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풍경 글의 풍경 가끔은 풍경화같은 글을 쓰고 싶다 시간의 풍경 공간의 풍경 그 날의 웃음, 쓸쓸함을 그 곳의 정겨움, 바람 소리를 자음과 모음으로 그리고 싶다 그 풍경 속에 나를 들어 앉히고 싶다 그 날 그 곳으로 돌아가 나인 듯 타인인 듯 머물고 싶다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9
그런 사람 그런 사람 계절에 한 번쯤, 혹은 해가 바뀌어 만나더라도 어제 본 듯, 곁에 있는 듯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세월에 어울리도록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 일희일비도, 서두름도 없는 늘 그렇고 그런 사람 함께 하였던 좋은 기억들 몇 개쯤은 나누어 지닌 사람 베스트 셀러보다는 스테디 셀러가 편하고 설탕도 크림도 없는 묽은 커피가 깊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나를 향하여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 시월의 어느 날 느린 음악, 흐린 불빛 아래 그런 사람입니다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
그래 그래 작은 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해왔던 네가 오래도록 하여온 큰 일을 그만두겠다고 덤덤히 말을 할 때 나는 그저 '그래' 그간 참 수고하였다고 커피 한 잔 권할 뿐이었다 그 덤덤함 속에 놓인 생각의 깊이 미루어 짐작하기에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
교동 가는 길 교동 가는 길 제천고, 향교를 지나 교동으로 가는 길 나고 자란 교동으로 가는 길 아버지의 손을 잡고 먼 길을 떠났던 교동으로 가는 길 아흔을 보시는 아버지와 예순을 보는 아들이 오십년전 시간을 찾아 교동으로 가는 길 아버지의 손을 잡고 먼 길에서 돌아와 교동으로 가는 길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
골프 인생사 골프 인생사 그거 알아? 골프가 인생과 통하는 점 뒤땅도 치고 쌩크도 나고 별 짓을 다하더라도 공은 앞으로 가지 설령 OB가 나더라도 돌아서지는 않아 사는 게 그런 것 같아 고꾸라지고 주저앉아도 다시 일어서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걸어가니 시간이 뒤로 가지는 않잖아 결국, 언젠가 공이 홀 컵에 떨어지듯 삶도 무덤 안으로 들어가지 그 순간에는 '얼마나 멀리 왔을까?'보다는 '어떻게 왔을까?'를 생각하겠지 라운딩이 끝나면 스코어보다는 샷의 상쾌함이 남듯 성공보다는 순간의 즐거움이 남는 거야 이제, 샷을 해볼까?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
골목길 (플라스틱 사이언스) 골목길 꽃길에서는 향기가 오듯 골목길에서는 정감이 오네 한바탕 웃음과 허허로운 푸념 끈끈한 땀과 맘 깊은 눈물까지 오랜 세월 섞이고 버무려진 비릿하고도 정겨운 길 하루 넘기는 게 다 그런 거지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산길에서는 바람 소리가 오듯 골목길에서는 옛 이야기가 오네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
계절 이별 계절 이별 너를 보낼 준비를 한다 네가 가면 낙엽은 지고 찬바람은 불어 오겠지 쓸쓸히 차가운 저녁을 보내겠지 불타는 정열이었다 햇살은 눈부셨고 너의 품 안에서 열기에 땀방울에 맘껏 젖었다 너로 인해 해바라기는 더욱 뜨겁게 피었고 매미는 피를 토하며 울었다 너는 너무도 강하여 모든 것들은 너와 하나가 되든지 너를 영영 떠나든지 선택할 뿐이었다 이제는 너를 보낼 준비를 한다 굳바이~ 너, 여름이여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
계절 도둑 계절 도둑 봄의 꽃향기 제 때 느끼지 않으면 여름이 다 가져가고 여름의 그늘 제 때 쉬지 않으면 가을이 다 가져가고 가을의 오솔길 제 때 걷지 않으면 겨울이 다 가져가고 겨울의 흰 눈 제 때 즐기지 않으면 봄이 다 가져가고 우정의 글/우정 시선 2021.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