1854~1915)과 관련이 있다. 에를리히는 서너 군데의 의과대학을 옮겨 다닌 비범한(?) 의대생이었다. 그는 보통의 의대생들과는 달리 해부학 용어를 외우거나 환자를 보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인체의 조직을 얇게 잘라 형형색색의 물을 들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며칠 전에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한 통신회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츠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L사는 AI로 두 명의 미취학 아이를 구현했는데, 아이에게 서로 다른 콘텐츠를 제공했다. 한 명의 AI에는 아이용 콘텐츠를 제공했고, 다른 한 명에는 무분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AI 아이가 보이는 행동이 달라졌다. 전자에서는 올바른 언어를 사용했다면, 후자에서는 어른이 사용하는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독특한 점은 AI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해당 내용이 올바른 시청 습관에게만 적용될 수 있을까? AI 학습의 중요성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L사는 AI 아이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모습만 어..

퀀텀 닷, 양자점 이야기

퀀텀닷은 수㎚(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아주 작은 반도체 입자를 뜻하는 용어다. 1982년 러시아 과학자들이 처음 발견한 뒤 1993년 마크 캐스트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처음 합성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친환경 퀀텀닷 소자를 활용한 첫 번째 상품인 퀀텀닷 TV를 2014년 출시했다. 최초 발견 시점이 40년에 가까워지지만 여전히 차세대 소자로 꼽힌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기술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퀀텀닷이 가져올 미래 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 자발광 퀀텀닷 퀀텀닷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TV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색을 구현하는 성능이 현존하는 다른 소재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현..

19세기의 화학, 그리고 주기율표

19세기의 시작과 함께 기억할만한 사건은 전지의 발명이다. 이탈리아 파비아대의 알렉산드로 볼타(1745~1827)는 전기를 연구하던 도중 전지를 발명했다. 전기, 특히 마찰전기의 존재와 성질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볼타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해부학 교수 루이지 갈바니(1737~1798)는 개구리를 해부하던 중 우연히 죽은 개구리 다리근육에 수술용 메스가 닿자 개구리 다리가 꿈틀거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개구리 다리를 이용한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금속막대를 연결해 그 양 끝을 개구리 다리에 연결했을 때에도 근육이 움직였다. 일련의 실험을 통해 갈바니는 개구리의 근육 또는 골반 등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흘러 다리근육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

마이컬슨과 몰리의 간섭계 실험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하는 역사적인 순간들을 살펴보면, 대개 여러 가지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물리학의 경우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뜨릴만한 대단히 혁신적인 이론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고 명확하게 증명할만한 실험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한 관건이다. 뢴트겐(Wilhelm Konrad Röntgen)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X선 검출 실험, 원자핵의 존재를 입증한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의 금속박에 의한 α(알파)선 산란 실험 등은 물리학 및 과학의 역사를 바꾼 중요한 실험으로 꼽힌다. 그런데 과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에 두 번씩이나 결정적인 기여를 한 중요한 실험 장치가 하나 있는데, 다름 아닌 광간섭계(光干涉計), 그중에서도 특히 마이컬슨 간섭계(Michels..

뇌파와 마음 읽기

요즘 뇌 과학이 발전하면서 뇌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뇌파는 뇌 질환을 찾아내기 위한 의학이나 인간의 마음을 읽는 심리학, 그리고 언어 능력 연구 등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전동 휠체어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등의 최첨단 기술 연구에도 이용되고 있다. 뇌파란 무엇인가? 뇌파를 알려면 먼저 인간의 뇌가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인간의 뇌는 뉴런이라 부르는 약 1000억 개의 뇌세포로 구성된다. 각각의 뇌세포는 수상 돌기와 축삭 돌기들이 밖으로 뻗어 나와 있고, 이들에 의해 수많은 뇌세포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런 뇌세포 간의 연결을 시냅스라고 하는데, 우리 뇌에는 100조 개의 시냅스 연결이 있다. 우리의 눈이나 귀, 촉각 등 감각 기관..

바이러스의 공포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마을 영화관. 한 남자가 콜록거리자 남자의 비말은 순식간에 영화관 내부에 퍼졌다. 이 남자는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바이러스는 침으로 전파된다. 증세는 감기와 비슷하게 찾아왔다. 기침과 함께 열이 올랐고 호흡이 곤란해졌다. 식은땀, 꽈리처럼 차오르는 붉은 종기들이 온몸에 나타났다.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확산됐고 사람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갔다. 시체를 담은 가방(Body bag)이 사방에 쌓이기 시작했고 시신 가방은 그대로 소각장에 던져졌다. 원인 모를 괴질, 치명률 100%의 미지의 바이러스 치료제도 백신도 없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Mr. 모타바’. 1995년 개봉한 영화 ‘아웃브레이크’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치명률 100%의 괴질..

보편적 인간성, common humanity

안타깝게도 알 수 없는 발열과 발진 등으로 몇달 째 고생중인 친구가 있다. 다양한 테스트를 해봤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한다. 병원에 가기 어려운 시기인만큼 치료도 수월하게 받지 못해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오랜만에 길게 통화를 했는데 측은한 마음이 들어 몸도 그렇지만 마음도 많이 힘들지 않냐고, 참 고생이 많다고 위로를 전했다. 친구는 고맙다고 하면서도 사실 생각보다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일을 겪는 것도 힘든데, 매일 같이 병원을 오가고 정기적으로 다양한 검사를 해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또 의료진들이 얼마나 힘들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고 했다. 본인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더한 고통을 견뎌내며 살고 있다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