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997년 7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벼룩시장
그림을 파는 화가를 만났다
가격을 물으니 20불이라 하였다
당시 러시아 금융위기로
1불의 가치가 400루블이었다
나는 그림 속 풍경이 어디냐 물었고
그는 자기 집 인근이라 답하였다
그림 값으로 50불을 줄 터이니
다음 날 그 곳에 안내하라 하였고
그는 선불로 10불을 요구하였다
다음 날 그가 안내한 그의 집은
그림 속 풍경 안에 있었고
테이블에는 보드카와 바톤이 있었다
선불 10불로 성의껏 마련한
우리가 나눈 보드카처럼 끈끈한 우정
그는 20불 이상을 받으려 하지 않았고
나는 테이블 아래 100불을 몰래 두었다
그의 이름은 베네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