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사람과 예술 189

로드, 코맥 매카시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소설 ‘로드(문학동네 펴냄)’는 폐허로 변해버린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길을 떠난 한 남자와 소년의 이야기다. ‘로드(The Road)’는 소설의 제목 그대로 모든 일이 ‘길(road)’ 위에서 시작해서 ‘길(road)’에서 끝이 난다. 이들은 남쪽으로 이동한다. 남쪽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들이 남쪽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이들은 과연 무사히 남쪽에 갈 수 있을까. 소설 ‘로드’는 인간의 잔인함과 사랑을 동시에 보여준다. 생존을 위해 살육을 하는 인간과 선의를 가지고 서로 보듬어 안아주는 인간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우리가 가야할 ‘길’을 묻는다. 불을 운반하는 자, 남쪽으로 이동하다 남자가 깜깜한 숲..

과학으로 그림을 그린, '신인상주의'

신인상주의(新印象主義, Neo-impressionism)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미술 운동으로, 신고전주의(Neo-Classicism)의 아카데미적인 화풍과 형식을 거부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미술의 가능성을 모색했던 인상주의(Impressionism)를 계승하면서, 여기에 색채학의 과학적 원리를 적용한 근대미술의 한 양식이다. 1874년 조롱과 혹평으로 시작된 인상주의 미술의 첫 번째 전시회 제목은 ‘무명화가 및 조각가, 판화가 연합(Societe Anonyme des Artistes, Peintres, Sculpteurs, Graveurs)’이었다. 인상주의 미술 전시회는 1886년까지 총 8회 개최되었는데, 신인상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마지막 전시회에는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

키네틱 아트, 아서 갠슨

안무(按舞, choreography는 그리스어의 choros(춤)와 grapho(쓴다)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춤이나 무용 작품을 구상하고 창작하는 활동을 말한다. 안무는 문학 작품이나 음악을 시각화하여 움직임과 동작으로 설계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안무가는 뮤지컬, 오페라, 발레, 무용, 영화, 패션쇼,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피겨 스케이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미국의 현대 키네틱 아티스트 아서 갠슨(Arthur Ganson)은 뉴햄프셔 대학교(University of New Hampshire)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1977년 무렵부터 키네틱 조각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로서, 단순한 기계운동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특한 예술적 시선으로 ‘기계공학과 안무의 교차점’을 탐구하고 있는 작가이다. 아..

볼리스 심슨~ 윌리긱 아트

이탈리아 브레시아(Brescia)의 산타 줄리아 박물관(Museo di Santa Giulia)에는 약 1200년 전에 제작된 독특한 모양의 풍향계 ‘람베르토의 수탉(Gallo di Ramperto)’이 실물로 전시되어 있다. 820년 무렵 제작 당시 성도 파우스티노와 지오비타 교회(Chiesa dei Santi Faustino e Giovita)의 종탑 꼭대기에 설치되었던 이 풍향계는 가톨릭 주교 람베르토(Ramperto, 815~844)가 총괄하여 제작되었다. 풍향계의 원리를 사용한 바람개비 오토마타, 윌리긱(Whirligig)은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져온 민속예술이다. 바람 동력에 의해 회전하는 프로펠러의 운동력으로 인형이나 조형물을 움직이게 하는 윌리긱은 수메르(Sumer) 고대 문명 시기인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