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지중해를 건넜다
튀니지에 온 이유는 두가지였다.
앙드레 지드의 시디 부 사이드와 고대 도시 카르타고
그런데 투니스에 도착한 첫날
그 반나절의 여유에, 나는
구시가지 메디나에 흠뻑 빠져버렸다.
사람 내음 풀풀 나는 골목들
거미줄같은 미로를 헤집느라
시디 부 사이드도 카르타고도
뒤로 미루고야 말았다.
김유식 화가, 그는
나의 글을 그림에 녹여 넣는 법을 알고 있는 듯 하다
나의 시선, 그 곳을 향하는 마음을
정확히 캐치한다
투니스의 메디나
부르기바 대로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의 중심
프랑스 상제리제 거리를 모방한 길
이 길의 끝, 프랑스문 뒤에는
프랑스 뒤의 중세 아랍이 공존한다
중세 유럽을 뒤로 하고 아랍으로의 길
전통시장인 수크를 따라 오르면
중세 아랍의 구시가지 메디나,
그 뒷골목들을 만난다
튀니스를 찾는 사람들은
프랑스식 건물과 문화, 그리고
2,500년전의 도시 카르타고,
튀니지안 블루의 마을 시디 부 사이드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나는 가장 먼저 들른 곳
삶의 설움과 애환이 끈적끈적한 곳
메디나의 뒷골목을 잊을 수가 없다
천년 남짓한 폐허의 도시
가는 물길처럼 이어지는 좁은 골목들
외진 그늘들의 연속
방치된 쓰레기 더미 위로
고양이들은 무리를 지어 지나고
빛 바랜 칸두라와 차도르를 두른
오래된 그들, 튀니지안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생계를 잇고 있었다
어두운 식당, 물담배 연기 오르는 카페
폐허의 벽들 사이로
선뜻선뜻 비치는 슬픈 장식들
그들의 애환, 그들만의 이야기들
계절이 저무는 마을에 해도 저물고
저물어 가는 세월인가
내 또래인 듯, 굽은 어깨의 사내는
멀리서 작은 보따리 하나로
가족을, 집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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