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519

그런 사람

그런 사람 계절에 한 번쯤, 혹은 해가 바뀌어 만나더라도 어제 본 듯, 곁에 있는 듯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세월에 어울리도록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 일희일비도, 서두름도 없는 늘 그렇고 그런 사람 함께 하였던 좋은 기억들 몇 개쯤은 나누어 지닌 사람 베스트 셀러보다는 스테디 셀러가 편하고 설탕도 크림도 없는 묽은 커피가 깊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나를 향하여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 시월의 어느 날 느린 음악, 흐린 불빛 아래 그런 사람입니다

골프 인생사

골프 인생사 그거 알아? 골프가 인생과 통하는 점 뒤땅도 치고 쌩크도 나고 별 짓을 다하더라도 공은 앞으로 가지 설령 OB가 나더라도 돌아서지는 않아 사는 게 그런 것 같아 고꾸라지고 주저앉아도 다시 일어서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걸어가니 시간이 뒤로 가지는 않잖아 결국, 언젠가 공이 홀 컵에 떨어지듯 삶도 무덤 안으로 들어가지 그 순간에는 '얼마나 멀리 왔을까?'보다는 '어떻게 왔을까?'를 생각하겠지 라운딩이 끝나면 스코어보다는 샷의 상쾌함이 남듯 성공보다는 순간의 즐거움이 남는 거야 이제, 샷을 해볼까?

계절 이별

계절 이별 너를 보낼 준비를 한다 네가 가면 낙엽은 지고 찬바람은 불어 오겠지 쓸쓸히 차가운 저녁을 보내겠지 불타는 정열이었다 햇살은 눈부셨고 너의 품 안에서 열기에 땀방울에 맘껏 젖었다 너로 인해 해바라기는 더욱 뜨겁게 피었고 매미는 피를 토하며 울었다 너는 너무도 강하여 모든 것들은 너와 하나가 되든지 너를 영영 떠나든지 선택할 뿐이었다 이제는 너를 보낼 준비를 한다 굳바이~ 너, 여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