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그날, 거기에는 364

사이

2020년 5월 땅끝까지라도ᆢ뵈러 가는 날 이쌤 ᆢ나오시는 중 다시 댁으로ᆢ함께 들어가서ᆢ그림들 진품~ 들이 펼쳐진다 고우신 마음들ᆢ그림들ᆢ 테니스ᆢ상과 상패들ᆢ선수급이시다 아마추어 대회~ 전국 3위~ 88 올림픽ᆢ성화 봉송 기념~ 휘장 파티 우리가 사는 현실의 인연 술 한잔에 맺어지고 말 한마디에 끊어진다 긴 편지를 쓰고 담장 아래를 서성이고 오래도록 그리워하여서 맺어지는 인연도 아니고 눈물로 옷깃을 적시고 헛되나마 기약을 하고 사무치는 아픔으로 끊어지는 인연도 아니다 자본주의와 통신의 발달 그 잔재의 찌꺼기들이 쌓여 인연의 깊이가 한층 얕아진 현실 오늘 맺어진 인연은 내 우둔함으로 끊어진 인연 소원했던 인연들과 함께 동아줄로 꽁꽁 엮고 싶다 지난ᆢ1월 23일 쌤 전시회에서 그림들을 만났고 고운 그림들..

우화의 강 / 마종기

우화의 강/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고흐의 별

밀밭, 옥수수밭길을 따라 그의 묘지로 간다 스케치를 하고 있는 두 여인의 뒷모습을 보고 그와 동생 테오의 묘석임을 추측하였다 둘이 함께 있다 테오의 아내 요한나의 뜻으로~ 아이비 넝쿨이 둘의 묘지를 하나로 엮고 있다 살아서, 죽어서도 이토록 절절한 형제애가 또 있을까 그들의 우정 위에~ 장미 몇송이를 놓는다 떠나간 이들과 남은 이들 떠나갈 이들과 뒤를 이어서 올 이들을 생각한다 실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묘지를 나서서 마을로 내려오는 길 '오베르의 교회'를 만난다. '러빙 빈세트'에도 등장한 곳 교회 앞의 두 갈래길 크로키인 듯 묘사된 여인 여인이 가고 있는 길은 마을을 향한 길 내가 내려온 길, 오른쪽 길은 묘지를 향한 길이다 생과 사, 고흐의 갈등이 보이지 않는 듯, 드러난다 떠나기를 꺼려하..

배움을 위하여

2022년 2월 15일~ 출근길 우정갤러리 서촌점~ 10호 10점 상설전 오픈 이상 9점 빈 자리 하나~ 그리고, 우정 갤러리용 그림들~ 철수 상설전 위주로 가끔 초대전~ 이제 이렇게 쭉 가면 된다 디카페인 페루~ 갤러리 수업~ 졸업을 위하여! ㆍ 수고한 나를 위한~ 홀로의 멸치 국수 배움을 위하여 빈 벽에 레일을 치고 화가를 만나고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를 하고 그림을 보고 판매를 하고 배송을 하였다 시도와 경험만한 선생은 없다 일단 졸업 또 다른 선생을 찾아나선다

숨바꼭질

고 흐 를 찾 아 서 여태껏, 고흐의 별들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리고,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 ~ 만큼이나 별을 쓸쓸히도 예쁘게 그린 그림을 만난 적이 없다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듯이, 우리는 별에 다다르기 위해 죽는다 창백하리만치 옅은 하얀 빛은 그저 그런 밤 풍경을 제거해 버리는 유일한 방법이지 그렇게 그는 소년 시절로 왔다 그 후로 그를 부지런히도 찾아 다녔으며, 유럽행 비행기는 종종~ 그가 가장 많이 있는 곳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였다 그리고, 영화 '러빙 빈센트'~ 오베르 쉬르 우아즈행을 강요하였다 파리에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 로 가는 길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작은 역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

마법의 길

앙드레 지드를 찾아서 시디 부 사이드 튀니지안 블루의 마을 그가 머문 곳 그가 '좁은 문'을 탈고하던 카페~ 그의 흔적을 차질없이 쫓는다 시디 부 사이드의 '좁은 문' 앙드레 말로가 칭한 '하늘과 땅과 바다가 하나가 되는 곳' 하늘과 바다와 도어들, '3 블루의 마을' 끝없이 파란 하늘과 바다 길게 펼쳐지는 하얀 벽에 건포도처럼 박혀 있는 마린 블루 그 곳, 시디 부 사이드에서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을 써내려 갔다 끝없이 허무한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이 아닌 사랑 이별이 아닌 이별 알리사가 향한 '좁은 문'은 과연 신의 천국으로 향하는가 제롬이 갈망한 현실로의 회귀는 인간의 소소한 욕구인가 오늘은 내일을 위하여 끊임없이 희생되어 가는데 과연 내일은 올까 내세의 불확실한 이상과 현세의 소소한 행복 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