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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역

'아우라지 뱃사공아 날 좀 건네 주게 싸릿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님 그리워서 난 못살겠네' 정선 아리랑의 가사가 흐르는 아우라지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 조양강이 되는 곳 한강을 향해 머나 먼 길을 나서는 곳 검은 광부가 삶의 뿌리를 캐던 역 나의 고향 제천으로 가는 낡은 기차가 백두대간을 넘어 힘겹게 돌아서는 역 그림자는 길어만 가는데 나는 떠날 줄을 모르고 금빛 열차는 햇살에 반짝이는데 햇빛도 잠시, 밤은 왔다 아우라지역 물길은 만났어도 인연은 만나지 못한 곳 아우라지 나루터에 기차가 멈춘다 그림자는 길어져 가고 갈 길은 먼데 떠날 줄 모르는 기차 금빛으로 반짝이는데 언제 떠날지 언제까지 머무를지 서산을 넘는 해 날은 어두워지는데 나그네가 되어 거닐어 보는 풍경..

이야기를 나누며

면담을 신청한 아이가 칼랑코에를 들고 와서 수줍은 듯 테이블에 놓는다 화초를 선물할 생각을 하였을까 꽃이 아닌 화분을, 그것도 가을에 일단 호기심이 간다 이야기를 나누며 젊은 날의 꿈 꿈으로 가는 길을 스케치한다 희망이 한껏 커졌을까 피기 시작하는 칼랑코에를 더 큰 화분으로 옮긴다 ◇ ◇ ◇ ◇ ◇ ◇ ◇ ◇ 이야기를 나누며 10월의 가을빛이 창을 흐르는 오후 꽃을 들고 온 아이와 오피스에서 마주한다 어떤 꽃을 피울까 어떤 열매를 맺을까 함께 생각하여 보는 시간 꿈을 키우라고 의지가 중요하다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 꿈이 커졌을까 길이 보였을까 아이의 꿈인 듯 꽃을 넓은 화분으로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