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수도 투니스에서, 나는
구시가지 골목길에 푹 빠졌다.
시간의 흐름이 물길이 되어 지나간 곳
여전히 그들의 후예들이
한켠이지만, 그들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곳
어깨가 닿을 듯한 좁은 골목들
오랜 생활의 자취가 곁들여진
그들만의 노하우들
바람도, 햇살도, 그리고 풍기는 향도
더욱 정감있게 다가오던 곳
귀퉁이의 카페에서
해가 다가도록 머물렀다
김유식 화가
걷는 길에 얻은 오랜 창의 사진을
정감있게도 담아내었다
여행 스케치
언젠가, 그 날
모르는 곳, 모르는 카페에 있었다
모두를 두고 멀리 떠나서
두고 온 모든 것들을
먼 풍경으로 보고 있었다
기억으로 두고 있었다
언어도 얼굴도 낯선
이방인들만의 그 카페
생각할 이도
말을 거는 이도
연연해 할 일도 없는
통신마저도 두절된 곳에서 나는
두고 온 모든 것들을
온전히 잊으려 하였고
잊어버렸다. 그 시공에서는
내가 할 일은
담배를 무는 것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
하늘을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바람과 햇살이
허허로이 지나는
정지된 시간의 창가에서
오래도록 긴 글을 썼다
먼 이야기
가슴에 켜켜이 쌓여온 이야기
잊혀진 이야기들에 관하여
잊혀질 이야기들에 관하여
.
.
.
.
.
시간은 움직이고
멀어졌던 풍경으로 돌아온 지금
그 기억을 더듬으면
그것은 실로
완벽한 도피였다
또 다른 시간이었다
각인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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