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그날, 거기에는

마법의 길

BK(우정) 2022. 3. 7. 06:48

 

앙드레 지드를 찾아서

 

 

시디 부 사이드

튀니지안 블루의 마을

그가 머문 곳

그가 '좁은 문'을 탈고하던 카페~

그의 흔적을 차질없이 쫓는다

 

 

  

시디 부 사이드의 '좁은 문'

 

앙드레 말로가 칭한

'하늘과 땅과 바다가 하나가 되는 곳'

하늘과 바다와 도어들, '3 블루의 마을'

끝없이 파란 하늘과 바다

길게 펼쳐지는 하얀 벽에

건포도처럼 박혀 있는 마린 블루

그 곳, 시디 부 사이드에서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을 써내려 갔다

 

끝없이 허무한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이 아닌 사랑

이별이 아닌 이별

알리사가 향한 '좁은 문'은 과연

신의 천국으로 향하는가

제롬이 갈망한 현실로의 회귀는

인간의 소소한 욕구인가

 

오늘은 내일을 위하여

끊임없이 희생되어 가는데

과연 내일은 올까

내세의 불확실한 이상과

현세의 소소한 행복

그 가치를 저울질한다

결국 그들은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였다

 

 

 

시디 부 사이드

오늘과 내일, 현실과 이상이

혼돈스레 어긋나는 배경

하늘과 바다는 짙은 구름으로 덮히고

그 아래로 회환의 비는 내린다

길게 펼쳐지는 하얀 벽에

건포도처럼 박혀 있는 좁은 문들

모두를 뒤로 하고 기차는 떠나고 있다

 

 

 

.

.

 

그리고, 나는 지중해를 건넜다

 

 

앙드레 지드ᆢ

그를 찾아가는 길은 멀었다

노르망디의 외진? 곳ᆢ퀴베르빌ᆢ

 

 

 그 곳을 가기 위해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ᆢ

간이역?ᆢ에서

다시 갈아타고ᆢ도빌ᆢ

도빌에서ᆢ렌트카로

한두시간여ᆢ시골길을 달려서ᆢ

그가 살았던 집,

그가 누워있는 묘지에 올 수 있었다

 

  

고전이 가슴 깊이 닿으면

그 이야기, 일상에 녹아들고

그러다가 작가를 그리워하고

결국은 멀리로 찾아나선다 

 

감동과 흥미있는 책들보다는

내 삶에 직접 영향을 끼친

살아오면서 교훈이나

늘 염두에 두었던 고전들

그들을 향한 문학 기행은 좋다 

 

'좁은 문'의 앙드레 지드

그의 생활, 마들렌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가 누워있는 곳

노르망디, 퀴베르빌에 있다

 

  

그대에게로

 

맺힌 이슬이 슬펐고

피는 장미가 기뻤던 시절

그대가 전한 슬픈 이야기

깊은 종소리, 짙은 울림으로

여태껏 삶에 녹아들었고

그렇게 웃고 그렇게 울며

그대를 얼마만큼 닮아왔을까

궁금함이 그리움이 등을 밀면

선뜻 먼길을 나서봅니다

 

여기쯤, 그 삶이 있었겠지

저 나무 그늘에 앉았었겠지

먼 노을을 바라보았구나

여기 이렇게 잠들어 있구나

 

시선 한조각, 숨결 한모금

이토록 간절히 느껴보는데

그 날의 바람은 오늘도 불고

겨울 나무 잔가지들은

여전히 낮게 떨리고 있습니다

이별은 짧을수록 좋겠지

무심한 척 돌아서는 등 뒤로

겨울 해는 나의 긴그림자를

그대의 묘석에 묶어버립니다

 

 

 

마법의 길

 

그대를 향해 가는 길

그대와 여전히 함께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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