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그날, 거기에는

눈의 거리

BK(우정) 2020. 9. 1. 20:11

바트 이슐, Bad Ischl

 

관광, 그리고 온천 도시로 유명하지만

역사적으로는, 1914,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이 곳에서 세르비아 왕국에게 선전포고를 하면서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토록 예쁜 산속의 마을에서~

 

요한 스트라우스의 별장이 있고,

브람스도 종종 이용했단다

밝고 경쾌한 요한 스트라우스와

엄숙과 품위의 상징, 브람스는 서로 마주보며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었을까~ 어떤 표정으로~

 

온종일, 펑펑 눈이 내렸고

눈속을 하염없이?~ 걸었고

오후 늦게, 눈이 그치고 파란 하늘이 언뜻 보일 때

떠났다

 

눈의 거리/BK

 

눈이 내려서, 걸었을 뿐입니다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방향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함박눈이 펑펑 내려서

걸었을 뿐입니다

보이던 곳이 보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던 곳이, 행여 보일까

혹여 만날 수 있을까

그리움이 눈으로 쌓인 거리를

감각과 기억만으로

걸었을 뿐입니다

 

눈이 그쳐서, 떠날 뿐입니다

구름 사이로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

여전히, 희망이 있어

먼길을 나서고

이렇게, 떠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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